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최고의 영웅’ 세르지우 모루 판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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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반정부 시위대가 영웅을 발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렇게 보도했다. ▲‘브라질 사상 최악의 스캔들’로 불리는 페트로브라스 비리 사건을 진두지휘하는 세르지우 모루 판사(44)의이야기다. ▲모루 판사는 4일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해 비리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브라질 전·현직 대통령이 얽혀 있는 ‘최악의 사건’ 페트로브라스 스캔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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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치 골든골을 터뜨린 축구선수 같았다.”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얽혀 있는 대규모 비리를 파헤치고 있는 세르지우 모루 판사(44)에 대한 17일자(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다. 이 매체는 “호세프 대통령을 쫓아내자고 주장하는 반정부 시위대는, 모루 판사라는 영웅을 발견했다”고 평했다.


‘브라질 최악의 스캔들’ 파헤치는 40대 판사


모루 판사는 브라질 남부 파라나 주의 지방법원 소속이다. 지난해부터 브라질 반관반민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의 비리 수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WSJ은 “모루 판사는 페트로브라스와 관련된 20억 달러(2조 3300억원) 규모의 횡령 비리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브라질의 절대 권력에 칼을 겨눴다”고 했다.


페트로브라스 비리 사건은 ‘브라질 사상 최악의 스캔들’로 불린다. 1953년 정부 지분 60%로 출발한 페트로브라스는 1997년까지 브라질에서 석유·가스의 탐사, 시추, 생산 분야를 독점했다. 그러나 정부가 독점적 지위를 깨려는 조치를 취하면서 페트로브라스는 외국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이 회사는 이후 아르헨티나, 일본, 중국 등과 손을 잡고 사업 영역을 넓혀갔다.


2010년엔 시가총액 기준으로 페트로차이나(Petro China)와 엑슨모빌(Exxon Mobil)에 이어 세계 3위의 석유기업으로 올라섰다. 현재 페트로브라스의 시가총액은 20일 기준 약 39조 3000억원이다.


2010년 대선 앞두고 터진 스캔들의 서막


그런데 2010년 대선을 앞두고 사건이 터졌다. 페트로브라스가 체결한 수백만 달러 규모의 계약에 노동자당의 관계자들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브라질 시사주간지 에포카(Epoca)는 2010년 3월 “노동자당 재무장관인 바카리 네토가 페트로브라스와 관련된 건설 회사로부터 800만 달러(93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노동자당 소속이다. 그리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전 대통령이 집권했던 2003~2010년에 페트로브라스 이사회에서 의장을 맡은 이력이 있다. 이와 관련해 의혹에 불거졌지만 호세프는 2010년 10월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에포카가 2013년 8월 “페트로브라스의 자금이 호세프 대통령 캠프로 흘러들어갔다”고 보도한 것이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는 2013년 9월 “미 국가안보국(NSA)이 페트로브라스의 정보를 불법 도청했다”고 폭로했다.


이 과정에서 페트로브라스 임직원들의 대규모 비리가 드러났다. 결국 2014년 3월 페트로브라스 스캔들을 파헤치기 위한 수사팀, 이른바 ‘라바 자투(Lava Jato·고압분사기) 작전’이 시작됐다. 이 수사팀을 진두지휘한 사람이 모루 판사다.


호세프 대통령, 비리 의혹 불구하고 재선 성공


그 와중에 또 대선이 다가왔다. 야당은 페트로브라스와의 연관성을 언급하며 호세프 대통령을 걸고 넘어졌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부인했다. 의혹의 결정적 증거가 나오지 않은 채 치러진 2014년 10월 대선에서 호세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자 시민들이 분노했다. AP통신은 2014년 11월 “상파울루에서 2000여명의 시민들이 페트로브라스 스캔들을 문제 삼으며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2014년 11월 호주 G20 정상회담에 참석한 호세프 대통령은 “페트로브라스 스캔들은 브라질을 영원히 바꾸어 놓을 사건”이라며 사건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라바 자투 작전은 계속됐다. BBC는 2014년 11월 “작전 이후 브라질의 정·재계 실력자들이 그물망에 얽히듯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이 언급되기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14년 12월 “페트로브라스와 관련된 인사 4명이 삼성중공업으로부터 5300만 달러(580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비리 추적 과정에서 ‘삼성 연관설’ 나오기도


모루 판사의 칼은 대통령도 피해가지 못했다. 3월 4일 모루 판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룰라 전 대통령이 페트로브라스에게 사업권 청탁 명목으로 800만 달러(93억원)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BBC는 3월 4일 “룰라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룰라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 대통령에 대한 부당하고 불공정하며, 제멋대로인데다 불법적인 행위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풀려났다. 그런데 호세프 대통령이 무리수를 던졌다.


전 대통령 구속→ 현 대통령 비호→ 수사팀의 결정적 한방


호세프 대통령이 룰라 전 대통령을 내각 수석장관으로 임명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6일 “브라질에선 대법원만이 장관에 대한 수사 결정과 재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지방법원 판사인 모루가 (룰라에 대해) 손을 쓰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보도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나왔다. 모루 판사가 16일 오후 호세프 대통령과 룰라 전 대통령의 전화통화를 감청한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룰라 전 대통령을 장관으로 임명한다는 소식이 나온 지 불과 몇 시간 뒤였다. 가디언은 17일 “모루 판사가 공개한 녹취록은 브라질 사상 최악의 스캔들을 피하기 위해 룰라를 장관에 앉히려는 호세프의 음모를 암시하는 내용”이라고 보도했다.


다시 칼자루는 모루 판사의 손으로…


결국 룰라와 호세프의 운명은 다시 모루 판사의 손에 넘겨졌다. AP통신은 18일 “브라질 대법원이 관할 지방법원에 ‘룰라 전 대통령의 수석장관 임명을 유예하고,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하라’고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0일 “페트로브라스에 대한 수사로 전·현직 대통령은 물론 13년 동안 노동당이 누린 지배적 위치에도 위기가 찾아왔다”고 했다.


‘브라질 최고의 영웅’ 세르지우 모루 판사를 소개합니다 / 팩트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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