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태그 씨. 당신 앞에 있는 이 늙은이는 못난 겁쟁이라오.

나는 오래전 세상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알면서도 보고만 있었소.

아무 말도 안 했소.

나는 소리 높여 외칠 수 있는 '결백한 사람들' 중 하나였음에도 불구하고,

남들이 '죄인'에겐 귀를 기울이려고 하지 않았지만

나는 결백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오.

나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 결과 나 자신도 죄인이 되었소.

마침내 저들이 방화수를 동원해 책을 불태우는 지경이 되도록

나는 그저 몇 마디 혼자 구시렁거리다 제풀에 수그러들었지.

그때까지 나와 함께 불평하거나 소리 질러 주는 사람이 그 누구도,

단 한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라오.

이젠 너무 늦어 버린 것같아."

파버는 책장을 넘겨보던 성경을 닫았아.

"자 그래, 무슨 일로 오셨는지 말씀해 주시려오?"

"아무도 제 얘기를 귀답아 듣지 않습니다.

혼자 떠들어 대는 벽을 보고는 얘기를 나눌 수가 없어요.

내 아내와도 얘기를 나누지 못합니다.

아내는 하루 종일 벽면 텔리비전만 상대합니다.

내가 해야만 될 얘기를 들어 줄 사람이 누구든 필요합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찬찬히 들어 보면 내 얘기가 중요하다는 걸 알 텐데,

심각한 내용인데 말입니다.

그리고 교수님, 제가 읽은 것들이 과연 무슨 의미인지 교수님께서 좀 가르쳐 주셨으면 합니다."

파버는 갸름한 몬태그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턱 주위에 면도한 자국이 시퍼랬다.

"당신은 어떻게 해서 마음에 갈등이 생긴 거요?

무엇이 당신의 마음에 불을 당기고 당신 손이 도둑질을 하게 만들었소?"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필요한 건 뭐든지 있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무엇 하나 모자란 게 없는 세상인데 우린 행복하지 않아요.

뭔가가 빠져 있어요.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제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던 단 한 가지는 그 동안에 사라진 거라곤 지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제가 불태워 없앤 책들, 책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책에 뭔가 해답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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