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축구] 슈틸리케호를 향한 비판은 과연 옳은가?

[청춘스포츠 3기 봉예근] 슈틸리케호가 이번 태국 원정에서 0:1로 가까스로 한 점차 무실정 승리를 하면서 8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라는 한국 축구에게 의미있는 이정표를 세웠다. 8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라는 역사에 많은 찬사가 있었지만, 적지 않게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 경기력에 대한 비판이 존재했다.

특히 일반 축구 팬들 사이에서 나온 비판의 수위는 높았다. 물론 한 수 아래의 전력을 가진 팀들에게 고전한 것은 사실이라 비판은 존재 할 수 있고, 근거에 기인한 올바른 비판은 대표팀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기에 환영 받아야한다. 하지만 슈틸리케가 이번 2연전을 통해 얻고자 했던 바를 대부분의 이들이 알지 못해서 생겨난 비판이기에 아쉽다. 이번 2연전을 통해 슈틸리케가 진짜 원했던 부분이 무엇인지, 나아가 슈틸리케호를 향한 비판이 얼마나 성급한 행동인지 고심해봐야 한다.

훌륭한 팀은 무엇인가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한 팀들은 크게 세가지 공통점을 가졌고, 그 공통점이 팀을 역사에 새겼다. 훌륭한 팀은 첫째, 확고한 그 팀만의 철학이 있었다. 팀 색깔로 대변되는 그 팀만의 고유한 정체성이 곧 철학이다. 확고한 이 철학(방향성)이 이전에 없던 전술과 방향성을 보여주었다면 훌륭한 팀이 아니라 위대한 팀이 되었다. 팀들은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훈련, 실전경기 등을 통해 경기장에서 실제로 구현되는 경기력을 가다듬는다.

이런 훈련과 실전경기를 통해 팀이 원하는 경기력이 실제 경기에서 발현되기를 원한다. 철학을 실제로 경기장에서 구현하는 '좋은' 경기력이 철학 다음으로 훌륭한 팀을 결정짓는 요소이다. 철학을 바탕으로 한 좋은 경기력을 통해 팀은 궁극적인 목표, 승리를 원한다. 승리가 모든 것은 아니지만, 승리야 말로 모든 팀들의 지상과제이고 승리를 위해 철학과 경기력이 중요시 되기에 승리가 곧 좋은 팀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즉, 철학(방향성), 경기력, 승리 이 세가지가 어떤 팀을 규정하고 평가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될 수 있다.

슈틸리케호는 어떤가.

철학, 경기력, 승리 이 세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슈틸리케호가 걸어온 길을 평가해보자. 슈틸리케는 독일 사람이지만 선수 경력에 대부분을 스페인 무대에서 보낸 사람답게 공의 점유와 패스를 중요시 생각하는 지도자이다. 미드필드 지역에 공의 점유와 패스를 위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선수를 반드시 기용한다. 또한 패스 흐름과 공 점유를 위해 전형적인 골잡이 유형의 공격수보다 연계에 능한 공격수를 선호한다. 자신만의 확실한 철학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기 내적인 철학 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으로도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한국 축구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었다. 선수 선발을 위해 K리그 클래식 뿐만 아니라 K리그 챌린지는 기본으로 대학무대까지, 국가대표 후보 범위안에 들어가는 모든 선수들에 경기를 보기 위해 쉬지 않고 선수들을 관찰했다. 경기 내·외적으로 확실한 철학을 가지고 철학에 맞춰서 행동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독일 사람답게 승리를 갈망한다. '축구라는 것은 22명이 플레이해서 마지막은 독일이 이기는 스포츠다'라는 독일 사람들의 승부사적 기질을 리네커가 잘 표현하지 않았던가. 슈틸리케는 이번 8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비롯해서 부임기간 동안 펼쳐진 25경기에서 19승을 챙기면서 82%의 높은 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누군가는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을 전혀 만나지 않은 반쪽에 불과한 기록이라 폄하를 하지만, 히딩크 이후 최고의 승률을 기록했던 것이 조광래 감독 시절 기록했던 57.1%라는 사실을 알면 절대 폄하 할 수 없을 것이다.

철학과 철학의 궁극적인 목표인 승리라는 부분에 있어서 역대 어느 감독보다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는 슈틸리케가 이번 2연전을 통해 비판 받아 마땅한지는 의문이다. 물론 비판에 화살이 직접적으로 감독에게 향하지는 않고 선수들에게 향하고 있지만, 선수를 기용하고 결과를 내는 것은 감독의 몫이기에 선수 비판은 곧 감독을 향한 비판이 될 수 있다.

조광래, 최강희, 홍명보는 왜 떠나게 됬는가.

슈틸리케호를 향해서 시작되고 있는 비판의 화살들에 대해서 고심해 봐야 하는 이유는 최근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맡았던 감독들이 무엇 때문에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성공적이였던 남아공 월드컵을 뒤로 하고 차례대로 선임된 이 세 감독은 모두 불명예스럽게 자리를 내려오게 되었다.

조광래는 훌륭한 경기 내용으로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을 마쳤지만, 브라질 월드컵 2차 예선에서의 부진과 숙적 일본에게 참패가 더해져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다. 그는 '만화축구'라는 별명에 특색있는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지도자였지만, 내용과 승리라는 요소를 완전히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물러나게 됬다.

