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L REVIEW - 리버풀 v 비야레알] 클롭 그리고 ‘리버풀의 정신’이 만든 승리

안 필드가 다시 함성으로 가득찼다. ⓒ리버풀 페이스북

[청춘스포츠 3기 이종현] *또저스의 칠버풀. 얼마 전까지 리버풀을 조롱했던 단어다. 최근 더 콥은 우울증에 걸렸다. 과거 유러피언컵 5회 우승 프리미어리그 18회 우승이라는 업적을 자랑해봤자 돌아오는 건 꼰대라는 냉소뿐. 그냥 그 자리를 피하는 게 최선이었다. 그러나 이젠 자랑스럽게 클롭의 리버풀을 외칠 수 있다. 지금 리버풀은 정말 매력적인 팀으로 돌아왔으니깐.

*또져스=로저스 + 또 졌어?, 칠버풀=리버풀 + 7위

#선발라인

지난 1차전과 비교하면 리버풀은 두 명의 선발라인업의 변화가 있었다. 부상에서 회복한 엠레 찬이 스쿼드에 복귀하며 밀너와 짝을 이뤘고 피르미누가 스터리지 밑에서 쉐도우 스트라이커 역할로 나섰다.

비야레알도 지난 1차전과 비교해 두 명의 변화가 있었다. 부상으로 빠진 바일리를 대신해 빅토리 루이스가, 아센호를 대신해 주전 골키퍼 아레올라가 선발로 나왔다.

*양 팀의 최근 흐름은 비야레알이 좋았다. 리버풀은 두 경기 연속 패배를 기록한 반면 비야레알은 최근 12경기에서 무패를 기록 중이었다.

리버풀의 모든 선수가 클롭의 축구를 이행했다. ⓒ리버풀 페이스북

#전방압박

리버풀은 4강 1차전 엘 마드리갈 원정경기에선 전체적으로 라인을 내린 채 수비의 중점을 두는 축구를 했다. 1차전에서 큰 점수 차이로 패배한다면 홈에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실제 리버풀은 비야레알의 막강한 공격력을 잘 막아냈고 0-0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후반 추가 시간 단 한 번의 역습을 허용, 아드리안 로페즈에 실점을 허용한 게 옥의 티. 그래도 클롭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1점 차이는 홈에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점수 차이이기 때문이다. 지난 유로파리그(UEL) 8강 2차전 도르트문트 상대로 리버풀은 이미 자신들의 능력을 보여줬다.

안 필드에선 클롭식 전방압박이 살아났다. 리버풀은 최전방 스터리지에서 3선의 밀너와 엠레 찬까지 비야레알의 중앙 미드필더 피나와 소리아노가 공을 잡으면 맹렬하게 달라붙고 볼을 탈취했다. 리버풀이 비야레알보다 많은(17 vs 13) 인터셉트를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클롭의 전방압박이 살아나자 리버풀의 화력 쇼도 시작했다. 리버풀은 비야레알을 상대로 소나기 슈팅(25 vs 7)을 퍼부었다.

#선제골

리버풀은 지난 1차전에서 1점 차 뒤진 채 경기를 마쳤다. 바젤로 향하기 위해선 선제골을 통해 동점을 만드는 일이 우선이었다. 자칫 선제골이 늦은 시간까지 터지지 않으면 리버풀은 자신의 페이스대로 경기를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기에 선제골이 터지는 시점이 중요했다.

리버풀은 6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특히 과정이 좋았다. 엠레 찬이 오른쪽으로 열어준 볼을 클라인이 크로스를 올렸다. 이 볼이 아레올라의 선방에 막혔지만 피르미누가 재차 중앙으로 투입하면서 스터리지가 밀어 넣었다. 스터리지의 슛이 소리아노를 맞고 들어가면서 자책골로 기록됐지만 리버풀의 콤비네이션 플레이가 만든 완벽한 골이었다.

선제골이 이른 시점에 터지면서 리버풀은 템포를 조절하면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바캄부와 솔다도가 노릴 수 있는 공간이 적어졌다.

ⓒ청춘 스포츠 이종현

#전반전-이성을 잃은 비야레알

비야레알이 심리적으로 흔들린 전반이었다. 이른 시점의 실점과 원정에서의 경기, 리버풀의 강한 압박으로 계속해서 볼을 잃자 비야레알 선수들은 이성을 잃기 시작했다. 특히 노장 솔다도가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 40분 불만이 있던 솔다도는 하프라인에서 쿠티뉴에 불필요한 반칙으로 옐로카드를 받았고, 후반 21분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 채 아드리안 로페즈와 교체됐다. 센터백 빅토르 루이스 역시 전반 30분 주심에 항의하면서 옐로카드를 받았다. 불필요하게 카드를 수집한 빅토르 루이스는 후반 비야레알에 절망을 안겨주었다.

