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하는 보람, 정규1집까지 걸린 시간

빠르게, 더 빠르게. 음원시장의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가수들도 바빠진다. 공백이 길면 안 된다. 작업 기간도 짧아야 한다. 정규보다는 미니, 미니보다는 디지털싱글이 환영 받는다.

그래서 한 아티스트의 음반을 사서 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듣고 또 듣던 그런 이야기는 이제 영화 속에서나 볼법한 이야기가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가수들은 정규 앨범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왜냐, 누구나 낼 수 있지만, 아무나 낼 수는 없는 ‘요물’이 정규 앨범이기 때문이다.

아이돌도 예외가 아니다. 정규 앨범을 품에 안았을 때가 아이돌 하는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그래서 알아봤다. 아이돌이 정규 1집을 발표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 보이그룹, 1~2년 전후로 승부수..장수생 드물어

최단 기록은 위너다. 위너는 지난 2014년 8월 정규앨범 ‘2014 S/S’로 데뷔했다. 위너와 동기 급인 아이콘도 ‘데뷔앨범=정규1집’. 그러나 ‘하프 앨범’이라는 형식으로 1집 수록곡 음원들을 두 차례 나눠 공개했고, 이에 앞서 '취향저격'을 선공개곡으로 발표했기 때문에 이 사이에 공백이 생겼다. ‘취향저격’ 발표일인 2015년 9월부터, 1집 ‘웰컴 백(WELCOME BACK)’ 모든 음원이 발매된 2015년 12월까지 3개월이 소요됐다.

샤이니도 초단기 그룹 중 하나다. 데뷔곡 ‘누난 너무 예뻐’(2008년 5월 발매) 후 3개월 만에 1집 ‘더 샤이니 월드(The SHINee World)’로 활동을 이어갔다. 다음은 빅뱅. 2006년 8월 ‘빅뱅 퍼스트 싱글’부터 1집 ‘빅뱅 볼륨1(BigBang Vol.1)’까지 겨우 4개월이 걸렸다.

최근 데뷔 후 첫 1위로 경사를 누리고 있는 갓세븐은 10개월이 걸렸다. 2014년 1월 미니앨범 '갓 잇(Got it)?'으로 데뷔한 후, 같은 해 11월 1집 '아이덴티파이(Identify)'를 내놨다. B1A4는 데뷔 11개월 만에 1집을 선보였다. 2011년 4월 데뷔앨범 ‘렛츠 플라이(Let's Fly)’를, 2012년 3월 1집 ‘더 B1A4 이그니션(THE B1A4 IGNITION)’을 제작했다.

인피니트, 방탄소년단, 씨엔블루, 2PM, 엑소, 블락비, 빅스, 비스트 등은 데뷔 후 1~2년 사이 1집을 발표했다.

1~2년 그룹 중에서는 인피니트(2010년 6월~2011년 7월)가 13개월로 가장 짧았다. 뒤를 이어 방탄소년단(2013년 6월~2014년 8월)과 씨엔블루(2010년 1월~2011년 3월)가 14개월을 기록했다.

'짐승돌'이라는 수식어를 만든 2PM(2008년 8월~2009년 11월)은 1년 3개월이 걸렸다. 엑소의 경우, 엑소케이(EXO-K), 엑소엠(EXO-M)의 프롤로그 싱글을 기준으로 했다. 2012년 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1년 5개월이 소요됐다. 블락비(2011년 4월~2012년 10월), 빅스(2012년 5월~2013년 11월)는 1년 6개월로 같았다. 비스트(2009년 10월~2011년 5월)는 1년 7개월만에 1집을 선보였다.

B.A.P, 틴탑, 비스트는 2~3년이 걸렸다. 상대적으로 오랜 수고를 들여 1집을 완성했다.

B.A.P(2012년 1월~2014년 2월)는 2년 여(정확히는 2년 1개월)가 걸렸다. ‘칼군무 아이콘’ 틴탑(2010년 7월~2013년 2월)은 2년 7개월 만에 1집을 품에 안았다. 지난달 컴백한 비투비는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난 2012년 3월부터 2015년 6월까지 3년 3개월이 소요됐다. 그 사이 미니앨범을 6장이나 발표했다.

# 걸그룹, 2~3년 차 사이..소녀시대 가장 빨라

걸그룹은 보이그룹에 비해 기간도 길 뿐더러, 아직 앨범을 발표하지 못한 그룹도 상당수 존재했다. 그 가운데 소녀시대, 티아라가 활동 3~4개월 차에 1집을 발표하며 선두에 섰다.

걸그룹 최단 기록은 소녀시대다. 데뷔 3개월 만에 1집 ‘소녀시대’를 발표했다. 데뷔곡은 2007년 8월 발표한 ‘다시 만난 세계’였다. 티아라도 빨랐다. 2009년 7월 ‘거짓말’로 데뷔하고 4개월 후 정규 1집 ‘앱솔루트 퍼스트 앨범(Absolute First Album)’를 공개했다.

미쓰에이, 에이핑크, 레드벨벳, 씨스타, 2NE1, f(x), 포미닛 등은 2년 안에 1집을 발표했다.

