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아란제도 스토리 # 1 - 진짜 아일랜드를 만나다 (021)

아일랜드의 서쪽 끝에는 아주 특별한별칭을 갖고 있는 섬이 있습니다.바로 아란제도(Aran islands)가 그 곳인데요.3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이 곳은 외딴 곳이지만실제 거주 인구보다 관광객의 수가 더 많을 정도로많은 여행자들을 불러모으는 신비한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그럼 지금부터 함께 출발해 볼까요?

어느 덧 8월이다. 영원히 물러가지 않을 것만 같던 아일랜드의 추위도 시도때도 없이 불어오던 아일랜드의 바람도 8월이 되자 한 풀 꺾힌 듯 제법 따뜻한 기운이 느껴진다. 오늘은 아란제도로 떠나는 날. '아일랜드 여행의 백미' '진정한 아일랜드를 느낄 수 있는 곳' 'The real Island in Ireland' 온갖 수식어가 가득한 아란제도로 떠나는 오늘을 사실 난 얼마나 기다려 온지 모른다. 내 아일랜드 생활에 있어 마지막 여행지가 될 아란제도. 아일랜드의 수많은 곳 중에서 내가 제일 가보고 싶어했던 곳이기에 일부러 마지막에 남겨두었던 이 곳으로 드디어 떠나는 날이 온 것이다.

아란 제도(Aran Islands)는 아일랜드 제3의 도시인 골웨이 근교에 있는 3개의 섬. 이니시모어(Inishmore), 이니시어(Inisheer) 그리고 이니시만(Inishmaan)을 통칭하는 것으로서 관광객들의 대부분은 이 중에서 가장 큰 섬인 이니시모어 섬으로 발길을 향한다. 더블린에서 아란제도를 갈 경우에는 3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버스를 타고 약 3시간 30분에 걸쳐 골웨이까지 간 후에 골웨이에서 다시 서쪽으로 40km떨어진 로자빌 부두(Rossaveal Quay)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다시 그 곳에서 아란제도로 향하는 페리를 타는 방법. 두번째는 아일랜드 제 1의 관광지 모허 절벽(Cliffs of moher)의 관문인 둘린(Doolin)에서 페리를 타는 방법. 세번째는 코네마라 공항(Connemara Airport)에서 비행기를 타고 아란제도 까지 가는 방법이다. 비행기가 가장 편하고 소요시간도 약 15분으로 시간도 많이 절약할 수 있지만 왕복 약 49유로 정도로 페리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다. 그래서 아직은 배로 가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어디에서 출발하든 두가지 모두 길고도 복잡한 여정을 자랑하기 때문에 아일랜드에서 길게 머물지 않는 이상 이 곳을 여행하기로 마음 먹는 일도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다녀온 사람들이 진정 아일랜드 최고의 여행지로 꼽는 이 섬을 여행하지 않고 아일랜드를 지나간다면 이 또한 아일랜드 여행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감히 단언할 수 있을 만큼 엄청난 매력을 가지고 있는 곳이 바로 아란제도이다. 이 중 첫 번째 방법인 로사빌 항구에서 출발하기로 한 나. 버스에서 내린 후 페리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마침내 탑승 한 페리. 약 한 시간쯤 가야 최종목적지인 아란제도에 도착한다. '그러고보니 아일랜드를 여행하면서 배는 처음 타보는구나'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배 안에서 문득 내가 대서양에 위에 있다는 사실이 새삼 감동으로 다가온다. 말로만 듣던 대서양... 그 대서양을 이 두눈으로 담고 있는 것이다.

내가 대서양 위에 있다니... 이 감격적인 순간! 감동에 젖어 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들을 정신없이 감상하고 있었을 때 어느 덧 시간은 한 시간이 지나 저 멀리 섬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아란제도에서 가장 큰 섬이자 내가 오늘 하룻 밤 묵게 될 섬. 바로 이니시모어(Inis Mor)이다.

