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당신의 페이스북 계정이 삭제될 수 있다

Fact

▲가명 계정으로 페이스북을 사용하다가는 하루아침에 계정을 삭제당할 수 있다. ▲웹툰 ‘조선왕조실톡’의 작가 ‘무적핑크’(본명 변지민‧27)는 이런 이유로 5년간 써오던 계정을 잃었다. ▲송가희(가명‧38)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페이스북은 △계정 사용자가 본인임을 소명해도 실명이 아니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계정에 있던 자료를 옮길 시간을 달라는 요청도 수용하지 않았으며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공개해놓지 않아 문의사항을 이메일로 주고받게 했고 △분쟁이 생기면 미국 캘리포니아 법정에서 해결도록 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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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조선왕조실톡’으로 유명한 작가 ‘무적핑크’(본명 변지민‧27)는 “페이스북을 상대로 이번주 안에 민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변지민씨는 3월 10일 페이스북으로부터 “약관 위반으로 회원님의 계정이 비활성화됐습니다”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유는 ‘변지민’이라는 실명이 아닌 ‘무적핑크’라는 필명으로 계정을 등록해 사용해 왔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실명 아니다” 페이스북 계정 폐쇄돼

변씨 측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임윤선 변호사(법무법인 민)는 12일 팩트올에 “처음에 (계정 비활성화) 이유를 곧바로 알려준 것도 아니다”라면서 “여러 차례 이메일로 이유에 대해 물어본 후에야 ‘실명으로 가입하지 않은 게 문제’라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에 실명으로 가입한 또 다른 계정이 있으면 상관이 없다고 하더라. 그런데 변지민씨의 경우, 처음 페이스북에 가입할 때부터 사용한 ‘무적핑크’ 계정만 있다는 이유로 해당 계정이 폐쇄됐다.”

페이스북으로부터 비활성화 통보를 받은 변씨는 ‘무적핑크’가 바로 자신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20차례 보냈다고 한다. 자신의 △신분증 △학생증 △소속사(와이랩)의 자료, 그리고 △그의 웹툰을 연재하고 있는 네이버 측이 “무적핑크 작가와 변지민씨는 동일인”이라고 인증한 자료 등을 페이스북 고객센터에 이메일로 보냈다는 것이다. 임 변호사는 “20차례 소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 측은 ‘허위정보를 기입한 경우, 비활성화될 수 있습니다’라며 항상 같은 답변만 해왔다”고 했다.

“자료 옮길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했지만…

그러자 변지민씨는 페이스북 측에 “그렇다면 계정에 있던 자료를 옮길 수 있는 시간을 주든지, 아니면 ‘페이스북 페이지’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라도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페이스북 측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변씨의 ‘무적핑크’ 계정을 폐쇄했다.

임 변호사는 “(변씨가) 5년 넘게 쓰고 있던 계정과 그 안에 쌓여 있던 모든 자료가 다 날아갔다”면서 “이번주 중에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자료 손실에 대해서 저작권침해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페이스북엔 ‘실명 인증’ 절차가 없는데?

페이스북은 약관 4번째 항목에서 “페이스북 사용자는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는 이름과 실제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개인 정보를 허위로 제공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해 놨다. 하지만 페이스북 가입 절차에 ‘실명 인증’ 단계는 없다. 이를 시험하기 위해 기자가 12일, 실명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가입을 시도해 봤다. 역시 아무런 제재 없이 가입이 가능했다. 단, 가입 절차를 마치기 위해서는 페이스북 약관에 ‘동의’해야만 했다.

변지민씨의 사례를 보면, 실명 계정 없이 가명 계정만 있는 경우, 아무리 해당 계정 사용자가 본인임을 소명해도 페이스북이 이를 폐쇄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 이런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은 변씨 말고도 또 있었다.

