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약사 김건내씨가 말하는… 독일 교육의 놀라운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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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22일 저녁 7시 30분, 독일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앞의 한 중국 식당. 프랑크푸르트에서 약사로 일하는 김건내씨(47․여)에게 독일 교육을 주제로 인터뷰를 하였다. 남편 신팽식 씨(51)와 준호(13) 군, 유진(11) 양이 함께했다.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학년인 두 자녀를 어떻게 교육하는지 궁금해 취재를 한 것이다.

김건내 씨는 독일 학교의 글쓰기 교육 방법과 두 자녀의 하루 일과, 시험문제 및 평가 방식, 상급학교 진학 방법과 독일 교육의 허점을 중심으로 설명해 주었다. 현장에서 미처 인터뷰하지 못한 내용은 귀국 뒤 이메일로 받았다.

김건내 씨는 부모를 따라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 독일에 왔다고 한다. 한국의 인문계 중고등학교 격인 김나지움에 전학했고, 독일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아비투어를 통과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약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프랑크푸르트의 박람회장 근처인 쿠발트 지역에서 쿠발트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독일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두 곳의 약국 중 한 곳으로, 주요 고객은 현지 독일인들이다. 최근에는 독일에 온 한국 출장자들도 많이 찾아오고 있어 해외 인터넷 판매도 준비 중이다.

“독일은 한국처럼 출신 대학에 따라 사람 차별하는 일 드물어”

김씨는 한국과 독일 교육의 차이점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답변을 해 주었다. “독일에서는 대학의 서열이 없습니다. 한국처럼 출신 대학을 놓고 사람을 차별하는 일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대학교마다 평판 만 약간 다를 뿐입니다.”

김씨는 “만약 독일에도 한국의 스카이(SKY, 서울대․연세대․고려대)처럼 일류대가 있다면 자녀 교육의 방향이 달라졌을 것”이라면서 “일류대를 향해 아이들을 일방적으로 몰아치는 교육이 아니라, 어떤 과목이 자녀 적성에 맞는지, 장래 어느 직업을 갖도록 해야 하는지가 독일 부모들의 주된 관심사”라고 말했다.

“대학에 서열이 없다는 것은, 그 대학 졸업생 자신은 물론 그를 대하는 사람에게도 ‘출신 대학 선입견’에 빠지지 않게 합니다. 누군가 ‘독일에서 성장하여 대학을 나왔습니다’ 하고 말하면 ‘대단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 말고는 다른 판단을 하지 않게 됩니다. 대입 자격고사를 준비하는 11학년 이전까지는 아이들에게 이론적인 공부보다,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하면서 학창 시절을 알차게 보내게 하려고 합니다.”

“독서, 토론, 글쓰기 교육은 전적으로 학교 교육에 맡겨”

김씨는 독일 학교에서는 독서, 토론, 글쓰기를 전적으로 학교에 맡긴다고 밝혔다. “독일에서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잘 하도록 지도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한글 공부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주로 읽기 공부 위주입니다. 아이가 어렸을 적부터 지금까지도 남편이나 제가 잠자리에서 한글 책을 읽어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김씨는 “지난해까지는 ‘마당을 나온 암탉’처럼 주로 동화책을 매일 20분 정도씩 읽어주었다”면서 “요즘은 성경이나 ‘생명의 삶’ 등을 낭독해 주고, 네 살 때부터 지금까지 토요일마다 한국학교에 보낸다”고 말했다.

김씨는 글쓰기 교육에 관해서는 “아무래도 6학년인 첫째 아이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겠다”면서 준호 군에게 수업 내용을 소개하게 했다. 준호 군은 “독일어 시간은 문법, 받아쓰기, 강독 등으로 되어있다”면서 “4학년 때부터는 책을 한 권 정해서 읽고 나서 강독 시간에 책 내용을 세부적으로 공부한다”고 말했다.

