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주토피아를 보고

1. 사실 나는 이 영화를 그저 그런 애니메이션 중 하나로 여겼다. 일종의 편견이었는데, 그간 디즈니가 그저 그런 것들만 만든 게 아닌데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편견을 가지지 않으려는 것과 체화 되어 있는 건 다른 걸까? 영화 주토피아는 우리 시대의 디스토피아를 '귀엽게' 보여준다. 영화는 맹수들이 진화를 거듭해 마침내 같은 동물들을 잡아먹지 않는다는 발상에서 시작한다. 생쥐부터 사자, 코끼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동물들이 한 사회를 이뤄 살고 있다. 약육강식, 약자도태의 본능을 억제하고 공생하는 주토피아. 그런데 그곳에서 의문의 사건이 발생한다.

2. 물론 의문의 사건은 주인공이 해결한다. 스토리 자체만 보면 흔한 영웅담에 성장담이다. 거기에 미스테리 플롯을 더한다. 귀여운 동물들을 떼어놓고 보면 참 흔한 이야기인데, 다가오는 의미가 남다르다. 주토피아에 사는 동물들은 스스로 맹수들의 본능을 억제토록 한 것을 진화의 증거라 생각한다. 그것으로 자신들의 문명이 발전했다고 여긴다. 문명의 발전을 유토피아로 여기지만 실상은 다르다. 주인공 주디는 작고 가녀린 여성 토끼이다. 그런 그녀는 경찰을 꿈꾼다. 다들 그런 그녀의 꿈을 비아냥 거리거나 말리기만 한다. 각고의 노력 끝에 경찰학교 수석이 되지만 텃세에 시달린다. 이는 주디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시장의 보좌관인 양 역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 경찰서 안내를 맡은 살찐 표범 역시 일련의 편견에 의해 좌천된다.

3. 영화는 동물 사회를 빌려와 편견과 차별에 대해 이야기한다. 편견과 차별은 곧 폭력의 근간이다. 폭력은 우위에 서서-혹은 서기 위해- 가해지는데, 이는 다시 편견과 차별을 낳는다. 이 악순환을, 비열한 정치인들은 공포정치의 재료로 삼는다. '저들은 우리와 다르다, 저들은 나쁘다, 본성이 그렇다, 저들이 우리를 잡아먹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러기 전에, 우리가 그들을 잡아넣자.' 맹수들은 분명히 진화했다. 다만 누군가가 동물들 사이에서 거짓말을 하고 조작을 한다. 주디는 이 거짓말과 조작을 끝까지 파헤쳐 결국 진실을 밝혀낸다. 그러지 않았으면 주토피아는 포식자와 피식자의 갈등이 깊어져 종래에는 서로를 물고 뜯었을 것이다. 그네들이 퍼뜨리는 편견과 차별에 부화뇌동하면 서로가 서로를 파괴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들이 지속되면 체화될 것이고, 그때부터는 관성이 붙어 더 큰 편견과 차별과 폭력이 반복될 것이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면 우선 자신에게 체화되어 있는 편견과 차별이 무엇인지 마주해야 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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