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할 권리: 자아

『월든』에서 소로는 전쟁터로 나가는 것보다 ‘야생의 은둔’을 택하는 것이 훨씬 커다란 용기를 필요로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지금 이 삶이 싫어서 전쟁터를 택하는 사람은 용감한 영웅이 아니라 ‘자신을 찾는 일’을 포기한 비겁한 자라고요. “자신을 찾는 데 실패한 패배자와 자신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도망자들이나 전쟁에 가담한다. 비겁한 자들이나 자기 자신에게서 달아나 징집에 응한다. 지금 당장 가장 먼 서쪽 끝을 향해 출발하라,” “계절이 변하고 밤낮이 바뀌고 해가 지고 달도 지고 마침내 지구마저 저물어도 그 길은 우리를 내면의 세계로 인도해 준다.” 행복을 향한 지름길은 없습니다.  ―정여울, 「공부할 권리」에서

오래 전에 읽었던 『월든』을 다시 펼쳐 읽어 보니, 그때는 잘 눈에 띄지 않았던 문장들이 책갈피 위에서 투명한 이슬처럼 반짝입니다. 소로는 망치로 못 하나를 박더라도, 생애 최고의 작품을 만드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시상(詩想)이 떠오르게 할 정도로 훌륭한 작품을 만들자. 그렇게 해야, 오직 그렇게 할 때만 신이 우리를 도우리라. 우리가 박아 넣은 못은 하나하나 이 우주라는 거대한 기계가 작동하는 데 필요한 부품이어야 한다. 그러니 작업을 중단하지 말자.” 이런 각오로 세상과 만난다면, 이런 태도로 내가 사랑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면, 삶을 매순간 또 다른 축복으로 빛나지 않을까요? 소로는 우리가 세상에 대해, 그리고 각자 주어진 상황에 대해 자주 잘못 판단하는 이유로 ‘자신에 대한 무지’를 듭니다. 개인의 무지뿐 아니라 집단의 무지, 자기 자신이나 자국문화에 대한 지나친 관대함이 우리가 처한 문명을 점점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정여울, 「공부할 권리」에서

시민의 의무로서 ‘인두세’를 내야 했던 소로는 자신이 왜 세금을 내야 하는지 납득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었기에 6년 동안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그로 인해 감옥에 갇히게 되는데, 그는 세금을 내지 않아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도 자유로웠다고 고백합니다. 세금을 내지 않으면서 “나는 당신들이 억지로 정한 시민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주장하는 고도의 지적 일탈에 관계자들은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합니다. 일단 가둬 놓고 보자, 감옥에 가두면 얌전해지겠지, 이런 공포 전략도 통하질 않는 거죠. 소로는 잃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소로는 감옥에 갇힌다고 해서 두려움을 느끼며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나약한 소시민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납부일을 깜빡 잊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신념에 따라 인두세를 납부하지 않았으며, 그 행동은 “나는 인간으로 태어났지 시민이나 국민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행동이기도 했습니다.  ―정여울, 「공부할 권리」에서

오두막 한 채, 검은 빵, 물만으로 이루어진 소박한 삶에서 위대한 사상을 길어 올린 소로의 서릿발처럼 차가운 일갈이 귓가에 들리는 듯합니다. 옷장에 옷을 쌓아 놓고도 입고 나갈 옷이 없다고 투덜거리고, 냉장고에 음식을 잔뜩 쟁여놓고도 먹을 게 없다고 칭얼대며, 자동차는 물론 기차나 비행기까지 스스럼없이 이용하면서도 늘 바빠서 시간이 없다고 한탄하는 우리의 진짜 문제는 무엇일까요? 우리의 진짜 문제는 궁핍이 아니라 과잉입니다.  ―정여울, 「공부할 권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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