“1년에 한 권을 정해서, 한 달 이상 그 책으로만 수업을 합니다. 요즘 독일어 시간이 강독 시간인데, 다루는 책은 마거릿 피터슨 해딕스가 쓴 ‘그림자 아이들(Schattenkinder)’입니다. 자녀를 두 명까지만 출산하게 허용한 어느 나라에서 셋째로 태어난 아이들은 숨겨진 채 키워집니다. 학교도 다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자신들처럼 그림자로 사는 아이들이 자기 혼자 만이 아니라 옆집에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점차 그들은 자신들의 상황이 불공평하다는 것을 깨닫고 인터넷을 통해 서로 연락하며 정부에 대항을 하게 됩니다.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며 슬프기도 합니다.”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찌 하겠는가” 글쓰는 과제 부여

준호 군은 “선생님께서 다음 수업시간까지 읽어올 분량을 정해 주고, 요약해 오라는 숙제를 주신다”면서 “수업시간에는 요약문을 발표하게 하고, 같은 내용인데도 학생들마다 요약문이 서로 다른 점을 찾아내어 토론하게 한 뒤에 중심내용을 파악하게 이끌어 주신다”고 말했다.

“몇몇 중요한 장면에서는, 내가 주인공이라면 그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이야기로 써오는 숙제를 내주십니다. 각자 숙제를 발표하고 반 전체가 이것을 주제로 토론을 하게 합니다. 결론은 없지만 발표 내용이 논리적인지 아닌지를 꼼꼼하게 확인합니다.”

준호 군은 이어서 글쓰기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소개해 주었다. “한 장이 끝나면 다음 장에 어떤 이야기가 진행될지 상상해서 써오라는 숙제를 주시기도 합니다. 물론 발표와 토론은 항상 합니다. 조별로 의견을 모아 발표하기도 합니다. 서로 질문을 주고 받고, 어떤 내용을 추가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내고, 반론도 펼칩니다. 그 뒤에 자신이 떠올렸던 이야기와 책의 이야기를 맞춰보면 굉장히 많이 재미 있습니다. 지난 번 숙제는 주인공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쥐의 몸통이 통통하듯 본론을 알차고 흥미진진하게 작성하라”

준호 군은 글쓰기를 할 때 어떤 식으로 전개를 하는지도 설명해 주었다. 특히 쥐의 모양처럼 글을 구성해야 한다는 교사의 비유를 재미있게 전달해 주었다.

“선생님께서는 쥐의 모양처럼 글을 전개해야 한다고 항상 강조하십니다. 머리통(서론), 몸통(본론), 꼬리(결론)로 분명하게 단락을 나누어서 글의 뼈대를 잡아야 한다고 알려주신 것입니다. 쥐의 뾰족한 입(서론)에서 시작하여 점점 몸이 커지듯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를 설득력 있게 제시(본론)하고 꼬리에 해당하는 결론으로 끝내는 것입니다. 특히 쥐의 몸통이 통통하듯이 본론에서도 알차고 흥미진진한 내용을 충실하게 담으면서 절정으로 올라가게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글쓰기 훈련을 받는다는 준호 군은 “세 명이 한 조로 편성되는데 그 중 한 명은 서론을 써 오고, 다른 학생이 그 원고에 이어서 본론을 적고, 나머지 학생이 결론을 작성한다”고 덧붙였다. 릴레이식으로 글쓰기를 연습시키는 것이다.

“때로는 선생님께서 서론만 읽어주시고 본론과 결론을 각자 알아서 쓰게 한 뒤 원래의 글과 자신이 쓴 것을 비교하게 하기도 합니다. 긴 글을 주고 요약하는 숙제를 내주기도 하고요. 최근에 '백년 후의 이야기'를 주제로 글을 써 오는 숙제가 있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몇몇 친구의 글을 낭독하게도 하셨고, 전체 학생들의 글을 모아서 문집으로도 만들어 주셨습니다.”

