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다처제를 꿈꾸는가

진화론적 입장에서 화려하게 자기를 과시하는 것은 남성이고 여성은 단조로운 색채를 나타낸다. 암컷이 만드는 난자 1개에 대응하여 수컷이 만드는 정자는 막대한 수에 달하므로 임의의 난자 1개가 성적 융합을 이룰 가능성이 정자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한 마리의 화려한 수컷이 수많은 암컷에게 자식을 낳게 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고, 성적 매력이 없는 수컷은 자기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인간 사회에서 화려하게 성적 매력을 가꾸는 것은 주로 여성이다. 생물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 사회는 여성이 남성을 놓고 경쟁하는 곳인 셈이다. 즉, 인간은 남성도 신중하게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다.

-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중

인간 사회가 여타 포유류 사회와 구분되는 건 문화와 제도 때문이다. 그런 고차원적인 사회체계는 오직 인간만이 고안해 낼 수 있었다. 그래서 인간은 다른 포유류와 같은 유전적 특징을 공유하면서도 전혀 다른 사회적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현재 우리가 소위 '문명화된' 사회라 부르는 수 많은 나라에서 행해지는 일부일처제 역시 그 중 하나다.

여타 거대 영장류와 마찬가지로 고대 인류는 일부다처의 풍습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강한 수컷 한 마리가 여러 암컷을 거느리는 방식이다. 이 원시적 혼인 풍속은 꽤 오랫동안 지속되어서 근대 이전까지는 남성이 아내를 두고 따로 첩을 맞는 일은 그다지 흉도 아니었다. 오히려 영웅은 호색이라 하여 권력 있는 남성이 여러 여성을 거느리도록 권장하기도 했다. 당장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왕에게 후궁을 들이라 권하는 것이 중전과 신하들의 책무였으니 말이다.

합법적으로 여러 여성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건 남성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 아직 중동이나 제3세계에 잔존하는 일부다처제를 부러워하는 목소리가 종종 들리니 말이다. 중동의 유명한 부호 만수르의 아름다운 두 번째 아내는 일부다처제에 대한 일부 남성의 열망을 더욱 부추겼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자. 인간의 자연성비는 보통 104:100 정도로 남성이 조금 높은 편이다. 아직도 남아선호사상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동양문화권의 특성상 우리 사회엔 더욱 남성의 성비가 높다. 가뜩이나 남성의 짝 찾기가 어려운 마당에 매력적인 소수 남성들이 다수 여성과 맺어진다면 그 외의 남성들에겐 무슨 일이 벌어질까?

대표적 일부다처인 고릴라 무리엔 성숙한 수컷이 단 한 명 뿐이다. 그를 넘지 못한 나머지 수컷들은 번식이 가능한 나이가 되면 무리를 떠나야만 한다. 암컷은 존재하지 않는 산속을 홀로 떠돌며 자손을 남기지 못한 채 외롭게 죽어가는 것이다.

실제 중동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남성이 여성을 얻기 위해서는 마흐르(남편이 아내의 친정에 주는 일종의 지참금)를 마련해야 하는데, 이 마흐르를 낼 능력이 되지 않아 아내를 맞지 못하는 노총각들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반면, 소수의 부유층과 권력자들은 합법적으로 '아내'라 부를 수 있는 네 명의 여성 외에도 수십 명의 첩이나 애인을 두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로부터 일부다처제의 폐해를 개선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많은 여자들과의 하렘을 상상하는 당신, 지금 가만히 당신의 현재를 되짚어 보자. 과연 당신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많은 여성을 품 안으로 끌어당길만한 슈퍼맨인가? 그렇지 않다면 일부일처제의 합리성에 감사하는 게 옳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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