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보수단체 ‘동원집회’ 전한 기자 ‘교체’

기사승인 2016.04.22  19:46:28 “KBS 보도 아닌데 인용”…구성원들 ‘반발’ KBS가 보수성향 단체들이 전경련 등으로부터 돈을 받아 탈북자를 동원 ‘기획’된 친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의혹을 라디오에서 전달한 기자를 교체해 논란이 예상된다. KBS는 그동안 메인뉴스를 통해 해당 사건에 대해 침묵해왔다. 그랬던, KBS는 도리어 시사저널과 JTBC 보도를 인용해 해당 사건을 아침 라디오에서 전달한 기자를 돌연 교체했다. 21일 KBS라디오 <황정민의 FM대행진> ‘간추린 모닝뉴스’ 코너에서 국제부 이재석 기자는 “대기업들로 구성된 전경련이 지난해 말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 주인으로 추정되는 계좌에 1억 2000만원의 거액을 지원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JTBC와 시사저널을 비롯한 언론보도를 종합해서 관련 내용을 단순 전달했다. 약4분30초의 시간에 불과했다. KBS 기자, “JTBC·시사저널 등…전경련이 집회를 지원했다고 해석할 여지” 전했다가 ‘교체’ 해당 코너에서 이재석 기자는 “전경련의 공식 입장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것인데, 그 맥락과 관계자 비공식적인 얘기를 들어보면 전경련이 돈을 보낸 사실 자체는 확인이 되는 것 같다”며 “계좌 주인인 선교단체는 실체도 없고 활동도 안 한지 오래됐다. 설령, 선교단체가 주인이 맞다고 해도 전경련이 실체도 없는 단체에 돈을 부쳤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어버이연합이 계좌주인으로 봐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전경련의 공식과 비공식 입장 모두를 전달했다. 또, 어버이연합 또한 해당 계좌를 본인들이 사용한 것이 맞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KBS라디오 '황정민의 FM대행진' 홈페이지 캡처) 이재석 기자는 “그 계좌에서 탈북자단체에 3000만원 가까이 넘어갔다”며 “그리고 어버이연합이 주최한 세월호특별법 반대 집회에 참여한 탈북자들도 약 천 여명정도다. 그때 일당을 2만 원 씩 받았다는 내용들도 언론보도를 통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버이연합은 세월호특별법에 반대하고 유가족들의 단식을 규탄하거나 역사교과서 국정화 찬성, 전교조 해체 등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각종 법안에 찬성하는 내용의 집회를 꾸준히 개최해왔다”며 “또 노동조합이나 진보성향 단체가 집회를 하면 같은 장소에 맞불집회를 여는 것도 유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버이연합 지원)경제성장이나 기업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전경련의 애초 설립취지와 맞지 않는 것”이라면서 “특히, 전경련에서 돈이 넘어간 시점 전후로 어버이연합이 노동관련법 처리를 촉구하는 시위를 여러 차례 열었다”고 지적했다. 이재석 기자는 “노동관련법은 전경련이 찬성하는 법이고 노동계에서는 반대했다”며 “그래서 전경련이 사실상 집회를 은밀하게 지원하고 동원했다고 해석할 여지도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나왔던 사안들을 정리하는 수준의 정보였다. 또, 전경련이 어버이연합을 지원했다고 단정적으로 표현한 부분도 없다. 하지만 KBS 보도국 간부는 ‘문제있다’고 해당 기자를 교체한 것이다. KBS 보도국 간부들, “타사 보도인용은 부적절” VS 구성원들, “납득할 수 없어” KBS 복수관계자들에 따르면, <황정민의 FM대행진> 해당 방송이 나간 직후 2라디오부장은 “이런 문제 있는 보도를 한 기자를 더 이상 유지시킬 수 없다”며 즉각적인 교체를 지시했다. 이재석 기자의 갑작스러운 하차로 인해 22일(오늘) ‘간추린 모닝뉴스’는 불방사태를 빚었다. 황정민 앵커는 이재석 기자의 교체와 해당 코너 불방과 관련해 “오늘 ‘간추린 모닝뉴스’는 하루 쉽니다”라고 짧게 전달했을 뿐이다. KBS 구성원들은 이재석 기자의 <황정민의 FM대행진> 하차를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자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보도본부장 주재의 회의까지 열렸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KBS 간부들은 “KBS가 보도한 게 아닌데 타사 뉴스를 인용해 보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어버이연합 실질적 주인, 전경련 입금 등은)사실로 명명백백하게 밝혀진 게 아니다”라는 등의 논리를 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KBS본부)는 “납득할 수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KBS는 그동안 숱한 인용보도를 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북한 핵탄두 미사일 관련 리포트들”이라며 “지난 5일 KBS에서 보도하지 않은 조세피난처 관련 리포트를 인용 보도한 바 있다. KBS는 그 이전에 한 번도 메인뉴스 <뉴스9>를 통해 보도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의 눈치를 본 것인가’라는 질문에 KBS 본부 한 관계자는 “한국사회 기득권층의 카르텔 논리를 대변해왔던 게 어버이연합”이라며 “그 반대편에 서지 않으려는 행보를 답습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아래는 KBS에서 논란이 된 <황정민의 FM대행진> ‘간추린 모닝뉴스’ 전문이다. <황정민의 FM대행진> ‘간추린 모닝뉴스’(21일) 황정민)전경련이 어버이연합에 돈을 지원했다는 내용이 보도 이후에 파문이 커지고 있어요.  