‘무적핑크’와 똑 같은 사례, 더 있다

송가희(가명‧38)씨는 수년 전 페이스북에 ‘가희’라는 이름으로 가입을 했다. 성을 빼고 본인의 이름만 사용해 가입한 것이다. 그런데 지난달 말 갑자기 ‘계정이 비활성화 됐음’을 통보받았다. 페이스북은 송씨에게 “실명 확인을 위한 신분증 사본을 보낸 후 성을 기입해 실명으로 수정하면, 해당 계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한다. 송씨는 12일 “계정에 있는 자료가 많아 하는 수 없이 페이스북 요청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송씨는 “이용자에게 어떤 설명이나 고지도 없이, 자신이 운영하던 페이지의 데이터를 백업할 여유조차 주지 않은 채, 일순간에 (계정을) 차단시켜버리는 페이스북의 정책은 명백하게 ‘권리 침해’의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와 페이스북 측 입장을 묻기 위해, 페이스북코리아의 연락처를 검색해봤다. 하지만 페이스북코리아 안내 페이지에도, 네이버에도, 구글에도, 114에도 관련 전화번호는 나와 있지 않았다. 페이스북코리아의 주소 역시 기재돼 있지 않았다.

전화번호도 주소도… 아무 것도 없다

수차례 검색을 되풀이 한 끝에, 한 창업 관련 카페 댓글에서 ‘페이스북 코리아 연락처’라고 적혀 있는 번호 하나를 찾아냈다. 그런데 이 카페 댓글에는 “페이스북 코리아가 갑질 영업의 제왕인 것 같다. 전화도 없고 문의 게시판도 없다” “페이스북 유선 연락은 그냥 포기하세요”라는 글이 달려 있었다. 사용자 입장에서 페이스북에 연락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었다.

해당 댓글에 있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안내 담당으로 보이는 직원이 “페이스북 코리아입니다”라며 전화를 받았다. 이 직원은 용건을 묻더니, “알아보고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10여분 후 전화가 왔다. 직원은 이메일 주소 하나를 가르쳐 주고는 “그리로 문의하라”고 했다.

그런데 해당 메일주소는 페이스북 미국 본사에 있는 언론(press) 담당 부서의 메일주소였다. “페이스북 코리아엔 홍보팀이 없느냐”고 묻자, 직원은 “담당자가 따로 없다”면서 “나는 안내해주는 역할만 할 뿐이기 때문에, 다른 사항은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해당 메일로 문의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무적핑크’의 변론을 맡고 있는 임윤선 변호사도 “페이스북 코리아 측 전화번호를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변지민씨도 페이스북코리아 측과 ‘고객센터 이메일로’만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했다. 임 변호사는 “한국인을 상대로 별도 법인을 세워 운영하면서, 고객 전화번호 조차 공개가 안돼 있는 건 말이 안된다”고 했다.

분쟁 생기면 캘리포니아 법정에서 해결하라?

임 변호사는 페이스북의 ‘분쟁 관련 약관’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페이스북 약관 15조 ‘분쟁’ 항목에는 “페이스북과 관련해 발생하는 모든 클레임, 소송 원인 또는 분쟁은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의 미 지방법원 또는 산 마테오 카운티에 소재한 주 법원에서만 해결한다”고 돼 있다.

임 변호사는 “페이스북의 경우 본사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다는 이유로, 모든 분쟁은 캘리포니아에서 해야 한다고 약관에 규정해 놓았다”면서 “페이스북 코리아가 한국에서 운영되고 있고, 한국인 사용자들을 통해 광고수익을 얻고 있으면서도, 분쟁은 미국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건 비현실적이며 불공정한 조항”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015년 10월, 구글 메일 이용자들이 ‘개인정보 침해’를 이유로 제기한 소송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법원에서 소송하도록 한 약관’을 무효로 보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구글이 국내 이용자를 위한 별도의 도메인 주소를 운영하면서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광고를 수주하고 있는 만큼 한국 법원의 재판권을 배제하는 것은 효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임 변호사는 이 사례를 언급하며 “법원에 가면, 페이스북의 약관 역시 무효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출처>

어느날 갑자기… 당신의 페이스북 계정이 삭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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