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2 - 문재인, 더민주당을 탈당하라

웃기지마, 김종인은 바둑돌에 불과하다

냉정히 따져묻자. 김종인은 누구인가? 조잡하게 그의 과거 이력을 가지고 따지자는게 아니다. 현재 김종인이라는 아이콘은 무엇이냔 말인가. 김종인을 통해 더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르는가? 아니다. 김종인은 여러 바둑돌 중에 하나다. 윤여준, 이상돈, 김종인. 비슷비슷하지 않은가. 애매한 곳에 서서 때로는 중도적이거나 보수적이거나 진보적인듯 보이지만 모든 것들은 판세가 한쪽으로 기울 때 반짝이는 효과일 뿐 이들은 무명수다. 박쥐들이다. 늙은 여우들이다.


냉정히 따져묻자. 김종인은 괜찮은 수다. 표창원을 필두로 괜찮은 인재들을 영입하며 영입전에서 승리했고, 김종인을 영입하면서 보수 진영의 인사, 한 때 박근혜 진영의 인사를 빼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김종인이 들어왔기 때문에 이제 경제민주화가 가능하다던지, 김종인을 빼왔기 때문에 새누리당 지지층의 상당수가 옮겨온다? 얼토당토 않은 소리다. 다만 국민의 당과의 경쟁에서 승리하였을 뿐이고, 전략적인 컨밴션 효과 정도가 있었을 뿐이다. 만약 김종인이 움직인 것만으로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면 윤여준, 이상돈도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윤여준은 이미 홀랑 도망쳐 나왔고 이상돈? 언급이나 되던가? 이게 그들의 수준이자 가치이다. 오직 국민의 당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박영선과 이철희? 박영선은 이미 독선, 오만, 자기 중심적인 모습이 대중에게 각인되었다. 꽤 눈에 들어왔던 여성정치인들이 한 둘인가? 그녀를 두고 심각하게 비판하고 공격하는 것도 웃기다. 어차피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단지, 민주당이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비중이 높아 보였을 뿐 그녀가 아무리 튀는 발언을 한다 해도 오세훈은 커녕 김문수 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손학규, 정동영 뒤에나 붙을 모양새라는 말이다. 그들이 감히 정주영, 박찬종, 이인제 정도가 되었던 적이라도 있던가? 착각들하지 마시라. 이철희? 시작도 안했는데 김한길 아류의 모양새다. 젊은 시절 김한길의 정치력이 이 정도였던가. 신경 쓸 필요도 없다. 평론가와 정치가는 다르고 유시민은 결코 노무현이 되지 못했다.



필요 없다. 김종인식 경제민주화

다시 얘기를 돌아와보자. 김종인식 경제 민주화가 대체 무엇인가? 변변히 입증된 것은 하나도 없다. 광주 묘역 가서 사과한 것, 시의 적절하게 교활한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 이것들은 모두 정치력이지 경제민주화와 상관이 없다. 박정희와 김대중을 떠올려보라. 경제는 그런 사람들이 보여주는 것이다. IMF를 몰고 온 김영삼도 금융실명제와 OECD가입으로 지금까지 기염을 토하고 있다. 김종인식 경제 민주화는 막연하고 공허하다. 한때 문재인이 주장했던 소득주도성장론, 통일경제론보다도 구체적이지 않다. 그 허상에 대해 김종인은 답변하고 있지 않다. 본인이 왜 들어왔는지도 모른채 점령군이 되어서 대선 후보까지 넘보고 있는 듯 하다. 경제 전문가를 데려왔더니 능구렁이 정치 전문가인척 한다. 그런 김종인이 더 이상 필요한가?


다시 냉정히 따져 묻자. 지금 필요한게 몇 석인가? 총선에서 과반 승리? 어처구니없는 환상에서 빠져나오시라. 우리 역사에서 언제 여소야대 국회가 있었던가. 대강 따져 두 번인데 모두 특수하다. 첫째는 노태우 시절. 국회의원 선거 전 해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김영삼과 김대중은 합쳐 55.1%를 득표했음에도 노태우에게 대통령을 양보했다. 6월 항쟁의 여파가 격렬했고 중도와 보수 진영조차 야권에게 성원을 보내던 바로 그 시절 평화민주당과 통일민주당만으로도 129석. 민정당의 120석을 앞섰을 정도였다.


또 언제인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 가운데 열린우리당이 152석을 차지해서 다수 여당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어처구니없는 정치 상황과 노무현이라는 존재 그리고 당시의 열기가 빚어낸 결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는 노인 비하 같은 사소한 주제를 들고 나와서 언론의 예상을 깨고 대단한 선전을 벌였다. 이게 현실이다. 더구나 지금이 노태우, 노무현 때의 상황인가. 그 정도의 폭발력과 응집력이 있었던 상황이냔 말이다.


