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릿 스타일 룩이 간지 있는 이유

이런 물음으로 시작해 보자. '간지'가 뭘까? 요즘 심심치 않게 들리는 단어다. 이 말의 의미가 대충 뭔지는 알겠다. '멋있다'는 뜻 인거 같기는 한데, 정확한 의미를 도통 모르겠다는 말씀. 이단어의 쓰임이 이상한 것은, 여성한테는 잘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확한 의미를 확인하기 위해 2007년판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다음 단어의 뜻만 나와 있다.

간지(奸智) ; 간사한 지혜

흠, 이 의미가 아니라는 건 삼척동자가 봐도 알 것이다. 헌데, 일본 아니메나 영화를 보다보면, ‘간지르’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자막 해석을 보면 ‘느낌’을 일본어로 ‘간지’라고 하는 모양이다.

좀 더 살펴보니 ‘간지’란 ‘感じ’, 즉 ‘감정(感情)’의 일본어 발음이란다. 이것이 ‘폼 나다’, ‘멋있다’라는 의미로 확대된 것 같다. 여성에게는 ‘엣지’, 남성에게는 ‘간지’인가? (흠...그런 모양이다.)

내가 이 물음으로 이 콜렉션의 카드를 시작한 이유는 이태리 남자들의 ‘간지’나는 일상 패션 스타일 때문이다. ‘간지’라는 단어 이외에는 이들의 ‘멋짐’을 마땅히 표현할 단어가 생각나지 않았다.('엘러간차'라는 말 보다 직관적으로 머리에 박히는 말이 이 '간지'였다.)

아래 사진은 같은 장소를 지나다니는 이태리 남성을 스트릿 패션 블로거들이 찍은 사진이다. (누구나 많이 본 유명 스트릿 사진사들이 찍은 룩 사진이다.) 물론 이 장소가 해마다 이태리에서 열리는 피티워모 현장이기는 하지만 패션계와 관계없이 그냥 지나가는 행인들도 많다고 한다.

어쨌든, 사진에 담긴 남성들의 모습에서 ‘스타일은 그 사람 자체를 표현한다.’, ‘패션은 변하지만 스타일은 영원하다.’는 말을 실감했다.

세 사람 모두 목적지가 있는 듯하다. 똑같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다. 스타일은 모두 다르지만 하나같이 간지가 흐른다. 그냥 일상적인 캐주얼 차림이다. 너무 편해 보인다. 아래 두 사람이 든 백도 너무나 평범하다. 헌데,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포스가 넘쳐흐른다.

첫 번째 사진의 남성은 자신의 겉옷을 오른쪽 어깨에 걸치고 있다. 네이비 계통의 겉옷 같다. 파란색이 들어간 체크 셔츠와 화이트 치노 팬츠에 브라운 테슬 로퍼 차림이다. 선글라스 때문에 표정은 알 수 없지만 매우 여유로와 보인다.

두 번째 사진의 남성은 검은색 페도라, 흰셔츠, 데님바지 그리고 화이트 레이스업 슈즈를 신었다. 아, 근데...이 남성, 스타일의 아우라가 장난 아니다. 세미 배기 데님 팬츠 인것 같은데, 핏이 예술이다.

짧게 커팅된 바지 끝단과 화이트 슈즈를 이어주는 저 양말 센스는 저 스타일의 방점이 아닐 런지. 키도 그리 크지 않고, 짧은 바지 기장 때문에 다리가 짧아 보이는 듯하지만, 이 모든 단점을 상쇄할 만한 핏의 조화가 간지를 느끼게 한다.

마지막 남성은 파란 계통의 더블브레스트 자켓에 체크 슬랙스 그리고 진한 그레이(그림자 때문에 네이비 색상 같기도 하다) 데저트 부츠로 마무리 했다. (데저트 부츠에 딱 떨어지는 저 슬랙스 기장이라니!) 가방은 캔버스와 가죽으로 이루어진 베이지 토트백.

이 사람의 최고 아이템은 저 데님 소재의 더블 브레스트 재킷인 듯하다.(사진이 선명하지 않아 확실치 않지만 데님 소재일 확률이 90%). 재킷 자체가 멋지니 다른 걸 간소화 한 절묘한 센스가 돋보인다.

옷좀 입는다고 생각하는 한국 남성이라면, 위 사진 속 남성들이 입은 아이템을 적어도 하나 이상은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왜 저들과 같은 간지가 없을까? 아마도 내가 생각하기에 색과 핏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들의 옷은 몸과 하나가 되어 움직인다. 걷고 있는 중에도 옷이 몸의 움직임을 따라 자연스럽게 타고 흐르는 느낌이다. 첫째 사람은 여유롭게 목적지로 가는 것 같고, 두 번째 사람은 캔음료를 흘리지 않도록 마시고 있으며, 마지막 사람은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을 잊고 있는 듯해 보인다는 점이다. 우리는 옷이 우리와 일체가 될 때 편안함을 느끼며 옷을 입었다는 자체를 잊는다. 하지만 신발이 발에 맞지 않거나, 벨트가 허리에 맞지 않을 때, 모든 신경이 신발과 벨트로 쏠린다. 그리고 계속 신발과 벨트 생각에 거북함을 느끼게 된다.

결국 우리가 스트릿 스타일을 보면서 ‘간지’를 느끼게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옷을 입은 주체가 바로 옷을 입었다는 사실을 잊고 자신의 목적을 진지하게 추구할 때다. 이런 것을 일러 이태리 사람들은 ‘엘러간차’라고 하는 것일 게다. 멋을 부린 사람이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그 경지 말이다.

세 사람은 각기 다른 차림새로 어딘 가를 향해 가고 있다. 무슨 일을 하러 가는지 궁금해 지는 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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