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별 취업 면접 <나츠메 소세키>

아시아3. 나츠메 소세키 님

주요 저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마음>, <그 후>, <도련님> 외

나에 대한 주인장의 태도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이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금테 안경을 통해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길은 나란 인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네는 애인이 있나?" 나는 없다고 대답했다.

"자네 진심으로 하는 말인가?" 주인장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그의 질문을 회피하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인간이란 존재를 믿지 못하겠습니다. 주인어른을 못 믿겠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사실 난 인간에게 굉장히 실망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인연으로 기생과 관계나 맺으면서 평생 혼자서 살 생각이었다. 결혼에 대해서는 그다지 흥미가 없다. 그저 서생이 되는 생각뿐이었다.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선 신경 쓰지 않고는 살 수 없었으니까.

"저를 서생으로 꼭 뽑아주십시오." 나는 진심을 담아 최대한 태연하게 말했다. 주인장이 아무 말이 없자 나는 이어서 다시 말했다.

"주인어른, 애인은 왜 물어보십니까?" 진심, 대화의 간격이 이슥했으므로 그의 심기가 불편하게 느껴졌다. 한참을 생각하는 듯하더니 주인장은 불쑥 혼잣말을 하듯 이렇게 말했다.

"이보게나. 소세키 군, 내겐 딸이 하나 있다네. 그런데 자네가 애인이 없다면 이 집에서 서생으로 보내는 동안 내 딸을 탐내지 않는다고 어떻게 장담하겠나." 나는 여러 가지로 여자의 손길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당장에는 난 여자에게 관심조차 없었다. 게다가 주인장이 언급한 이 문제는 터무니없는 것이, 따님의 얼굴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질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은연중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는 그 미소를 오해했는지 오히려 더 심각한 생각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순간 내가 또 실수했나 하는 생각이 들어 억지로라도 절대 아니라고 말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만일 그런다면 주인장의 기분이 나쁠 것 같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저 막막하기만 했다. 그의 표정은 단지 막연한 상상으로 만들어진 것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아직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그가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나를 내쫓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저 나는 심각한 얼굴로 말없이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주인장 또한 굉장히 심각한 표정을 했다.

게다가 마당 건너편에 숨어서 이 광경을 지켜보는 주인장의 딸은 눈물까지 흘리고 있었다. 서로 멀찍이 떨어져 있었지만 그녀의 두 눈에 눈물이 하나 가득 고인 게 보였다. 어느 샌가 주인장은 잔잔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무엇인가 일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마음은 꽤나 불안해졌다. 그 와중에 혼자 숨어 울고 있던 딸은 감정에 달아올라 그만 제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그만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 자연스럽게 주인장과 나의 시선이 울고 있는 딸에게로 옮겨갔다. 그녀의 우는 모습은 주인장에게 있어서 큰 충격이었다.

"구샤미! 왜 우는 게냐?" 하고 주인장은 목소리를 크게 높였다.

"그건…" 딸은 더 이상 말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나는 안됐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소세키 군! 자네는 내 딸을 사랑하나?" 나는 어이가 없어서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내가 보인 반응을 전혀 다르게 받아들인 것이 날 슬프게 했다. 주인장은 갑자기 담배를 피워 입에 물었다.

"가능하면 빨리 결혼하게." 누군가에게 그런 음울한 절망을 전해들은 것은 처음이었다. 주인장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딸의 우는 소리에도 더 이상 바라보지 않았다.

"부탁하네…" 주인장은 침울하게 애원조로 말했다. 하지만 당초 나는 주인장의 딸 같은 것은 전혀 머릿속에 떠올려본 적이 없었다.

"저는 독신주의자 입니다." 하고 약간 정색을 하며 말했다. 하지만 주인장은 그런 말은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자네는 내 딸을 가지고 싶지 않은가. 자네에게 내 딸을 주고 사위로 맞도록 하지 서생이 되는 것 보다는 훨씬 낫지 않겠나." 나는 그 말을 듣곤 지체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평소의 나와 마찬가지로 담담하게 마당 밖으로 한걸음 한걸음 걸어 나갔다. 중간에 구샤미라 불리는 주인장의 딸 옆을 지나쳤다. 그녀의 울음소리는 마치 내가 죄를 범한 것처럼 느끼게 했다. 하지만 나는 참회 따윈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기생집이나 가보겠소." 하고 말했다. 그녀는 우는 것을 멈추고 정중하게 목례를 하곤 내게 말했다.

"어느 기생집이죠? 그곳의 기생이라도 되겠어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어느새 우리는 서로를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의 그 말 한 마디는 나의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주었고 무거운 죄책감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나는 하하하 하고 크게 웃었다. 그러고 나서.

"나는 피부색이 하얀 여자가 좋소." 그러자 그녀는 다시,

"온 몸에 비손 칠이라도 하겠어요." 다시 조건을 내걸어,

"뚱뚱한 여자는 싫소." 역시나 곧장 받아치길,

"나는 뚱뚱하지 않아요." 잘못 말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다시 고쳐 말했다.

"몸이 아니라 얼굴이 뚱뚱한 여자를 말한 거였소." 유심히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던 주인장이 조금 화난 듯,

"이봐, 소세키 군! 내 딸에게 뭐라 했나!" 나는 대답할 가치도 느끼지 못하겠다는 듯 그 집을 곧장 나와 버렸다. 구샤미도 나를 따라 나섰다. 뒤에서 그녀의 외침이 들려왔다.

"소세키!! 넌 비겁해!" 난 비겁하지 않았다. 그저 겁쟁이였을 뿐이다.

글쓴이 ⓒ참붕어 (Chambungg) - 참붕어의 작가별 취업 면접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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