다시 냉정히 따져 묻자. 차분하게 생각해보아도 결국 대한민국의 역사는 일본의 정치 상황과 거의 유사하다. 자민당이 주도하되 개헌저지선이 언제나 사회당과 공산당에 의해 저지가 되었던 55년 체제와 사실상 똑같다. 대한민국 야당사가 언제 과반 이상을 거두며 여당과 자웅을 겨루었던 적이 있던가. 개헌저지선 지켜내며 악바리 같이 정치가들의 개인적 역량으로, 재야 운동가들의 역량으로, 국민의 역량으로 이 나라, 이 땅을 지켜낸 것 아닌가. 그때는 안철수가 민집모가 없었다고? 웃기는 소리하지 마라. 유진산, 이철승 등등! 사쿠라로 불렸던 인물들이 넘치고 넘쳤다. 이들은 상수다.


야당 내의 기회주의자들은 지천에 깔렸다. 김대중은 이철승을 활용해서 김영삼에게 신승을 거둔 후 대통령 후보가 되었고, 김영삼 역시 이철승을 밟고 기어코 올라가지 않았던가. 김영삼에게도, 김대중에게도 김종필은 애증의 파트너였고, 허화평, 박태준, 이종찬 등 김종인 저리가라하는 사람들을 상대하며 기어코 권력을 부여잡았다. 노무현에게 이인제, 정동영, 정몽준이 없었다면 그가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겠으며 구민주당 세력의 발악이 없었다면 어떻게 열린우리당이 다수당이 될 수 있었단 말인가. 대단하고 어쩌고 하지만 사실 정동영, 김한길, 천정배 심지어 손학규까지 모조리 노무현의 정치 개혁으로 빚어진 유산에 빌붙어서 지금까지 대단한척 하고 있는 것 아닌가.


과반 목표일 필요 없고, 총선 승리가 목표일 필요 없다. 작금에 중요한 것은 야당의 존립과 생존이다. 사쿠라들을 얼마나 얹고 다녀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사쿠라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선명야당의 존립 유무이며 목표는 100~110석만 되도 충분하다.


장기집권? 이원집정부제? 한번 해보시라. 1천만 국민이 거리를 가득 메워서 민중의 힘으로 쫓아내버릴 것이다. 1960년 4.19혁명 당시 경찰이 실탄을 맞아가면서도 이승만을 하와이로 밀어내고 이기붕 일가를 자결시키면서 민주주의를 관철시킨 것이 우리 민족, 한민족 아닌가.



해답은 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자.

더민주당이 김대중과 노무현을 이야기하지만 김대중과 노무현은 없을뿐더러 그 영향력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남아있는 실질적이고 유효한 것은 오직 야권의 의지이다. 많은 야당 의원들은 이것이 마치 자신들이 이끌고 있고, 특정 세력은 자신들 때문에 만들어졌다고 생각하지만 거짓말도 이런 거짓말이 없다.


안타깝게도 김대중은 김영삼 못지않게 형해화 되었다. 민주주의의 유산으로만 존재한다는 말이다. 유일하게 펄떡이는 힘은 노무현이다. 노무현을 따랐고 노무현을 기대했고 그런 사람 없고 잊지 않겠다고 외쳤던 그 피 묻은 절규가 야권 지지자들의 가슴 속에 여전히 살아 있다. 그렇다면 이를 누가 계승했던가. 유시민을 통한 기대는 산산히 사라졌다. 여전히 유시민을 돌아오라 외친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소리이다. 그도 그 기대도 이미 사라졌다.


문재인, 박원순, 이재명 그리고 기타.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이 정도 수준으로 ‘이행’되고 있다. 박원순은 성실한 서울시장으로 계승자의 지위를 확보했고, 이재명은 과감한 리더십으로 또 다른 노무현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문재인. 유약하다 답답하다고 했지만 열린우리당 이 후 사실상 유일한 존재감을 보인 당대표 아닌가. 당을 조금이라도 움직인 인물이 문재인 밖에 누가 있던가.


우리는 강단 있는 지도자를 좋아한다. 그러나 이 또한 어리석은 생각이다. 노태우는 5년 내내 물태우라고 불렸다. 하지만 노태우는 무지막지한 전두환을 철저하게 무력화시켰다. 수많은 경쟁자를 무너뜨리고 결국 후계자가 되었고, 일해재단을 만들어서 상왕정치를 하려고 했던 전두환의 계산을 흐트려버렸다. 끊임없이 전두환에게 양보를 강요하며 결국 6월 항쟁 이 후의 정국을 그만의 방식으로 풀어내지 않았던가.