준호 군의 이야기에 이어 김건내 씨는 독일 학교에서는 토론 방법도 비중 있게 배운다고 하였다. 독일어 수업의 한 부분으로 아이들은 토론 수업을 통해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익힌다고 한다. 그 다음, 자신의 생각을 정확한 단어로 표현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한다는 것이다.

“남의 말을 듣고 핵심 파악하는 듣기 훈련도 시켜”

“자기 생각이나 주장을 부끄럼 없이 말할 수 있는 훈련을 키워주는 것 같아요. 또 상대방이 말할 때 빠르면서도 정확하게 핵심을 파악하고 논리가 옳지 않은 부분을 찾아낼 수 있도록 지도해 줍니다. 이렇게 하면 글을 쓸 때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김건내씨는 독일 학교의 시험방식도 설명해 주었다. 김씨는 “독일 학교에는 1학년부터 12학년까지 있고, 초등학교는 1학년에서 4학년, 상급학교는 5학년부터 12학년(일부 13학년)으로 구성된다”면서 “1~2학년 때는 기초적인 알파벳과 숫자를 배우고, 3~4학년이 되면서 조금씩 높은 수준으로 공부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와 김나지움의 평가 방식은 거의 같다고 한다. 성적은 수업시간에 열심히 참여하면서 손을 들어 발표하는 부분이 50%, 한 학기에 두어 번 치르는 필기시험이 50% 정도로 평가된다.

“수업 참여도에 따라 점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교실 분위기에 활기가 넘칩니다. 아이들이 자기 주장을 거침없이 할 수 있는 훈련을 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한국 교민 자녀들 대부분은 이런 문화가 다소 생소한가 봅니다. 다들 조용한 편이다 보니 성적에서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독일의 수업방식으로 자란 학생들은 수업에 적극 참여하면서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데 비해 한국 문화에 익숙한 일부 재외국민 자녀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필기시험은 모두 주관식… 대부분 문장 서술형 출제”

“필기시험은 모두 주관식으로, 대부분 문장 서술형입니다.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정확하게 암기하고 있어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든 과목의 교사들은 논술문을 첨삭할 때처럼 아주 꼼꼼하고 세세하게 채점을 합니다.”

김건내 씨는 “한국처럼 하루나 이틀에 전과목을 일제고사로 치르지는 않는다”면서 “과목마다 시험 날짜가 다르고 수업시간에 시험을 보기 때문에, 2~3주 연속 시험 분위기가 이어져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시험 결과는 1(수), 2(우), 3(미), 4(양), 5(가)점으로 평가하고, 각 점수대별로 몇명이 분포했는지 집계를 한다. 한국처럼 전체 과목을 종합하여 1등부터 꼴찌까지 등수를 매기는 석차는 없다. 보통 3까지 받으면 잘했다고 칭찬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독일에서는 한국처럼 1점이나 2점에 그렇게 많이 집착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대학교 진학을 앞둔 11, 12학년에서는 중요하지만 그 아래 학년에서는 4점이나 5점이 아니면 대부분의 부모들이 용인해 줍니다. 성적보다는 운동, 음악, 독서 등 전인교육을 중시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1등이나 일류대 합격이란 목표보다는 나중에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진로적성 찾기에 관심이 더 크기도 하고요.”

“한국처럼 1~2점에 연연해 하는 일 없어”

김 씨는 “독일에도 교과서가 있지만 단지 참고하는 정도로만 활용한다”고 말했다. 교사 대부분이 따로 자료를 복사해 와서 수업을 할 뿐 별도의 참고서도 없으며, 진도도 교사가 알아서 정한다고 한다. 이런 점 때문에 선행학습을 할 수도 없고 집에서 하는 공부는 숙제와 복습 위주가 된다고 한다.

김건내 씨는 이어서 두 자녀의 하루 일과와 일주일 일과를 소개해 주었다.