이재석) 네, 그렇습니다. 대기업들로 구성된 전경련이 지난해 말에 보수단체죠.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 주인으로 추정되는 계좌에 1억 2000만원의 거액을 지원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JTBC와 시사저널을 비롯한 몇몇 언론보도를 종합해보면, 일단 전경련이 돈을 보낸 사실 자체는 확인이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전경련의 공식 입장은 이렇습니다.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인데, 맥락을 봐야한다. 지금 맥락에서 보면, 부정하는 맥락은 아닌 것 같고요. 또, 언론보도를 보면 전경련 관계자 비공식적인 얘기로는 “돈을 보낸 것은 맞긴 한데, 그 돈이 어버이연합이나 탈북자 단체들로 흘러들어갔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해요. 이 정도까지는 확인이 되고 있는 거죠. 황정민) 그런데, 돈이 들어간 계좌의 주인은 누군가요? 이재석) 그 계좌 주인이 선교단체 이름으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선교단체는 실체도 없고 활동 안 한지 오래된 것으로 확인이 됐어요. 이름만 있는 겁니다. 그래서 계좌출금 내역을 취재진들이 확인해봤더니 스무 차례 넘게 수천만 원이 출금됐는데 그 출금된 장소가 모두 어버이연합 사무실 인근에 있는 은행에서 인출이 된 거죠. 어버이연합이 계좌의 실제 주인이라고 추측할 수가 있는 거죠. 설령, 선교단체가 주인이 맞다고 해도 전경련이 실체도 없는 선교단체에 돈을 부쳤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거니까, 사실상 어버이연합이 계좌주인이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황정민) 그럼 이 다음부터는 사무실 인근 은행에서 인출을 안하면 추적을 하는 게 어렵게 되는 건가요? 뒤집어 이야기하면? 이재석) 앞으로요? 언론보도가 나갔으니까 앞으로는 이렇게 안 하지 않지 않겠어요?  황정민) 다른 데서 인출할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게 정황상으로 볼 때 탈북자단체에 돈이 넘어갔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건 또 무슨 내용이죠? 이재석) 아까 말씀드린 그 선교단체 이름으로 돼 있는 계좌로 전경련으로부터 돈이 들어온 건데 그 계좌에서 어버이연합이 사실상 주인으로 보이는 그 계좌에서 탈북자단체에 3000만원 가까이가 넘어갔어요. 실제 어버이연합이 주최한 집회에는 탈북자들이 상당수 동원된 적이 많고 세월호특별법 반대 집회에 참여한 탈북자들도 약 천여 명 정도 됐었는데 그때 일당을 2만원 씩 받았다는 내용들도 언론보도를 통해서 나왔었거든요. 황정민) 이게 사실로 확인이 된다면 또 어떤 관점에서 봐야할까요? 이재석) 어버이연합이 아시다시피 일부 어르신들이 회원으로 돼 있고 주장하는 내용을 보면, 아주 강경하고 보수적인 집회를 열기로 유명하잖아요. 이를테면, 세월호특별법에 반대하고 유가족들의 단식을 오히려 규탄하는 집회를 연다랄까,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하는 집회라던가, 전교조 해체를 주장하는 집회, 또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각종 법안에 찬성하는 내용으로 꾸준히 열고 있죠. 또, 노동조합이나 진보성향 단체가 집회를 하면 같은 장소에서 맞불집회를 여는 것으로 어버이연합이 또 유명한데요. 전경련이 우리 경제의 성장이나 기업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단체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어버이연합에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1억 원이 넘는 돈을 지원했다면 애초 설립취지나 목적과는 전혀 다른 행동을 했다는 얘기가 되고요. 또, 전경련에서 돈이 넘어간 시점이 지난해 말이라고 말씀 드렸는데 그 시점 전후로 어버이연합이 노동관련법 처리를 촉구하는 시위를 여러 차례 열었거든요. 물론, 노동관련법은 전경련이 찬성하는 법이고 노동계는 반대하는 법이죠. 그래서 전경련이 사실상 집회를 은밀하게 지원하고 동원했다고 해석할 여지도 있는 것이죠.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미디어스 http://m.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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