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의 아일랜드, 애런아일랜드 #3

아일랜드의 절벽 하면 다들 클립스오브모허를 떠올릴테지만 나에게 최고는 바로 이 곳, 둔 앵구스다. 2천년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요새. 온통 출입 금지 표시와 끈으로 막혀 있는 -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들어가는 - 클립스오브모허와는 달리 그 흔한 가드레일, 조심하라는 표지판 하나 없다. 그래서 호기롭게 끝에 서 보지만 결국엔 또 기어 가게 된다.

둔 앵구스에서 내려 다시 자전거를 탔다. 온통 유채꽃 만발인 제주도처럼 이 곳도 노란 꽃이 만발이다. 다른 듯 닮은 듯 자꾸 친근한 그 곳이 눈 앞에 채인다.

이제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나무 전봇대가 이 곳에는 어쩜 이리도 잘 녹아 드는지.

자전거 여행자들을 위한 쉼터도 마련되어 있다.

카페도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어쩐 일인지 닫혀 있어서, 게다가 사람도 하나 없어서 우리가 전세를 낸 양 여기저기 걸터 앉아 있다가 사진이나 찍자며 모여 본다. 창원, 부산, 대구, 제주, 서울, 인천 참 다양한 곳에서 살던 우리가 아일랜드의 이 작은 섬을 함께 자전거로 달리게 되었다니. 여행이란 참 신기한 것 아닌가.

달리다 보니 점점 어두워 진다. 패달을 밟는 발이 바빠졌다.

이 섬에 단 하나뿐인 햄버거 가게. 우리의 숙소는 바로 이 뒷편이다.

(왜 숙소 사진은 안 찍고 햄버거 가게 사진만 찍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숙소 창문 밖으로 바라본 아무도 없는 바닷가. 바람 소리조차 들리지 않던 고요함.

우리끼리(+호스텔 주인장까지 함께) 주방에서 조촐한 술파티를 벌이고 있는데 갑자기 들어선 아이리쉬 청년들까지 합세를 했다. 갑자기 소란스러워 졌다. 한참을 웃고 떠들며 마신다.

그러니까 아이리쉬 청년 둘이 합세하기 전까지는 이런 구성이었다.

(맨 앞이 호스텔 주인장)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아니 대화를 나누긴 했는지도 사실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사진 속의 우리는 내내 웃고만 있다. 마치 오래도록 알고 지낸 친구들마냥 큰 소리 떵떵 치고 놀았지만 또 괜시리 내일이 겁이 나기도 한다. 술에서 깨고 나면 다시 어색해 질텐데.

역시나 다음날 아침, 배를 타러 나간 항구에서 만난 어제 그 아이리쉬 청년은 자신의 일행들에 섞여 힐끗힐끗 우리를 바라볼 뿐 어제처럼 신나게 떠들며 인사를 하지는 않는다. 얘도 술 기운에 웃었네. 사실은 우리도 그랬다. 우리도 그저 보고 미소 지을 뿐 그걸로 안녕이었다.

골웨이에 내리자마자 우리가 찾은 곳은 맛난 크레페 가게.

역시 바나나 누텔라 크레페는 끝장나게 맛이 있었다.

피곤한 눈을 번쩍 뜨이게 해 주는 맛.

이런 맛들이 있어 고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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