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인터뷰]“60대에도 아름답고 섹시한 여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 임수정은 감성의 언어로 논리정연하게 자기 생각을 펼쳤다. 사랑스러운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도 강인함은 견지했다. 여성스러움과 당당함이 함께 묻어났다. 한국 대표 동안에서 나오는 풋풋함과 30대의 원숙함이 묻어났다. <장화, 홍련>의 수미,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의 싸이보그 영군,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연정인, <은밀한 유혹>의 지연 등 그가 보여준 인물들은 늘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영화 <시간이탈자>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1인 2역을 소화한 임수정을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임수정은 영화에서 1983년의 여자 윤정과 2015년의 여자 소은을 맡았다. 1인 2역은 연기자로서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성격이 다른 두 인물을 한 영화에서 표현하기 위해 감정선을 유지하는 데 애를 썼다. 윤정은 화학 교사로 같은 학교 음악 교사인 지환과 곧 결혼을 앞두고 있다. 윤정은 연쇄살인마에게 살해 당한다. 소은은 강력계 형사 건우와 우연히 마주치면서 30년 전 사건의 실체에 조금씩 다가간다. 지환과 건우는 꿈을 매개로 연결되어 있다. 윤정은 수줍음과 애교가 많은 인물이다. 반면에 소은은 교사로서의 당당함이 있는 인물이다.

“고등학교 교사인 윤정은 소녀 같은 이미지다. 사랑하는 남자 앞에서 새초롬하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다. 결혼 전에 웨딩드레스를 보여주기 싫어하는 장면에서는 여성스럽기 그지없다. 곽재용 감독님도 교실에서 뛰어다니는 학생들 같은 느낌을 원했다. 반면에 소은은 당차고 활발한 성격이다. 감정에 솔직하다. 내 안에는 윤정과 소은 둘 다 있는 것 같다. 캐릭터를 연구할 때 내 안의 일부에서 찾기 시작한다. 1인 2역이 자주 찾아오는 기회가 아니다. 가장 하고 싶은 장르가 멜로다. 스릴러에 멜로의 감성이 들어있어 이 작품을 선택했다. 2014년 시나리오를 처음 봤다. 최근에 비슷한 드라마가 있어서 비교되지만 장르적으로 잘 섞여 있는 작품이다. 멜로를 다룬 작품이 흥행에 실패한 사례가 많지만 <시간이탈자>는 관객의 선택을 받으면 좋겠다.”

멜로 영화는 감정선을 유지하는 게 힘들다. 윤정과 소은의 분위기를 다잡아야 했다. 현장에서도 다른 시대의 윤정과 소은을 모니터하지 않았다. 1979년 생인 임수정은 80년대의 기억이 거의 없다. 윤정을 연기할 때는 당시 유행한 가요를 듣기도 하고, 곽재용 감독과 상의하기도 했다. 상대 배우인 조정석과 이진욱이 편안하게 현장 분위기를 만들어 캐릭터의 감정에 몰입했다.

“세 명이 전부 한 살 차이다. 서로 친구처럼 정서적으로 교감이 잘 됐다. 형제처럼 지냈다. 조정석은 나를 보호해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하더라. (웃음) 두 배우 모두 친절하고 배려가 몸에 배인 사람들이다. 두 남자의 사랑을 한꺼번에 받다보니 행복했다. 진지한 연기를 임할 때는 열정적으로 임하고, 촬영이 없을 때는 유쾌한 웃음이 현장을 가득 채웠다. 조정석이 웃길 것처럼 보이지만, 이진욱도 유머가 넘치는 사람이더라. 입담이 좋아서 재밌었다.”

임수정은 데뷔 17년 차 배우지만 여전히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다. 60년대 프랑스의 스타일 아이콘 제인 버킨은 그의 롤 모델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제인 버킨을 보면서 예쁘게 늙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인 버킨이 3년 전쯤 한국에서 일본 쓰나미를 위한 자선 공연을 열었다. 60이 넘은 나이지만 옷을 멋지게 차려입고 있더라. 스탠딩마이크 앞에서 한 손은 주머니에 넣은 채 샹송을 부르는데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더라. 여자의 눈으로 봐도 예쁘더라. ‘나 저렇게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30대 초에서 중반으로 지나가던 때였는데 그때가 큰 계기였다. 제 인생의 시기와 절묘하게 잘 맞아서 그렇게 느낀 것 같다. 사랑의 감정은 나이가 들면서 더 강렬해지는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표현하고 싶다. 나이가 들면서 여자이고 싶다. 여자로 남고 싶다. 60대가 되어서도 아름답고 섹시한 느낌을 주는 여배우가 되고 싶다.”

임수정은 20대 때는 일밖에 몰랐다. 인간 임수정보다는 배우 임수정으로 살았다. 30대가 되면서 배우로서의 임수정과 인간으로서의 임수정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결혼은 40대 초반에 하고 싶다. 30대는 여자로서 온전하게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결혼은 자유가 조금씩 없어질 수 있다. 결혼하기 전까지 일도 열심히 하고, 취미도 즐기고 싶다. 배우로서 연기로 인정받는 배우가 목표다. 평단과 대중의 인정뿐만 아니라 스코어도 좋아야 한다. 천만 영화도 있으면 좋지만, 흥행 성적이 좋은 영화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 지금도 그걸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러 가지 상황이 맞아떨어지는 운도 필요한 것 같다. 연기적으로도 인정받고 관객의 선택도 받을 수 있는 작품을 고르려고 한다. 몇 년 전부터 그런 욕심이 생기더라. <은밀한 유혹>을 제외하고 다른 작품은 전부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해외 유수의 영화제심사위원으로도 참가하고 싶다. 국내 작은 영화제에는 참여한 적이 있다. 10년 동안 영화만 했다. 다음에는 드라마도 해야겠다. 드라마 제작 환경도 좋아졌으니 도전한다는 심정으로 하려고 한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사진/YNK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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