이어서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까지만 감독직을 수행하기로 한 시한부 감독 최강희는 철학과 내용은 포기한채 완전히 승리에만 몰두했다. 폭탄 돌리기 끝에 맡은 감독직인데다 시한부 감독인 그에게는 최종예선 통과만이 필요했고, 필요한 승점만 챙겨가면서 우즈베키스탄에 골득실 1점 차이로 대표팀을 브라질로 보낼 수 있게 된다. 철학과 내용이 없었던 최강희에게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고, 클럽에서의 성공도 무시당하는 수모를 겪으면서 자리에서 물러난다.

또다시 시작된 폭탄 돌리기에 희생양은 런던 올릭픽 동메달의 신화를 쓴 홍명보였다. 어떠한 성인 팀도 맡아보지 못한, 경력에 시작을 알리고 있는 젊은 감독에게 가장 큰 무대인 월드컵에서 성공을 거두기에는 1년이라는 시간은 너무나도 짧았다. 이름 값에 연연하지 않고 소속팀에서 활약하는 선수 위주로 선수단을 구성하겠다는 그의 철학은 짧은 시간이 주어졌다는 현실 앞에서 무너져 내렸고,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은 바닥을 치면서 경기력은 엉망이였다. 당연하게 브라질에서 대표팀은 21세기에 맞이한 월드컵 중에 가장 처참하게 실패를 하게 된다. 철학, 경기력, 승리 모두를 잡지 못한 감독에게 더이상에 시간은 없었고, 한국 축구의 영웅은 그렇게 물러났다.

하지만 이 3년간의 지독한 실패가 과연 이 세 감독만의 잘못인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선구자적인 전술과 경기 운영능력을 가진 조광래를 숙적 일본에게 참패한 것과 당장의 경기력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경질한 것은 축구협회의 독단이 아니였다. 한 경기에 일희일비하는 대중들이 그를 경질 시켰다. 불안한 상황 속에서 당장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감독직을 한사코 거부하던 최강희를 앉혀서 최강희 개인의 명성에 먹칠을 했다. 시한부 감독이 떠나자 런던 올림픽 동메달 신화에 빠져있던 대중들은 홍명보를 원했고, 축구협회는 그를 대표팀 수장 자리에 앉힌다. 당연한 실패를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대중들은 다시 한번 홍명보를 공격했고, 한국 축구에 위기를 모른 척 할 수 없어서 감독 자리에 앉았던 축구 영웅은 입국장에서 축구팬이 던진 엿을 맞으면서 굴욕적으로 퇴장한다. 누가 감독을 앉히고 경질시켰는가. 아이러니하게도 축구 대표팀을 가장 사랑하는 대중이 실패의 3년을 가져온 것이다.

슈틸리케는 잃지 말자.

이렇게 우리 대표팀은 세명의 아주 유능한 감독을 순식간에 잃었다. 원색적인 비난을 받으면서 사퇴했던 이 감독들이 다시 대표팀 감독 자리에 스스로 앉는 게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것은 감독 선임 역사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제는 이런 식으로 좋은 감독을 잃으면 안된다. 슈틸리케는 지금 누가봐도 '좋은' 감독이다. 하지만 조광래가 좋은 철학을 가진 감독이었지만, 그가 승리라는 요소를 조금씩 충족시키지 못하자 비난이 쇄도했다. 한순간이다. 슈틸리케가 '좋은' 감독으로 평가 받는 이유는 철학을 가지고 '승리'를 하기 때문이다. 이 '승리'라는 요소를 놓치기 시작하면 그 또한 수많은 비난의 화살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축구에서 강팀은 강한 팀이 아니다. '승리'하는 팀이 강한 팀이다. 슈틸리케는 몇 년간 대표팀을 지배했던 패배라는 요소를 단숨에 떨쳐냈고, 아시안컵을 통해 대표팀을 승리의 팀으로 만들었다. 재임기간 동안 비교적 약체들만 슈틸리케는 상대했지만, 그 약체들 사이에서 우리가 이렇게 호령했던 시절이 21세기에는 처음이다.

그렇다고 슈틸리케가 오직 승리만 바라보는 근시안적 시야를 가진 감독도 아니다. 승리를 챙기면서도 매경기 실험을 반복해 자신의 철학과 현실에 적절히 조화되는 선수들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있다. 이번 2연전을 통해서도 새로운 선수와 새로운 전술을 시도하면서 승리를 거두었다.

어두웠던 과거를 떨쳐냈고, 승리로 현재를 휘어잡으면서 명확한 목표와 비전으로 미래를 그려가는 감독이 이끄는 팀에게 대중의 비판은 아쉽다. 월드컵 우승국 독일도 철학, 경기력, 승리라는 3요소를 모두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데, 한국 대표팀이 3요소를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비난 받는 것은 옳지 않다. 아직 한국은 세계 축구판에서 낮은 위치에 속하는 축구 약소국이다. 비난보다는 응원과 관심이 필요한 위치인 것이다.

올바르지 않은 방향으로 가는 배에 바람을 불고 흔들어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배에게 과도한 바람은 배를 침몰 시킬 뿐이다. 러시아 월드컵까지 슈틸리케호에게 주어진 시간을 대중들이 존중하고 신뢰해야 러시아 땅에서의 영광이 있을 것이다.

사진 - FC바르셀로나, 대한 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We Make Sports Media 청춘스포츠

ⓒ청춘스포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미디어 스포츠 콘텐츠를 생산하고 스포츠 SNS 마케팅 사업을 진행, 국내 최대 종합스포츠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주)스포티즌 SNS 마케팅팀이 운영하는 미디어 청춘스포츠 공식 빙글 계정입니다.
Follow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