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후’ 김원석 작가 인터뷰]“대사가 오글거린다고요? 전 전혀 몰랐는데…”

올해 가장 뜨거운 드라마였던 KBS2 <태양의 후예> 방송 이후 출연배우들이나 관계자들이 취재진과 마주 앉으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이 “가장 오글거리는 대사가 뭐였냐”였다. 원래는 뭔가 빽빽한 것들이 요란스럽게 움직인다는 의미의 ‘오글거리다’는 드라마의 대사에 치환하면 배우의 대사나 연기가 느끼해 손발을 어쩔 줄 모르는 상태가 된다는 뜻이 된다. <태양의 후예>의 대사들을 오글거리게 했던 그 모든 작업의 중추에 있는 김원석 작가는 뜻밖에 ‘상남자’의 외모를 하고 있었다. 짧게 깎은 머리와 멋스럽게 기른 수염은 대화를 나눠보기 전에는 ‘과연 저런 사람의 손에서 그 모든 대사가 등장했을까’하는 의구심을 줬다.

하지만 대화를 시작하자 김 작가 특유의 장난기와 섬세한 감성은 ‘역시 그 달콤한 대사들의 중심’이라는 확신을 줬다.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대한민국과 중국의 여심을 사로잡을 만한 ‘여심(女心)과의 공감’이 느껴졌다. 극본의 개연성과 논란이 된 부분을 설명할 때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잇기도 했다. 그에게 듣는 <태양의 후예> 막전, 막후의 이야기들. <사진/태양의 후예 문화전문회사·NEW 제공>

- 이 정도의 인기를 예상했나.

“이렇게 잘 될 줄은 몰랐다. 신나고, 무섭고, 즐겁고 행복했다. ‘무섭다’는 의미는 너무 잘 되니까 신기했다는 의미다.”

- 드라마의 원안은 김원석 작가의 단독 작품 <국경없는 의사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은숙 작가와 함께 하게 된 계기는.

“나 나름의 드라마 20부 대본을 완성한 상태였다. 하지만 드라마화가 여의치 않았다. 그 작업을 멈춘 상태에서 <여왕의 교실>을 했다. 영화 조연출 출신이다 보니 부딪치는 부분이 있으면 참고할 방도가 없었다. 그래서 김은숙 작가께 모니터링 의뢰를 드렸다. 많은 걸 배웠는데 이후에 김 작가님이 함께 작업을 하고 싶다는 말씀을 했다고 했다. ‘숨도 안 쉬고 좋다고 했다’고 해달라고 했다.”

- 두 작가의 작업은 어떻게 진행됐나.

“내 원안으로 시작되긴 했지만 공동작업이었다. 원래 줄거리에서 남자주인공 군인인 것으로 바꾸고 모든 설정을 해체해 재구성했다. 재미있는 이야기만 뽑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서 보탰다. 모든 장면을 만들 때는 보조작가를 포함해 난상토론을 했다. 그것으로 김 작가님의 구성안이 나오고, 보조작가들이 장면을 쓰고 이후에 김 작가의 재고 이후에 토론해서 다시 쓰면 이것이 작가지의 초고가 됐다. 김은숙 작가의 손을 거치면서 읽는 이들의 마음을 들었다 놓는 장면들이 포함됐다.”

- <태양의 후예>는 멜로와 인간애가 두 축인 것 같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재난 상황, 비상 상황에서의 의무와 사명감, 채임과 명예, 사랑하는 사람의 배려, 애달픔, 슬픔…. 이런 부분을 그리고 싶었다. 상식적으로 보편적인 사람들의 마음을 담고 싶지 않았나 싶다.”

- 결말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유시진(송중기)과 강모연(송혜교)의 사랑하는 이야기가 좋았다. 모든 분들을 다 만족시킬 수 없었다는 건 변명이고, 뒤로 갈수록 저희가 놓쳤던 부분에 대해서는 후회는 없지만 반성은 하고 있다. 사건과 상황에 대해 개연성을 못 짚은 것, 멜로를 비롯한 주인공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리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워하시는 분들에게 죄송하다.”

- 총을 맞고, 심정지도 왔지만 살아나는 유시진 역에 대해 ‘불사신’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한참을 허공을 보며 생각하다)그런 의도는 없었다. 우리 대본에 대해 모든 배우들이 좋아했고, 전적으로 신뢰를 보여줘 감사했다. 이야기의 개연성과 감정에 대한 문제는 대본의 책임이고, 우리가 좀 더 잘 짚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16부 드라마가 미리 제작됐다. 작가 입장에서는 어땠나.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완성도 면에서는 사전제작 시스템이 좋다. 긴장이 없었던 것은 이 작업방식에 익숙하지 않아서 였을 것이다. 처음 시작하다보니 좋은 점이 있었다. 소통이 잘 되면 훨씬 좋은 시스템이 될 것 같다.”

- 초반에 유시진 대위가 헬기로 복귀하는 장면이 화제였다.

“실수는 아니었다. 당연히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특전사 대위가 주인공이니까 ‘대한민국 육군 대위도 헬기로 데려가 보자’고 생각했다. 의외로 비판이 많아 ‘이런 것까지 불편해하시는구나’ 생각은 들었다. 실수는 아니었지만, 현장에 그렇게 큰 헬기가 온지는 몰랐다.(웃음) KBS 옥상이었는데 헬기 때문에 밑에 있던 꽃들이 바람에 하늘로 말려 올라가 나중에 배상을 했다.”

- 촬영 중간에 송중기의 부상이라는 악재가 있었다.

“순서대로 찍은 상황은 아니니까, 대본을 딱히 고쳐갈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다. 송중기씨가 정 힘들 때는 깁스를 하는 설정이 있었다. 촬영 중 다친 부분이어서 제작진 입장에서 우리가 너무 미안했다. 힘들어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지만 끝까지 잘 끝내줘서 고마웠다.”

- 배우들의 연기는 어떻게 봤나.

“송중기는 강렬했다. 대사의 힘을 줄 때와 뺄 때를 잘 구분했다. 송혜교는 정말 연기를 잘 하는 배우라는 느낌을 들었다. 울다가 웃다가 하는 장면이 많고, 때로는 살짝 속물적이면서 사명감도 있고, 때로는 개그도 해야 하는 캐릭터였다. 진구는 멋있었다. 김지원은 영리하게 호흡을 잘 살렸다.”

- 네 명의 주인공이 삼각 또는 사각관계로 얽히지 않았다.

“‘삼각관계는 하지 않는다’는 게 김은숙 작가 정한 하나의 원칙이었다. 두 남자 주인공이 다 멋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삼각관계로 가면 누군가 하나는 져야하지 않는가. 두 남자가 모두 각자 사랑을 하며 멋있게 세워보자고 생각했다.”

- 후반부 PPL(간접광고) 논란이 있었다.

“드라마는 배우, 스태프, 작가, 제작사, 홍보사 등 많은 이들이 모여 원이 되는 과정이다. PPL도 그 과정 중 불가결한 요소라고 생각했다. 작가실에 PPL 아이디어를 내는 작가가 있었다. 아이디어를 내면 어떻게 풀까 생각했다.”

- 시즌2 논의는 없나.

“할 이야기는 다 했다고 생각한다. 유시진 대위가 비상이 안 걸리는 부대에서 행복하길 바란다.”

- 대사가 ‘오글거린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대사에 대한 반응이 오기 전부터 대사를 봤다. 나는 설레고, 유쾌하고, 상쾌하고, 무섭고 했는데 반응을 보고 놀랐다. 그 반응을 보고 내가 그랬다. ‘이 말들이 그렇게 오글거리는 말이었어?’”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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