"초등학교 4학년인 둘째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독일학교에 다닙니다. 토요일엔 한글학교에 가고 일요일엔 교회 주일학교를 다닙니다. 과외 활동으로는, 일주일에 한번씩 피아노(45분), 체조(75분), 첼로(45분)를 배웁니다."

준호 군과 유진 양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게 신기한지 엄마와 기자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대화 도중에 중간중간 끼어들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김건내 씨는 “독일 초등학교에서는 아침 8시 15분부터 낮 12시나 1시까지 수업을 한다”면서 “수업 뒤 호르트에 가서 점심을 먹고 숙제를 한 뒤 오후 5시까지 호르트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호르트는 부모가 일하는 동안 초등학생들을 돌보는 곳이다. 숙제를 한 후, 춤을 추고, 그림을 그리고, 연극을 하거나 친구들과 놀이를 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한국과 같은 국․영․수 사교육은 독일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김씨의 자녀들이 학교 수업 외에 받는 교육은 음악이나 체육 등 예체능이 전부였다. 한국 학생들처럼 국어와 영어, 수학, 과학 등의 사교육은 받지 않는다고 했다. 성적이 아주 부진한 학생들만 제한적으로 과외 지도를 받는다는 것이다.

“피아노 학원을 마치고 집에 오면 6시 30분 정도가 됩니다. 저녁을 먹고 미처 다 하지 못한 숙제를 마무리하고 좀 놀다가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듭니다. 성적을 올리려고 학원에 가거나 과외지도를 받는 일은 없습니다.”

김건내 씨는 “김나지움 6학년인 큰 아이의 일주일 일과도 작은 아이와 비슷하다”면서 “과외활동으로는 피아노(45분), 태권도(일주일에 한두 번, 90분씩), 바이올린(45분)을 배운다”고 말했다.

아침 8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학교 수업이 있고 점심은 학교 식당에서 해결한다. 두 아이의 학교 생활에서 음악 비중이 큰 이유는, 첫째 아이는 학교에서 음악반에 속해 있고, 둘째도 오빠와 같은 학교의 음악반에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학년 5개반 중에서 한 반이 음악반입니다. 5학년 입학 때 지원하여 반을 결정합니다. 음악을 전문적으로 공부할 아이가 아니라,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가입을 합니다. 악기를 다룰 줄 알면 오케스트라 대원이 되고, 노래를 좋아하면 합창대원이 되지요. 일반반보다 연습을 더 많이 하기 위해 음악시간만 일주일에 2시간 더 많습니다. 여름과 겨울에 한 번씩 부모님들 앞에서 발표회를 합니다. 아이들이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고, 학창시절을 유익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습니다. 물론 진로를 음악 쪽으로 이끌 계획은 없고요. 악기는 모두 대여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참고서 없어 스스로 정답을 찾아내느라 시간 오래 걸려”

김건내 씨는 “저녁을 먹은 뒤 숙제를 하는데, 참고서가 없기 때문에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서 “하지만 두 아이 모두 학교에 가는 것을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초등학교에서 김나지움으로 올라가는 과정도 알려 주었다. 학생 대다수가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한국과 달리 독일에서는 교사들이 회의를 하여 학생들 성적에 따라 김나지움 진학 여부를 결정한다고 했다.

“초등학교 3학년 2학기 성적과 4학년 1학기 성적이 무척 중요합니다. 한 반에 20~22명이 같이 공부합니다. 담임 교사가 매년 바뀌는 것이 아니라, 한 선생님이 4년 연속으로 같은 반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제자들이 진학해야 할 학교를 결정합니다. 부모들은 대부분 교사의 결정을 그대로 따릅니다.”

김건내 씨는 “그래도 학부모들이 꼭 원한다면 김나지움에 입학시킬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교사 회의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한국의 학부모들이라면 교사에게 ‘우리 아이가 김나지움에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항의하겠지만 독일 부모들은 교사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것이다.

