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왜인지 억울하여 이런 거나 하고 앉았다

카페가 벌써 더워 겉옷을 벗었다

에어컨이 고장이 난 건지 

몇 번인가 몇 명의 스텝이 다녀갔다

여긴 해 더운 3층인데


얼마 안 가 양 소매까지 걷어붙였다

몇 백 원을 아끼려고 시킨 따뜻한 커피가 

덩그러니 저만치 놓여있다

나는 뭐하러 뜨거웠던가


창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지붕 위를 뛰어다니는 상상을 했다

오늘은 왜인지 억울하여 이런 거나 하고 앉았다

내일은 바다를 보러 가야지

잔잔하거나 꼭 파란색은 아니래두

지평선에 가 닿는 기다란 시각을 가지러나 가야지

비가 온다 했지만 나는 또 고집을 부렸다


언젠가는 이 땅을 떠나야 한다

잊혀지는 것보다는 

잊는 것이 더 낫기에

나는 뭐하러 뜨거웠던가


잡초가 꽃보다 더 낫다

실수가 나보다는 더 빨리 자란다

예뻐하실 님이라면

나만 쏙 화분에 담아 가셔요 

당신의 침대 곁이라면 언제까지나 작은 나라도 또 좋겠구요


4월의 날씨에도 나는 내복을 못 벗었다

문 밖을 나서는 일에 

그렇게나 자신이 없어지곤 한다

오늘은 왜인지 덥고 또 억울하여 이런 거나 하고 앉았다

여긴 해 더운 3층인데

W 상석.

P Bertrand Zuchuat.


2016.04.12


시로 일기하기_오늘 날씨 어쩐지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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