미쓰에이(2010년 7월~2011년 7월)는 정확히 1년이 걸렸다. 에이핑크(2011년 4월~2012년 5월), 레드벨벳(2014년 8월~2015년 9월)은 13개월, 씨스타(2010년 6월~2011년 8월)는 14개월로 뒤를 이었다. 2NE1(2009년 5월~2010년 9월)은 1년 4개월이 걸렸다.

f(x)의 데뷔곡 ‘라차타(LA chA TA)’부터 정규1집 타이틀곡 ‘피노키오’까지 1년 7개월이 소요됐다. ‘라차타’는 2009년 9월, ‘피노키오’는 2011년 4월에 발표됐다. 포미닛(2009년 6월~2011년 4월)은 1년 10개월만에 발표했다.

시크릿부터 마마무, 애프터스쿨 등은 2년 이상 소요됐다.

2009년 10월 데뷔한 시크릿은 2주년을 맞아 2011년 10월 1집을 발표한 바 있다. 혜성 같이 가요계에 등장한 것 같은 마마무도 첫 음원부터 1집까지 2년 1개월이 걸렸다. 데뷔에 앞서 범키, 케이윌, 긱스, 휘성 등과 함께 프로젝트 음원을 발매하고 활동에 시동을 걸었는데, 이 프로젝트의 첫 곡 ‘행복하지마’가 2014년 1월에 공개됐다. 1집 ‘멜팅(Melting)’은 올 2월에 발매됐다.

애프터스쿨(2009년 1월~2011년 4월)은 2년 3개월, 걸스데이(2010년 7월~2013년 3월)는 2년 8개월 만에 새 앨범을 발표했다.

나인뮤지스, 레인보우는 3년 이상으로 장기 레이스에 성공한 케이스다. 2010년 8월 데뷔한 나인뮤지스는 2013년 10월에 1집을 냈다. 레인보우도 오랜 기다림 끝에 1집 ‘레인보우 신드롬(Rainbow Syndrome)’을 완성했다. 1집 수록곡을 파트1, 파트2로 나눠 공개했는데 파트2 음원이 공개된 것이 지난 2013년 6월로, 2009년 11월 데뷔 후 3년 7개월만이었다.

# ‘정규1집= 브랜드 가치’의 의미

가수가 정규 앨범을 낸다는 것은 자신의 이름에 브랜드 가치가 생겼다는 의미다. (빵빵한 홍보 때려박지 않는 타이틀곡 이외) 앨범 수록곡들의 경우, 누가 불렀냐에 따라 리스너들이 재생 버튼을 누를지 말지 결정하기 때문이다.

“‘정규 1집!’이라고하면 가수로서 성취감이 크죠. 내가 정규를 낼 정도가 됐구나 그런 의미로. 사실 회사 입장에서 밑도 끝도 없이 정규 좀 내볼까 그런 식은 아니거든요.”(가요관계자 A)

“정규는 사실 돈도 많이 들고 위험한 카드예요. 그래도 낸다는 건 위치가 그만큼 올라갔다는 거겠죠. 제작자들 사이에서 ‘우리 정규낸다’는 건 ‘우리 잘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방법이기도 해요.”(가요관계자 B)

숨 쉬는 것 하나까지 홍보 도구가 되는 연예계에서 정규라는 큰 이슈를 묻어둘리 없다. 그래서 부작용도 있다.

“요즘은 또 정규도 정규 나름이 됐어요. 전에 냈던 미니앨범 두 장 붙이고, 인트로, 아웃트로 넣어서 정규로 포장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걸 진짜 정규라고 하긴 어렵다고 봐요. 정규는 작업 시간도 길고, 고생도 많이 해요. 몇 시간 내서 한 곡 부르고 그러는 게 아니니까. 앨범마다 색깔이라는 게 있잖아요. 튀는 곡을 넣기가 애매하거든요. 그럼 곡 수집하고, 편곡하고, 부르고, 후반작업하고 반복해요. 힘들죠. 돈도 많이 들고 그래도 하는 건 ‘의미’예요.”(가요관계자 C)

아이돌에게 정규 앨범은 꿈이다. 팬들에게 공백은 곧 ‘장거리 연애’를 의미하고, 그 말은 ‘결별의 가능성’으로 연결된다. 공백을 최소화하고, 팬들과 끈끈한 거리를 유지하는데 정규 앨범은 큰 모험이 된다.

“아이돌한테는 꿈이죠. 만들기도 힘들고 공백이 너무 길어지니까 선뜻 나서기가 힘들거든요. 디지털싱글이나 미니앨범이 몸풀기였다면, 정규는 본 게임이랄까요. 본 게임에서 지면 타격도 크잖아요.”(가요관계자 D)

데뷔만 하면 탄탄대로일 것 같은 아이돌 세계지만, 정상에 서기 위해 정복해야 할 과제들은 이후에도 쉴틈없이 몰아친다. 대개 정규1집을 발표했을 때의 감격, 앨범표지에서 풍기는 잉크 냄새가 마르기도 전에, 언제 두번째 정규 앨범을 낼 것인지 또 다른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 한 가지, 1집을 낸 아이돌의 절반 정도만이 2집을 내는데 성공했다.

사진 = 뉴스에이드 DB, 각 앨범 재킷사진

그래픽 = 이초롱

임영진기자 plokm02@news-ade.com

완전히 새로운 엔터미디어 통통 튀고 톡 쏘는 뉴스! 뉴스에이드
Follow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