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권선거-제주해군기지 진상조사 놓고 원희룡-김희현 '격돌'

김 의원이 우선 “이번 총선의 결과에 대해 저는 ‘관권선거’의 심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입을 떼자, 원 지사는 “관권선거라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팽팽한 초반 신경전을 펼쳤다.   재차 김 의원이 일부 새누리당 소속 총선 후보들의 ‘원희룡 마케팅’을 문제삼자, 원 지사는 “(지자체장 마케팅에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안희정 충남 지사의 (활용) 경우를 면밀히 봤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제주에서 유달리 문제가 된 것을 보고 당황했다. 제주의 풍토와 도민들이 바라는 특별함을 존중해야겠다”고 답변했다.   제주의 선거 풍토를 묻는 질문에 원 지사는 "과거 수십년 이어졌던 관행과 정치풍토에 대한 피해의식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단절해야겠다는 도민 열망과 아픔, 경험이 스며있다고 받아들인다”고 나름대로의 해석(?)을 제시했다.   계속해서 김 의원은 이번 총선 과정에서 원 지사가 보인 정치적 행보를 열거해 가며 문제제기를 이어갔다.   김 의원은 "박정하 전 부지사와 이기재 전 서울본부장, 기타 대구와 부산 등에 출마선언한 예비후보자들을 간접지원했다”며 “도정 발전을 위한 우군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결국은 모두 낙선했다. 이분들과 반대에 섰던 분들은 모두 지사와 제주도의 적이 되는 우를 범했다”고 질타했다.   원 지사는 “저는 3선 국회의원을 비롯해 현재 집권당의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을 거쳤다”며 “정치도의나 선거문화 차원에서 용인되는 선이 있다고 봤다. 해당 선관위에 문의해 안된다면 단호하게 거절했고 문제가 없으면 지원했다. 상대 후보측에는 제가 전화하거나 양해를 구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도지사가 '강정마을회에서 거부했기 때문에 진상조사는 할 수 없다. 마을회가 진상조사를 무산시켜 놓고 이제 와서 무슨수로 하겠느냐’고 했는데 동의할 수 없다”며 “지사의 공약에는 진상조사를 언제까지 어떻게 하겠다는 대목은 없다”고 정리했다.   원 지사의 해군기지 진상조사 관련 공약 세부항목은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서 추진하나, 절차나 방법, 범위, 내용 등 구체적 사항은 협의한다 ▲도정은 진상규명활동에 따라서 적극적으로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한다 ▲진상규명 후속조치로 책임이 되는 부분은 도지사가 사과하고 중앙부처 부분은 조치토록 노력한다 ▲사법처리 대상자의 특별사면 건의 등 정부절충을 강화한다 ▲민군복합관광미항 관련 백서를 발간한다 등이다. 김 의원의 말대로 공약 시한을 못 박은 조항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원 지사는 취임 직후 상황을 돌아보며 “취임 당시 진상규명을 통해 최소한 명예회복과 역사적인 정리를 하고 가자는 취지에서 간곡하게 했다. 도정이 안게 될 부담도 있어 반대도 있었지만 도지사가 모든 것을 걸고 가겠다고 했으니 해군도 협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지금 시점에서) 진상조사를 한다면 해군이 협조하지 않는 상황에서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지사는 진상조사를 공약했고 5.18 광주항쟁이나 4.3 사건과 마찬가지로 사후처리도 가능한 부분”이라며 "해군이 우리에게 요구한 내용에 적극적인 도움을 주지는 않겠지만 제주도지사 입장에서는 미약하게나마 진상규명을 해야한다고 본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도정이 모든 탓을 강정마을에 돌린다. 주민들이 (진상조사를) 안하겠다고 하는 불신은 해군기지 관사 건립 문제 때문에 불거졌다”며 “당시 지사는 틀림 없이 행정대집행을 저지하겠다며 국무총리와 당대표에서 건의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일본에 갔다와서 어떻게 됐나? 주민들이 비참하게 무너졌다. 이후 마을회가 도정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고 모든 것을 안하겠다고 거부했다. 누구의 잘못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원 지사는 “네, 저의 도지사의 한계입니다. 더 이상 해결할 힘이 없습니다. 죄송하지만…”이라며 이틀 동안 유지했던 차분한 분위기를 단번에 깨트렸다.   그는 "저는 모든 것은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진상규명도 마찬가지다. 지역발전계획도 중앙정부의 재원을 가지고 하는 것이다. 때를 놓칠 때마다 현실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며 "세상살이의 지혜와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은 다 알고 있다. 명분만 가지고 밀고 가는 것은 싸우는 것 밖에 안된다. 도정이 투쟁단체처럼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계속해서 원 지사는 "현재로서는 진상규명을 하더라도 해군의 협조를 이끌어낼 자신이 없다”며 "저는 책임질 수 없는 것을 약속할 수 없다. 해군기지 진상규명은 실현 불가능해졌다”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지사의 공약은 임기까지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폐기한 것이냐”며 “공약을 지키지 않으면 도민들이 심판할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원 지사는 "제가 공약을 위한 노력도 안 해보고 포기하면 약속위반이지만 무조건 하자고 할 때는 안되고 이제는 하자고 하면 정치논리”라며 "저는 이것을 실현시킬 자신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고재일 기자 neverlose@daum.net 시사제주 http://m.sisajeju.com/news/articleView.html?idxno=259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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