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방지법 ‘시민감시법’ 된다”(경향) ↔“허무맹랑한 추측”(동아) ⇨ 또 정반대 보도

Fact

▲2일 통과된 테러방지법을 놓고, 주요 매체들이 전혀 다른 보도를 했다. ▲경향/ 한겨레신문은 이 법이 무고한 시민에게 악용될 위험이 있다면서 국정원의 권한 비대화를 막을 장치가 미비하다고 보도했다. ▲반면 조선/동아일보는 이 법의 악용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국정원 견제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보도했다.

View

직권상정을 저지하는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filibuster)가 2일 막을 내리면서, 테러방지법이 15년 만에 국회 문턱을 넘어섰다. 테러방지법은 2일 밤 찬성 156표‧반대 1표(재석의원 157명)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주요 매체들은 3일 ‘테러방지법 국회 통과’를 잇달아 보도했지만, 이 법의 주요 쟁점이 된 △테러 위험인물의 범위, △테러 위험인물의 감청·금융정보 제공, △테러 위험인물의 위치 정보 제공, △국정원 견제기관에 대한 시각 등은 각각 다르게 기술했다.

① 테러 위험인물 범위는?/ “일반인도 낙인찍힐 수 있어”↔“유엔이 정한 단체만 테러단체”

테러방지법의 가장 민감한 쟁점은 ‘테러 위험인물’의 범위다. 2일 통과된 테러방지법은 ‘테러위험인물’을 “테러단체의 조직원이거나 테러단체 선전, 테러자금 모금·기부 기타 테러예비·음모·선전·선동을 하였거나 하였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2조 3항)”로 정하고 있다.

이를 놓고 경향신문은 “테러방지법이 제정되면 일반 시민도 국정원 판단 만으로 ‘위험인물’로 낙인찍힐 수 있다”고 보도했다. “테러방지법의 대상이 폭넓게 규정됐다”는 이유에서다. 이 매체는 “테러 위험인물로 지정될 경우 △사상, △신념, △노동조합과 정당의 가입 탈퇴 △정치적 견해, △건강, △성생활, △DNA정보 등에 관한 정보 등을 (국정원이) 요청할 수 있게 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테러방지법 9조3항에 따르면, 국정원은 테러 위험인물에 대한 개인정보를 받을 수 있게 돼 있다는 것이다.

테러방지법 9조3항은 “국가정보원장은 테러 위험인물에 대한 개인정보(「개인정보 보호법」상 ‘민감정보’를 포함한다)와 위치정보를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의 ‘개인정보 처리자’와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 ‘위치정보 사업자’에게 요구할 수 있다”고 해 놓았다.

반면 동아일보는 “테러단체는 유엔이 지정한 단체만 해당한다(2조2항)”고 일축했다. 이 신문은 “야권이 문제 삼는 부분은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라는 표현이지만 “테러방지법은 국정원의 날조‧무고에 대해선 가중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면서 테러방지법이 악용될 가능성을 낮게 봤다.

② 일반시민도 감청되나?/ “감청 위험 커질 것” ↔ “법원 허가 있어야”

‘국정원이 일반 시민을 감청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도 민감한 부분이다. 테러방지법은 테러 위험인물에 대해 “통신이용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9조2항)”고 정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이를 놓고 “내국인 감청폭이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테러방지법의 2조6항이 “대테러활동이란 테러 위험인물의 관리를 뜻한다”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 매체는 “(2조6항의) 관리라는 개념이 모호하다”면서 “감청 사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테러방지법은 ‘무제한 도청’이 가능해지는 법이 아니다”라고 다르게 해석했다. 테러방지법의 조문에 “통신정보 수집에 대한 새로운 규정이 없으며, 기존 통신비밀보호법 절차를 따르도록 했다(9조2항)”는 이유다.

동아일보도 조선일보와 비슷한 시각을 취했다. 이 매체는 “통신비밀보호법 7조에 따라 국정원이 법원에서 받은 허가서로 통신사에게 감청을 의뢰해 자료를 건네받는 방식”이라며 “국정원이 ‘나쁜 의도’를 갖고 있었다면 감청은 테러방지법을 제정하기 이전에도 가능했다”고 보도했다.

③ 금융정보 노출은?/ “일반인 정보도 노출” ↔ “FIU 거쳐서 받아야”

테러방지법은 테러 위험인물의 금융정보 역시 국정원에 제공하도록 정했다(9조2항). 이에 대해 경향신문은 “일반 시민들의 금융정보도 노출될 수 있다”고 했다. “국정원에 제공되는 (금융) 정보가 특정돼 있지 않아 광범위한 정보가 제공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겨레신문도 “테러방지법에서 말하는 ‘테러 위험인물’이 모호하다”면서 “국정원이 ‘정권의 반대편에 서거나 사회 변혁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계좌를 언제든 들여다볼 수 있는 권한이 생기게 된다”고 보도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현행법상 국정원은 직접 계좌를 추적할 수 없다”면서 “검찰, 경찰, 국세청, 중앙선관위원회 등 7곳과 같은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보도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문서로 정보 제공을 요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정부 관계자의 입장을 인용해 “(국정원의 금융정보 수집이) 국세청이나 관세청 등이 징세를 목적으로 개인의 금융정보를 수집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논란은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기능을 일부만 바라본 데서 빚어진 측면이 있다. FIU는 일정 금액(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하향 조정) 이상의 현금이 계좌에서 이동하면, 전산이 자동적으로 이를 잡아내도록 돼 있다. 그러니까 경향신문 보도처럼, 일반 시민의 금융정보도 노출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엔 일정금액 이상의 이동이 발생해야 한다.