최근 들어 평가받는 북방외교와 남북관계 개선 역시 누가 이루어냈던가. 사람이 유하다고 해서 정치적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면 유비나 손권 같은 인물들이 어떻게 천하삼분을 이루어낼 수 있었는가. 더구나 다원화되어가며 이익 조정을 해야 하고, 또한 여전히 보수진영의 세력이 막강한 상태에서 그들과 대화하며 정치를 할 수 밖에 없는 것 또한 인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문재인은 지난 수개월동안 분명한 정치적 리더십을 보였고 이해찬은 늙었어도 이해찬이다. 안희정, 정청래, 최재성, 도종환, 은수미, 김광진, 이재정, 문성근, 정봉주 등등 야권에는 함께한다면 여전히 유효한 인물들이 많다.



문재인, 100명의 의원들과 함께 더민주당을 박차고 나와라!

이민우 구상을 기억하는가? 굳이 역사 이야기를 개인의 기억 가운데 모호하게 해보겠다. 나의 어린 시절. 김대중과 김영삼이 정치의 중심에 서서 국민들의 심장을 쿵쿵 때리던 그 때. 이민우 신민당 총재가 엉뚱한 짓을 하기 시작했다. 딱 지금의 김종인 꼴이다. 바지 사장으로 들어와서 황당하게 김대중과 김영삼을 무너뜨리려는 수작을 부리지 않는가. 김대중과 김영삼이 어떻게 했는가. 신민당이라는 얼개를 중요시 여겼던가? 전혀 그렇지 않다. 탈당해서 통일민주당을 만들어버렸다.


신민당이 어떤 당이던가. 정통 야당 역사에서 몇 번씩이나 나오는 가장 유명한 정당 이름이다. 신민당 총재 김영삼이 박정희와 싸우면서 유신을 무너뜨렸고, 1983년 김영삼이 23일간 단식하면서 전두환과 싸우면서 해외에 망명했던 김대중의 지원 하에 민추협이 결성된다. 그리고 6월 항쟁의 거대한 파도 속에서 민주화의 상징으로 부활했던 정당 아닌가. 그런데 김영삼, 김대중이 어떡했던가. 과감하게 신민당을 부수어버리고 말았다.


작금의 꼴이 똑같다. 김종인에게 누가, 무엇이 있는가. 당내 기반이 있는가? 박영선, 이철희에게 무엇이 있는가? 심지어 김한길, 박지원, 민집모 등을 계산해봤자 별 것이 없다. 정치는 공학이 아니라 의지에 근거한 과감한 선택이다. 정치는 감정과 감격으로 하는 것이고 죽음을 담보한 결기로 하는 것이다.


김종인? 쫓아낼 필요 없다. 문재인이 탈당하라. 혼자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박원순, 이재명등과 함께 나오라. 국회의원 100여명 이끌고 나오면서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라. 동시에 심상정, 노회찬 등을 어떤 형태로든 끌어들여 연합정부를 구성하라. 이 정도로 강력하게 나온다면 100석을 못건지겠는가? 안철수? 어차피 사라지는 모양새고 국민들의 기억력은 매우 낮다.


제1야당으로 확고한 자리를 취한 후 다시 여러 이슈들을 품어내기에 대선은 충분히 여유롭다. 현재 중요한 것은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무너진 야권의 마음을 모으고 강력한 소수가 되는 것이다. 소수라고 해봤자 국민의 30~40%가 되기 때문에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중도 지향적인 정책은 얼마든지 쏟아낼 수 있고 만들어낼 수 있다.


상대가 언제나 무지막지하다고 생각하는가? 이명박, 박근혜는 1998년에 나타나서 오래 시간을 거친 후에 절대의 대권 주자가 되었다. 현재 그런 인물이 여당이 있는가? 개헌과 장기 집권만 막아낸다면 참으로 흥미로워질 것이 당분간의 미래이다. 천하 삼분지계의 핵심은 사천에 들어간 후에 한중 땅을 차지하는 것이다. 동시에 위나라에서 큰 내분이 일어날 때 그 기회를 노림이다. 아무리 들이쳐도 선제공격을 하면서 한중에서 버틸 수 있었기에 신생국가 촉나라가 수십년을 갈 수 있지않았던가.


용기가 있는가! 국민은 용기가 있다! 다소간의 강력한 어려움은 있겠지만 지혜와 힘과 마음을 모은다면 빛은 보일 것이고 선명한 야당은 구축될 것이고 새역사는 시작될 것이다. 핵심은 100명의 개혁적인 정치인, 야권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 그리고 젊은 정치인들을 몰아서 구름떼처럼 멋지게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일이다. 그것이 문재인이, 야권이 살 수 있는 가혹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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