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퍼 이상현 "글씨는 마음이다."

사람의 얼굴은 사십 대가 되면 생각하고, 살아온 것이 얼굴에 그대로 묻어난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람의 글씨는 어떨까? 요즘처럼 글을 쓰는 일이 익숙지 않은 현대인의 손으로 쓴 글을 보면, 과거 열심히 샤프심을 갈면서 혹은 연필을 깎으면서 또박또박 쓰려고 했던 글과 너무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꼭 글씨를 또박또박하게 잘 써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를 나타내는 하나의 상징이기에 우리는 글씨에도 나름의 정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얼굴이 그 사람이 살면서 생각한 것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한다면, 글은 그 사람이 살면서 가진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니까.

이성현 선생님은 강연을 마치면서 이런 말씀을 덧붙이셨다. "글씨는 마음입니다. 말을 한 번 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기 때문에 무섭다고 합니다. 하지만 글은 기록으로 영원히 남기 때문에 더 무섭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좀 더 책임감을 느끼고, 진심으로 써야 합니다. 봄날은 간다는 말이 있는데, 봄은 가는 것이 아니라 오는 것입니다. 봄, 좋은 생각, 이상적인 생각을 간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말씀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은 함부로 하면 주워 담을 수 없으니 조심해야 하지만, 글은 영원히 기록으로 남는다. 과거 조선 시대 왕들이 정사에 조심하려 했던 이유는 왕의 행적을 기록하는 사관 때문이었다. 폭군으로 유명한 연산군조차 "내가 무서워하는 것은 역사"라고 했다고 한다.

글은 우리의 마음을 나타내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멋진 예술이다. 소중한 사람에게 쓴 감사 편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쓴 연애편지, 잘못해서 쓴 반성문 같은 글조차 시간이 지나고 다시 읽어보면 아련한 추억이자 그때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예술이 된다. 새삼 글씨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http://nohji.com/3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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