부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킬로난 호스텔(Kilonan Hostel)을 예약한 나. 4인실 도미토리의 방문을 여니 조용해서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던 방 안에 한 여자가 책을 보고 있었다. 여자: 안녕~ 너 어디서 왔어? 나: 난 한국에서 왔어~ 넌 어디서 왔니? 여자: 정말? 너 한국인이야? 난 캐나다에서 왔고 이름은 샤논이야. 네 성은 뭐니? 킴? 팍? 리? 나: 와~ 너 그걸 어떻게 알아? 내 성은 킴이야. 샤논: 난 제주도에서 2년동안 영어선생님을 했었어. 초등학생들을 가르쳤었지. 한국 떠난지가 한 5개월 됐는데 아직도 생생해. 이럴 수가! 역시 세상은 참 좁다. '가만 한국을 떠난지 5개월 밖에 안됐다면 내가 아일랜드에 있을때 한국에 있던 거 아닌가... 나: 난 지금 더블린에 10개월 째 머무르고 있어. 이제 다음 주면 아일랜드를 떠나고 한국에 돌아가기전 여행을 하고 갈려고. 한국은 어땠니? 좋았어? 샤논: 응. 제주도는 정말 아름다웠어. 서울도 두번 가고 부산도 갔었는데 정말 굉장한 기억이었어 나: 이야~ 너 그럼 한국말도 몇개 할 수 있겠구나? 샤논: 안녕하세요! 고마워요! 이게 다야~ 나: 2년동안 있었다면서 왜 한국말 더 안배웠어? 샤논: 한국말 너무 어려워서 배울 수가 없었어. 근데 너가 한국인이라니까 진짜 반갑다. 나: 그래...나도 네가 한국에 있었다니 더 반가워' '한국에서 있었다니...이따 저녁에 심심하진 않겠다 할 얘기도 많을 것 같고...' 날 만나자마자 샤논은 보고 있던 책을 놓고 정말 반가워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 곳에 도착하였을 땐 이미 1시가 다된 시각. 아침 일찍 출발하였기에 제대로 밥을 먹지 못했던 난 매우 허기가 몰려왔다. 샤논에게 점심을 먹었냐고 묻자 안그래도 자신도 먹으러 가려던 참이라며 같이 먹자고 하였다. 우리가 선택한 곳은 수제햄버거 집! 감자탕이 먹고 싶은데 아란제도에는 감자탕집이 없다며 농담을 하는 샤논의 모습을 보자 문득 웃음이 나온다. '아~ 나도 감자탕 먹고 싶다. 소주 한잔이 곁들여지면 더욱 좋겠지' 1년 가까이 못 먹은 감자탕... 샤논이 꺼낸 얘기에 가까이 있는 수제 햄버거도 맛있게 보이지 않는다.

어제 하이킹을 하도 많이 해 발이 아프다며 오늘은 숙소에서 쉴 거라는 샤논을 두고 난 이 섬을 자전거로 돌아볼 생각으로 항구 바로 옆에 있는 자전거 대여소로 향하였다. 자전거는 하루종일 대여에 10유로. 투어프로그램도 10유로였지만 직접 자전거를 타고 섬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일은 생각만 해도 멋진 일 같았다. 그렇게 해서 자전거를 타고 섬 구석구석을 누비는 여정이 시작되었다. 지구 반대편 유럽 서쪽에 위치한 나라 아일랜드. 그 중에서도 또 서쪽에 위치한 섬 아란제도. 그 섬 안에 내가 있다니... 자전거를 타고 보이는 풍경 하나하나가 벅찬 감격으로 다가온다. 맑은 날이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흐린 날에도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기분은 무척이나 상쾌하다.

아란제도의 길은 상당히 제주도와 비슷한 느낌이다. 바람도 많이 불고 곳곳에 돌담들도 정말 많다. 하지만 따뜻한 남쪽에 위치해 생각만으로도 따스한 느낌이 드는 제주도와는 달리 이 곳은 정말 뭔가 척박한 느낌이다. 그 옛날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은 대서양의 바람에 온 몸으로 맞서며 얼마나 힘들게 살았을까... 이 섬에 살고 있는 인구가 얼마나 작은지 사람보다 수레의 숫자가 더 많다 한다.

잔뜩 찌뿌린 하늘에도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가르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상쾌했다.

줄이 묶이지 않은 말들은 자유롭게 풀을 뜯으며 낯선 여행자를 반긴다.

바다를 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고

바다를 보며 잠든 어느 누군가의 넋도 있다.

돌담 안에서 자유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을 만났다

검은 소의 등에 자기 고개를 기대고 자고 있던 소. 가까이서 보니 자꾸만 입이 벌어지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피어나고 있던 찰나.

언제 그랬냐는 듯 정색하며 날 쳐다본다. 마치 수업시간에 자다가 선생님에게 걸렸지만 결코 자지 않았음을 피력하는 학생처럼... 이니시모어에서 만난 최고의 정색 소.

지금은 폐허가 된 오래된 아란제도의 전통 집. 딱딱한 돌로 만들어진 집을 보고 있자니 차가운 바람에 맞선 주민들의 강인함이 느껴지는 듯 했다.

마치 요새처럼 쌓여진 돌담들이 왠지 모르게 정겨웠다.

자전거를 계속 달려 Aran Light house에 도착하였다. 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있다고 브로셔에 소개되어있는 이 곳. 섬에서 가장 오래된 장소의 하나로서 바다를 향해 빛을 내고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이 곳에서 한다고 한다.

바다와 작은 집. 돌담과 푸른 잔디. 그리고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이 어우러지는 그림같은 풍경에 난 잠시 자전거를 멈추고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아직 가보지 않은 길에는 어떤 풍경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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