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6

아스팔트 위로 돌연 굵은 빗방울들이 후드득 떨어진다.

거리를 걷던 행인들이 인제히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 펼쳐 든다.

모두들 오늘의 일기 예보를 충실히 숙지한 채 길을 나섰나 보다.

거리는 곧 색색의 우산들로 물결을 이룬다.

나에게는 우산이 없다.

예측 불가능한 인생을 사는 것은,

오로지 나뿐인가.

빗속은 생각보다 아늑하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팔을 앞뒤로 흔들며 걷는다.

버스 정류장에서 발을 멈춘다.

저녁의 정거장,

길들은 여러 갈래로 벋어 있다.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다만 가장 먼저 도착하는 버스에 무작정 올라타지는 않을 것이다.

두 손을 공중으로 내밀어본다.

손바닥에 고인 투명한 빗물을 입술에 가져다 댄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서울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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