“국정원은 직접 계좌를 추적할 수 없다”는 동아일보 보도도 맞다. 금액이동이 발생하면 FIU 전산망이 자동으로 이를 캐치하는 것이지, 국정원이 이를 직접 추적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같은 절차는 국세청이나 관세청이 징세를 목적으로 개인의 금융정보를 수집하는 방식과 동일하다. 따라서 조선일보 보도 역시 사실에 부합된다.

④ 위치정보 노출되나?/ “일반 시민 위치도 파악” ↔ “일반 시민은 포함 안돼”

경향신문은 “국정원이 ‘테러 위험인물’ 추적을 이유로, 시민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할 권한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테러 위험인물의 위치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정한 테러방지법 9조3항이 이유다.

한겨레신문도 유사한 시각을 취했다. 이 매체는 29일 “현행 법률로는 소방서 등의 긴급구조관서나 경찰서가 아닌 국정원은 개인의 위치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테러방지법이 제정되면 위치 정보를 국정원이 즉시 파악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테러 위험인물’에 일반 시민이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신문은 “범인이 눈앞에서 공범을 만나러 가는데 추적하지 말란 말이냐”라고 반문한 국정원 관계자 말을 인용했다.

⑤ 국정원 견제 기관은?/ “인권보호관 있어” ↔ “견제 수단은 면피용”

테러방지법이 시행되면, 국정원의 권한을 견제할 수 있는 기관이 있을까. 조선일보는 “국정원의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고 했다. “국정원의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해 사전‧사후에 추적 내용을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국가테러대책위원회에 보고토록 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 침해를 막기 위해 인권보호관을 두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향신문은 테러방지법이 시행되면 “국정원 권한 비대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썼다. “인권 침해나 권한 남용을 제어할 수 있는 방안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국정원의 권한 비대화를 막기 위해 ‘인권보호관’을 두지만, 1명 뿐인데다가 그 역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해 사실상 면피용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령에 따라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출처>

“테러방지법 ‘시민감시법’ 된다”(경향) ↔“허무맹랑한 추측”(동아) ⇨ 또 정반대 보도 / 팩트올

기자들과 후원자들이 만든 비영리 언론입니다. 최대한 객관적이며 가치 중립적인 보도를 지향하기 위해 이름을 ‘팩트올’로 정했습니다. 팩트체크와 탐사보도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Follow
Cards you may also be interested in
추분
gwak0123
1
3
0
2021년 9월 24일(금) 추천 시사만평!
csswook
2
1
0
9월 23일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및 만평모음
anijunkyu
2
0
0
코로나에 온몸으로 맞섰던 사람
dhsmf
33
6
10
대한민국 5대 ㅂㅅ집단
hoon500206
4
2
10
짤줍 : 정치경제 0921
goalgoru
14
3
1
[뉴스쏙:속 주요뉴스모음] 수박=일베용어?…호남경선 코앞 '수박' 논쟁
nocutnews
0
2
0
"10년 쓴 내 번호 '오징어게임'에…밤낮 전화와" 고통 호소
fromtoday
10
3
1
윤석열게이트와 화천대유가 여권의 공작이라는 적폐국짐당의 말에 아직도 속고있는 국민들을 바라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도대체 언제까지 기레기언론과 적폐집단의 장난질에 놀아날것인가? 그동안 질리도록 속고 살아왔음에도 아직도 속을 기운이 남아있음에 기가 막힐뿐이다. #그림시위대
plus68
8
1
0
2021년 9월 16일(목) 추천 시사만평!
csswook
6
1
1
[소셜 캡처] 퀴어축제 논란 재점화 “민주주의에서 자유란…”
newsway
7
3
4
<이낙연 후보를 뼈 속까지 발골하는 김두관 후보>
plus68
17
3
2
그만두는 알바생 붙잡는 사장님의 노하우?
newsway
7
5
0
미국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던 사건
sheher
46
6
2
프랑스-호주 잠수함 계약 파기의 뒷이야기
casaubon
8
5
0
BTS 팬들을 빡치게 한 문재인
hoon500206
2
4
9
11차로 횡단 오토바이 사고
zatoichi
11
4
5
2021년 9월 17일(금) 추천 시사만평!
csswook
7
1
0
2021년 9월 23일(목) 추천 시사만평!
csswook
7
1
0
추석 연휴동안 음주운전 사망 사고 처음으로 0명.jpg
dokkebii
11
6
2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