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팽이

당신이 아끼는 길고양이의 이름. 사람으로 따지면 돌도 지나지 않은 갓난아기 때 찾아와 지금껏 당신의 곁에 함께 하고 있는 팽이처럼, 당신이 부르면 쪼르르 달려가고 가만히 바라보면 절로 온순해지는 그런 속성을 팽이와 나는 어쩌면 점점 닮아가는 것도 같다. 당신을 기록하는 책을 쓰고 싶다고 했던 게 벌써 그렇게나 지났나 싶을 만큼 글자들이 차곡차곡 적혀가고 있다. 그러던 어떤 하루 우리는 서로를 위한 노트를 만들었고, 어느새 이 노트는 내가 어디를 가든 가방에 항상 들어있는 물건이 되었다. 책을 쓰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날, 우리는 장난처럼 출판사 이름도 만들었다. 덕분에 당신의 고양이는 단숨에 출판사 사장묘이자 상표권묘가 되었다. 이런 사소한 대화로도 까닭이 없어도 그저 좋은 것, 혹은 서로 말 없이 바라보기만 해도 대화가 되는 것. 말 없는 동물이 실제로는 자신의 기분을 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처럼. 바라보고 있으면 웃음이 난다. 당신이 거기 있어서.

그 영화에 이 세상은 없겠지만, instagram.com/cosmos__j brunch.co.kr/@cosmo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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