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슴 기념물과 놀다

  ....나도 한때는 사랑을 염주처럼 목에 걸고 살고 싶었다. 그토록 투명한 갈뫼빛 사랑을. 그런데 어느 날 단 한 번 헛디딘 발이 이렇듯 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줄이야. 그리고 마침내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나는 내게 남겨진 것이 막상 젖은 소금 한 되뿐이라는 것을 알았다. 생은 아마 백년이 지나도 아물지 않을 몇 겹의 깊은 상처. 그 앞에 놓인 한 그릇의 짜디잔 소금. 나날의 쓰라린 문댐. 결코 되풀이되지 않을 너와 나의 고달픈 그러나 매순간 숨찼던 사랑. 생은 또한 하루 24시간 동안 무작위적으로 방영되고 있는 위성방송 앞에 잠시 무릎을 접고 앉아 있다 사라지는 것. 이윽고 동공에 모래알처럼 남는 영상의 자잘한 파편. 한 칸 한 칸 죽음을 건너뛰지 않고서는 바꿀 수 없는 채널 부호. 처마밑에 춥게 웅크리고 앉아 있던 2월의 제비. 그가 남긴 현관 앞의 배설물. 그래. 고작 그러한 것.(p274) 윤대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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