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성분 CMIT/MIT는 어떤 물질? ⇨ 피해자 178명 중 39명이 숨졌다는데, 왜 인정하지 않나?

Fact

▲정부는 옥시가 사용한 PHMG와 세퓨가 사용한 PGH에 관해서는 ‘폐손상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그러나 △애경 △이마트 △GS리테일 △다이소 등이 사용한 CMIT/MIT에 대해서는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폐손상 소견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미국환경보호국(EPA)은 이 두 물질에 대한 유독성을 1998년 인정했다. ▲식약처는 지난해 7월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면서 ‘사용 후 바로 씻어내는 제품’에만 한정해서, CMIT/MIT를 기준치(0.0015%) 이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환경부는 2012년 9월 미국환경보호국을 근거로, CMIT/MIT를 ‘인체와 어류 등에 유독한 물질’로 지정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CMIT/MIT로 인해 178명이 피해를 입었고, 이중 39명(21%)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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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술씨는 2009년 아내(사망 당시 35세)와 6개월 된 아들을 잃었다. 2008년 10월 출산 후, 산후조리원에서 집으로 온 아내와 아기를 위해 최씨는 직접 가습기살균제를 사다 줬다.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의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과 애경의 ‘가습기메이트’였다.

이후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 일어났다. 6개월 후인 2009년 4월 3일, 태어난 지 161일째 되던 날 아들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런데 아들의 삼일장을 치르고 나자, 이번엔 아내가 쓰러져버렸다. 폐질환으로 고통의 나날을 겪던 최씨의 아내는 쓰러진 지 한 달여 만인 2009년 5월 11일 아들의 뒤를 따랐다. 그로부터 7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최씨가 아내와 아기를 위해 사다준 옥시 제품에는 PHMG가, 애경 제품에는 CMIT/MIT 성분이 들어 있었다. 정부는 옥시가 사용한 PHMG(폴리헥사 메틸렌 구아니딘)와 버터플라이이펙트의 제품 ‘세퓨’에 들어 있는 PGH(염화 에톡시에틸 구아니딘)에 관해 ‘폐손상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이 두 회사의 임직원은 검찰의 수사를 받은 상태다.

그러나 최씨 가족이 사용한 제품에 들어 있는 C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MIT(메칠이소치아졸리논)에 대해서는 ‘폐손상과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았다. “폐손상 소견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따라서 이를 사용해 가습기살균제를 만든 △애경 △이마트 △GS리테일 △다이소 등 관련 기업들은 현재 검찰 수사 대상에서 배제돼 있는 상태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178명 중 39명, CMIT/MIT로 사망”

CMIT/MIT는 어떤 물질일까? 미국환경보호국(EPA)은 이 두 물질에 대한 유독성을 1998년 인정했다. CMIT/MIT는 주로 기준치 이내의 농도에서 방부제(살균 보존제)로 쓰이며, 유전자 손상과 어린이 뇌세포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의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해 7월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다. 여기에는 화장품의 경우 CMIT/MIT를 기준치(0.0015%) 내에서 ‘사용 후 바로 씻어내는 제품’에만 한정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사용직후 물로 씻어내는 클렌징폼 등에는 사용할 수 있지만, 스킨이나 로션처럼 ‘사용 후 바로 씻어내는 제품’이 아닌 경우에는 사용할 수 없게 한 것이다.

식약처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 말은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이 물질이 지난해 7월 이전까지 모든 화장품에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가 된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CMIT/MIT가 사용된 가습기살균제 제품별, 정부의 1~2차 피해조사 때 접수된 피해자수(사망자수)를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애경 ‘가습기메이트’ 128명(사망 27명) △이마트 ‘이플러스’ 39명(10명) △GS리테일 ‘함박웃음’ 6명(1명) △다이소 ‘산도깨비’ 5명(1명).

시민센터에 따르면 총 178명이 이 성분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고, 이 중 39명(21%)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공식’ 인정 피해자 221명(사망95명) 중 CMIT/MIT 성분으로 인한 피해를 인정받은 건 3명(1.3%)에 불과하다.

2012년 2월 복지부 “폐질환 인과관계 없다”

PHMG/PGH에 비해 CMIT/MIT 피해 인정률이 현격히 낮은 이유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질본)의 실험결과 때문이다. 2012년 2월 2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질본)는 “1차 동물실험 결과 CMIT/MIT로 인한 폐섬유화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환경부는 이와 달리, 같은 해 9월 5일 CMIT/MIT를 ‘인체와 어류 등에 유독한 물질’로 지정했다. 이 사실은 2013년 4월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하나 의원(더민주‧비례)에 의해 뒤늦게 알려졌다.

환경부, 문제 불거지자 입장 바꿔

그런데 위 사실이 알려진 지 나흘 후인 2013년 4월 15일, 환경부가 복지부를 감싸고 나섰다. 환경부는 “CMIT/MIT를 유독물로 지정한 것은 사실이지만 환경부에서 직접 실험한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이 아니라, 미국환경보호국(EPA) 자료를 근거로 지정한 것”이라면서 “질본의 동물흡입실험은 CMIT/MIT가 소량 함유된 제품을 대상으로 한 반면, EPA자료는 이보다 180배 정도의 고농도 물질을 대상으로 실험한 것이기 때문에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랬던 환경부는 최근 가습기살균제 사건 발생 5년 만에 본격적인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언론의 주요 관심사로 부각되자 태도를 달리하고 있다. “환경부가 PHMG, PGH만 폐손상 원인물질로 인정해 CMIT/MIT 성분의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들은 그동안 피해를 인정받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1일 제기되자, 환경부는 이 날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고 “2012년 9월 해당 물질에 대한 위해성심사 결과 급성경구(입), 경피(피부), 흡입(코), 수생태 독성이 확인돼 유독물로 지정했다”고 해명했다. “EPA 자료를 근거로 유독물로 지정한 것 뿐”이라면서 한 발 물러서서 복지부를 감싸던 것과는 다른 태도다.

환경부는 “CMIT/MIT로 인한 폐손상 유발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CMIT/MIT 성분과 특정 질환 사이에 연관관계가 있다는 결론이 나더라도, CMIT/MIT 성분이 그 질환의 ‘유일한’ 원인이 아니면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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