“자녀가 김나지움에 입학하기를 기대했는데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학부모들과 자녀들이 크게 낙담하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이 각기 능력에 맞는 학교로 보내는 것에 반대하지 않기 때문에 선생님 결정에 따릅니다. 김나지움이 아닌, 다른 학교로 가더라도 그곳에서 공부를 잘 하면 다시 김나지움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인문계 고교인 김나지움에 진학하지 못해도 실망하지 않아”

독일 교육에도 허점이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김씨는 일단 수긍을 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교사와 학생,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면서 “모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따라주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 교육이 제도적으로 완성되어 있지만, 결국 사람이 문제입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교사에 따라 수업의 질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때로는 독일 선생님들보다도 한국에 있는 선생님들의 열정과 성실함이 부러울 때도 많습니다.”

김씨는 교사와 학부모의 관심이 자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하였다.

“성적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과 자녀의 학교생활에 관심을 두는 일은 서로 다릅니다. 성적보다도 자녀가 숙제를 잘 하고 있는지, 친구 관계가 원만한지, 학교 생활에 흥미가 있는지 부모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김건내 씨는 교민 1.5세로서 독일에서 약국을 운영하면서 겪는 이야기도 들려 주었다. 그는 “독일 손님들을 대하는 것이 처음에는 약간 힘들었다”면서 “하지만 신뢰를 심어주면서 믿을 수 있는 약사로 발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개인 약국을 운영하면서 손님들에게 정직하고 친절한 마음씨를 보여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내내 김씨가 보이는 친절과 미소는 마치 약사가 환자에게 따스하게 말을 건네는 그대로였다.

“부모는 학업성적에만 집착하지 말고 학교생활에 관심 쏟아야”

김씨는 독일 약학대학에 관해서도 설명해 주었다. “독일 약학대학은 강의와 실험, 그리고 시험일정이 빡빡하고 공부할 양이 무척 많다”면서 “여러 명이 함께 발표하는 보고서도 많으므로 협동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차, 2차 국가고시를 거치고 나면 1년 동안 약국, 병원, 제약회사에서 실습을 해야 하고, 그 뒤 3차 국가고시를 통과해야 약사 자격증을 받는다고 했다.

김씨는 “독일 교민으로서, 언론에 비친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해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자세히는 모릅니다만 한국은 사교육 문제가 심각한 것 같습니다. 단지 외우고 답하는 것에 많은 돈을 쓰니까요. 학교 교육과 사교육이 결국은 중복될 수 있는데, 그 비용을 자녀의 다양한 관심사를 위해 쓴다면 더 윤택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독일에서는 독서, 토론, 글쓰기를 중심으로 교육을 하는데 한국에서는 오히려 대학입시에서 논술시험을 폐지하는 추세라고 해서 의아합니다. 선진국의 교육제도와 입시제도를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김건내 씨는 독일에서 자녀를 키우는 것에 감사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참가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 곳곳에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독일선 글쓰기를 중시하는데 한국에선 오히려 논술을 축소하고 있어”

“큰 애나 작은 애나 방학이 되면 당연히 쉬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방학 땐 학교 교과목 공부를 한 시간도 안 합니다. 오직 관심사는 노는 거지요. 축구, 농구, 탁구, 태권도, 체스, 말타기, 스키, 음악캠프, 여름성경학교, 여행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때로는 방학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자녀들과 논쟁을 벌이기도 하지만 결국 제가 항복하고 맙니다. 모든 것을 다 해줄 수는 없지만, 방학을 재미있고 보람되게 보낼 수 있도록 캠프를 알아보고 가족 여행을 계획하게 돼요.”

김씨는 “자녀들이 그렇게 방학을 보내고 나면 다음 학기에는 더 활기차고 행복하게 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며 활짝 웃었다.

김건내 씨는 마지막으로 “한국에서도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제도와 환경을 개선하기 바란다”면서 “결국 정상적으로 교육을 해야 사회 구성원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토대가 생기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출처>

독일 약사 김건내씨가 말하는… 독일 교육의 놀라운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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