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떠나지 못한 폐선

http://m.cafe.daum.net/pooreonsiulrim/IIMq/306?svc=cafeapp 고운 최치선 5월은 잔인한 달이다 계절의 여왕답게 눈부신 햇살과 의식을 몽롱하게 만드는 암꽃들의 향연도 민주화 운동이나 군사쿠테타를 구분짓지 못하기 때문이다 맘에 드는 시 하나를 살리기 위해 나는 무엇을 했나 오늘 점심을 굶고 대신 누군가의 배고픔을 덜기 위해 놓여진 모금함에 만원권 지폐를 넣었다 돌아서는데 90도 절을 하는 여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순간 가슴이 뜨끔하며 부끄러운 것이 올라왔다 잘 빠진 시 하나를 건지기 위해 나는 무엇을 했나 이것저것 말 다루는 솜씨를 위해 그 잘나도록 이해 안가는 활자를 고치고 또 고치고 나는 얼마나 많이 버렸는가 감동하지 못한 감정으로 감동한척 시를 쓰고 감동이 타인에게 그리고 세상에게 전해지길 바라는 동안 한 번도 내 가슴에 묻지 못한 사실 하나 가슴보다 대가리로만 아픈 시가 무엇을 할 수 있나 도대체 내 삶은 진실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이렇게 부끄러운데 잘난 시 하나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가끔은 다리를 헛짚고 싶을 때가 있다 바람부는 날 흩어지는 머리칼의 비망으로 아득한 시간이 그리워진다 슬픈듯이 조금 그리고 나는 친구의 낡은 고무다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내 의식의 부끄러움에 공허한 웃음만 짓고 오랜바람의 울음소리가 지나가고 꿈 속에서 수 많은 헛 구역질을 했다 꿈의 정상에서 꿈의 밑바닥으로 유년의 한 시절이 굴러 내리고 세상에 혼자 버티는 건 악이었다 '악!악!악!' 외친 비명처럼 슬픔 한 덩이를 뱉어내고 밤 11시 30분 한강대교를 지날 때 내 잘난 시가 세상을 기만하듯 나도 언젠가는 세상이 버린 혓바닥의 가시로 내 염색체의 빨간 꽃을 물들이리라 저물녁의 잔광처럼 말라가는 5월의 꽃 튜울립이여 숙련된 거짓말의 굴레속에서 5월에 떠나지 못한 폐선처럼 나는 달빛에 몸을 말리는 상처투성이로 뒹굴며 보이지 않는 강의 끝으로 달려간다 잘난 시 하나가 동그라미 끝에서 해체되고 있듯이...

여행 ・ 책 ・ 시 ・ 사진예술
고운 최치선 입니다. 2001년 2월 자유문학에 시로 등단했습니다. 시집은 바다의 중심잡기가 있습니다. 23년째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시와 소설 그리고 여행을 미친듯이 좋아합니다. 그래서 여행신문 트래블아이를 만들었습니다. 세상은 움직이고 있기에 제 심장도 이렇게 쿵쾅쿵쾅 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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