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삼성전자는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브로드웨이 스타일로 갤럭시S4를 공개했다. 모든 것이 화려했다. 4개월 가까이 지난 현재, 중개업체들은 삼성전자 주식 등급을 낮추고 출고량 및 실적 예상치를 줄이고 있다. 3분기 부품 주문량에 비추어 볼 때 삼성의 고급 스마트폰 매출이 실망스러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예상보다 낮은 스마트폰 판매량에 대한 우려로 3월 중순 이후 삼성의 시장 가치가 300억 달러 가까이 감소했다. 3일(수) 서울에서는 삼성 주가가 2.6% 더 하락하면서 130만 원에 마감했다. 삼성 주식의 매도세는 올해 초 애플 주가가 하락했던 것을 연상시킨다. 투자자들은 아이폰5의 수요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로 애플 주식을 팔기 시작했다. 여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8일(금) 리서치인모션(RIM)은 새로운 블랙베리 모델이 회계연도 1분기에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적게 출고됐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시장조사 기업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닐 모스톤 이사는 “애플은 조만간 새 아이폰과 아이패드 모델을 출시할 것이고 삼성 갤럭시노트3는 출시 전 수요 예측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가까운 미래에 삼성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이제 막 끝난 2분기에 삼성 영업이익이 탄탄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요일 현재 애널리스트 일곱 명의 예상치 평균에 따르면 출고량 기준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인 삼성은 영업이익 10조1,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수치다. 1분기 수치인 54%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은 가이던스를 발표할 때 영업이익과 매출액 예상치만 제공한다. 애널리스트 일곱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순이익은 전년보다 59% 올라 8조2,5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7월 말 2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모바일 사업은 지난해 삼성에게 가장 중요한 수익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삼성의 1분기 전체 영업이익 중 74%를 차지하기도 했다. 삼성은 텔레비전 등의 소비자 가전과 반도체칩, 디스플레이 등의 부품도 생산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이 2분기에 스마트폰 7,300만~7,500만 대 정도를 판매한 것으로 추정한다. 그중 2,100만~2,200만 대 정도가 갤럭시S4다. 지난 5월 삼성은 4월 말 출시 이후 갤럭시S4 1,000만 대 이상을 출고했다고 밝혔다. 이후 갱신된 출고량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초기 흥분이 가시고 경쟁사들이 저렴한 스마트폰을 속속 내놓으면서 삼성의 3분기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프리스의 선딥 바지카르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과 이야기해 보면 대부분 삼성 모바일 사업의 둔화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부 미국 통신사들은 판매량이 상당히 좋았다고 전했다. 버라이존 와이어리스 대변인은 “삼성 휴대폰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기쁘다”고 말했다. 상세한 판매량은 밝히지 않았다. 마이크 시버트 미국 티모바일 수석마케팅책임자는 각 모델 출시 후 일정 기간 동안의 판매량을 보면 갤럭시S2와 S3보다 갤럭시S4가 두 배 가까이 더 팔렸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들이 S4를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버라이존 와이어리스 제품을 판매하는 와이어리스존 매장 11개를 미국 중서부에서 소유 및 운영하고 있는 크리스 조단은 갤럭시S4 입고를 시작한 5월 말 이후 “꾸준히 지속적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라몬 라마스 IDC 애널리스트는 “여러 블로그나 비평가들의 예상대로 판매량이 낮다고 해도 여전히 큰 숫자”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그 숫자가 더 커지기를 바랄까? 물론이다.” 삼성은 영업이익과 주가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지만 판매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새 제품을 발표했다. 지난 6월 삼성은 갤럭시S4줌을 소개했다. 휴대폰에 고품질 컴팩트 카메라를 장착한 모델이다. 지난 달 런던에서 갤럭시S4 미니라는 이름의 저렴한 S4 모델을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은 또 윈도우 운영체제로 구동되는 태블릿 PC 몇 개를 공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고급 스마트폰 시장이 갈수록 혼잡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이 하반기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인하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갤럭시S4는 AT&T에서 약정 없이 600달러 이상에 판매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이 생산하는 제품군이 다양하기 때문에 휴대폰 판매량이 하락한다고 해도 다른 업체들보다 더 잘 견딜 수 있다고 말한다. 바지카르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 대부분이 삼성 반도체 사업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는 반도체 사업이 성장, 수익 확장, 주가 상승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