패트리샤 하이스미스와 워털루?

영화 <캐롤>을 보다... 캐롤... 동성애는 열 개의 소재 중에 하나일 뿐인데, 보통 사람들은 그를 주제로 인식하는 것은 아닐까... 캐롤에게서 나는 고독을 보았다. 나를 잊은 삶이라는 부재, 부재로 인한 고독, 통로를 잃은 절망. 조용하고 잔잔하게 흐르는 1952년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인데, 미국의 아이오하주 신시내티에서 34일간 촬영되었다고 위키피디아는 기록한다. 영화의 분위기는 참으로 영국스럽다. 영국스럽다는 표현을 이해하는 이가 있을까? 내겐 그랬다. 그런데, 영국과 미국의 합작영화란다. 미국은 제한적 개봉, 영국은 전면 개봉, 우리나라는 영국과 괘를 같이한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의 포인트는 영화적 삶을 살아간 패트리샤 하이스미스라는 '원작자의 삶'과 관계의 진전이 이루어지는 '워털루 호텔'로, 나는 그렇게 보았다. 클레어 모건이라는 필명으로 레즈비언인 자신의 경험담을 절제있게 풀어낸 소설 <소금의 값>은 타임즈 선정 100대 소설에 들었다고 하니 영화에서 보이는 절제가 소설에도 잘 담겼으리라는 추측을 하게 한다. 소설 속의 주인공은 실제로 외교관의 아내였다고 하는데,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그녀는 영화 속에서 사랑을 이어가는 해피엔딩의 여주인공이 된다. 케이트 블란쳇이 연기한 주인공 캐롤 에어드 부인의 모델이 외교관 부인이라는 설명이다. 루니 마라가 연기한 테레즈 벨리벳이라는 어린 여인이 하이스미스 자신을 이입한 것이라고. 레스비언이었던 하이스미스의 여성편력은 정말 대단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이런 절제된 소설을 쓸 수 있었다는 것이 가히 기념비적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소금의 값>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 <캐롤>은 아름답다. 원작자의 문란한 생활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1950년대 미국의 자유분방한 모습과 영국의 귀족적 절제가 담긴 영화라고 평을 해 본다. 내가 집중했던 다른 하나, 그것은 아직도 의문으로 남은 아이오하의 '워털루 호텔'이다. 관계 진전의 장소에 들어 캐롤은 헛웃음을 친다. 호텔의 이름이 '워털루'라는 데서 오는 기막힌 우연에 대한 헛웃음. 영화에서 그 웃음을 이해하기란 넌센스 수수께끼를 푸는 맛과도 같다. 어이없지만 이해되는 그 정도의 넌센스. 내가 아는 짧은 상식으로 풀어보자면, 영국과 프랑스의 관계 쯤으로 해석될까? 나폴레옹의 프랑스에 대항한 유럽 연합의 지난했던 벨기에의 한 작은 고장인 워털루에서의 승전, 그것도 영국 웰링턴 부대의 하늘이 내린 우연의 승전. 캐롤의 남편 하지가 프랑스라면 캐롤은 영국이요, 그녀의 상대역 테레즈는 체코인이라고 했으니 프로이센의 블뤼허를 상징한다고. 결론을 말하자면 하지의 공세로 승리의 목전에서 하늘은 캐롤을 선택한 1815년 워털루 전투의 양상이라고나 할까. 동성애라는 모티프가 싫었을까? 다른 사람들은 아무 것도 아닌 양 지나친, 워털루 호텔이 상징하는 무엇에 나는 자꾸 끌린다. 오늘 나는, 미국에서 시작해서 대서양을 건너 유럽으로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으로 아시아의 동쪽 끝 일본까지 세계여행을 한 기분이다. 흥미로웠던 하~루, 피곤하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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