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모(25)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1시쯤 인천 부평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인터넷에 올라온 ‘중고 아이폰을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연락한 뒤 물건만 받아챙겨 달아난 혐의였다.
단순 사기사건이었지만, 경찰 조사과정에서 진씨의 ‘과거’가 드러났다. 진씨는 비슷한 물품사기로 3년형을 살고 나온 지 4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고, 이미 30여 차례 물품사기를 전력이 있었다. 25세인 진씨의 전과는 40범이 넘었다.
진씨는 16살부터 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방을 들락거리면서 경찰 추적을 피하는 수법도 차츰 진화했다.
그는 아이폰을 판매하겠다는 글을 올린 사람에게 연락해 “물건 상태를 보고 구매를 결정하겠다”며 퀵서비스로 물건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퀵서비스 기사에게 전화해 “지금 집에 없다”며 배송지를 중간에 바꿨다. 피해자들은 진씨가 알려준 집주소를 믿었지만 가짜 주소였다. 진씨가 사용한 휴대전화도 대포폰이어서 추적도 불가능했다.
진씨는 아이폰만 노렸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중고품 가운데 가장 값을 많이 쳐준다”고 진술했다. 이렇게 챙긴 아이폰은 인터넷에 되팔았다. 드러난 피해자는 6명, 피해액은 약 500만원이었다. 경찰이 조사 중인 유사사건까지 합치면 피해액은 1300만원에 이른다.
진씨는 돈의 대부분을 스포츠 도박에 쓴 것으로 조사됐다. 체포될 당시 진씨는 직업을 구하고 있었다. 그는 “안정된 직장이 있으면 불구속 수사를 받을 수 있고, 조사 중 피해자와 합의하면 형량이 감경되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