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토피아(Zootopia, 2016) - "이게 뒤통수치기라는 거예요"

<최선의 애니메이션 형태와 새로운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에 관하여> 제1권 - TH의 예언

TH: 디즈니가 동물들이 떼로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고? 디즈니 애니메이션인데 공주가 등장하지 않는다니 좀 새롭긴 하군. 제목은 <주토피아>란 말이지? 시놉시스를 보니 영화는 안 봐도 뻔하네. 십중팔구 다음과 같이 진행될 것 같구만.

'육식동물과 초식동물, 포식자와 먹이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주토피아(Zootopia). 우선 귀여운 동물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주인공은 육식동물인 여우와 초식동물인 토끼. 도저히 협력하지 못할 것 같은 둘이 콤비를 이뤄 티격태격을 알콩달콩으로 바꾼다. 둘은 힘을 합쳐 멋지게 문제를 해결한다. 그리고 진정한 친구가 된다.'

애니메이션은 주로 어린아이들이 보는 장르인만큼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일 거야. 말초적 웃음을 이끌어내려고 패러디도 심어 놓았겠지? 서로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유토피아로 가는 출발점이라는 교훈도 주려 할 거고. 유명 배우들을 성우로 기용했을 테고, 인기 가수가 부른 OST도 빠질리 없을거야. 이래서 내가 애니메이션을 안 본다니까. 너무 뻔해.

<최선의 애니메이션 형태와 새로운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에 관하여> 제2권 - 태혁의 깨달음

태혁:

태혁: ​하지만 TH의 평가는 영화 <주토피아>의 진짜 핵심을 놓쳤다고 생각해. <주토피아>는 귀여운 동물 애니메이션이지만 매우 정치적인 영화이기도 해. 동물원을 뜻하는 영단어인 'Zoo'와 토마스 모어의 저서 <유토피아(Utopia)>를 합성한 '주토피아(Zootopia)'라는 제목은 기지 넘치는 작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야. '주토피아'라는 제목은 이 영화가 던지는 정치적 메시지를 응축하고 있어. 영화 <주토피아>는 인간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훌륭한 우화(寓話)인 것 같아.

태혁: ​내가 정말 놀란 지점은 '10 대 90 사회'에 대한 통찰이야. 영화 <주토피아>에서 언급되는 '10 대 90 사회'란 포식자인 육식동물이 10%이고 먹이인 초식동물이 90%를 차지하는 주토피아 사회를 뜻해. 주토피아는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그런데 권력을 쥐고 싶은 누군가가 다수인 약자의 공포를 조장함으로써 소수인 강자를 핍박하고 억압하려 한다면, 과연 누가 진짜 '포식자'인걸까? 진정한 유토피아라면 모든 종류의 차별과 배제와 억압이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이런 질문들을 곱씹게 만들어주는 영화가 바로 <주토피아>라고 생각해.

태혁: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이 벌어지는 약육강식의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다양성이 존중받는 평화로운 사회, 주토피아. '주토피아'에 포함된 '유토피아'는 토마스 모어가 만든 말로 'u(없다 혹은 좋다)'와 'topia(장소)'의 합성어라고 해. 'u'가 '없다'와 '좋다', 이렇게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워. '유토피아'는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장소'이지만 '좋은 장소'인 셈이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곳인만큼 엄청나게 좋은 어딘가가 바로 유토피아일 거야. 영화 <주토피아>를 보고 나면 그토록 좋은 유토피아를 실현 불가능한 이상향으로만 남겨둘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어. 유토피아란 '지금' 존재하지 않을 뿐, 모든 시도를 다 해본다면 언젠가 도달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이러면 나를 몽상가라고 부를 사람들이 많겠지만.

별 생각없이 재밌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기대하며 극장에 갔는데, 극장을 나올 땐 여러 생각들 때문에 머릿속이 가득 찼어. 극 중에 나오는 것처럼, 영화 <주토피아>는 "(애들이나 보는 그저 그런 애니메이션인 줄 알았죠?) 이게 뒤통수치기라는 거예요(it's called a hustle)"라는 대사를 내게 던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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