리버풀의 센터백에 막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비야레알의 두톱. ⓒ비야레알 공식 홈페이지

#두톱과 센터백

양 팀은 전후반 내내 6:4의 점유율을 유지했다. 리버풀이 기록한 25번의 슈팅 중 20번의 슈팅이 오픈 플레이에서 나왔을 만큼 리버풀은 볼을 소유한 채 공격 작업을 유지했고, 볼을 뺏기면 재빠른 전방압박으로 볼을 탈취하는 경기를 펼쳤다.

반면 비야레알은 리버풀에 볼을 뺏으면 패스와 개인 기술로 탈압박을 한 이후 전방의 투 톱, 바캄부와 솔다도에게 한 번에 연결하는 역습으로 공격의 활로를 모색했다. 하지만 비야레알의 투톱은 리버풀의 센터백에 철저히 막혔다.

투레는 두 번의 태클과 한 번의 공중볼 경합에서 우위를 보였고, 로브렌 역시 세 번의 태클과 공중볼 경합에서 볼을 따내며 비야레알의 투톱에 연결된 볼을 철저하게 막아냈다. 전방에 투입된 볼이 계속해서 저지당하면서 비야레알의 득점을 만들 기회 자체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클롭으로 인해 본모습을 찾고 있는 리버풀. ⓒ리버풀 페이스북

#후반전-클롭 그리고 살아난 ‘리버풀 정신’

전반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리버풀이 넣은 득점은 한 골. 결승에 오르기 위해선 한 골이 더 필요한 리버풀이었다. 지난 도르트문트와 2차전 전반이 끝나고 클롭은 리버풀 선수들에게 “우리의 자손들에게 기억에 남길 경기를 하자”라고 했고 이에 동기부여를 받은 선수들은 다시 한 번 안 필드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리버풀 정신을 끌어 낸 클롭이었다.

리버풀은 이번 경기에서도 후반전 더욱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후반 25분 빅토르 루이스가 퇴장당한 영향도 있겠지만, 전반 6개의 슈팅만을 기록한 리버풀은 후반에만 19개를 기록했고 10개(v 전반 7개)의 인터셉트를 기록했다. 리버풀은 후반을 지배했고 편안하게 바젤행을 확정 지었다.

빅토르 루이스의 퇴장으로 사실상 게임이 끝났다

(후반 막팍 투입된 벤테케, 루카스는 그래픽에 반영 하지 않음) ⓒ 청춘스포츠 이종현

#레드카드

리버풀의 플레이 확실히 상대에 부담을 주지만 그만큼 자신들에도 부담이 되는 전술이다. 90분 내내 강한 전방압박을 구사하는데 드는 체력적 부담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전반 그리고 후반 스터리지의 두 번째 득점이 터질 때까지 리버풀은 한결같은 전진 압박을 수행했다. 덕분에 비야레알보다 많은 찬스를 잡았지만, 문제는 후반 중반 이후 떨어질 수밖에 없는 체력이었다. 2-1로 앞서고 있었지만, 비야레알이 한 골만 득점하면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결승에 오르는 팀은 비야레알이었다. 분명 후반 중반 이후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리버풀에겐 위험한 시간대였다.

하지만 비야레알의 빅토르 루이스가 후반 25분 두 번째 옐로카드로 퇴장을 당하면서 리버풀이 직면할 수 있는 문제점을 해결됐다. 아무리 프리메라리가에서 좋은 흐름을 보이는 비야레알이어도 한 명이 적은 상황에선 기적을 만들긴 어렵다. 비야레알의 토랄 감독도 경기 후 “우리의 선수가 퇴장당했을 때 사실상 게임은 끝났다."고 인정했다. 경기 막판 한 골을 더 실점은 노란 잠수함(비야레알의 애칭)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 경기의 숨은 주인공. ⓒUEFA 유로파리그 페이스북

#피르미누

로저스 체제에서 피르미누는 제 능력을 보이지 못했다. 매 경기 다른 포메이션과 전술 그리고 잦은 부상까지. 프리미어리그라는 새로운 환경은 피르미누에게 큰 벽이었다. 하지만 도르트문트 시절부터 피르미누를 유심히 지켜봐 왔던 클롭은 피르미누에게 믿음과 동기부여를 주면서 부활을 이끌어 냈다.

기량을 회복한 피르미누는 로저스 체제에선 없었던 공격포인트를 클롭 부임 이후 19개(10골 9도움)나 기록하며 클롭을 믿음에 부응하고 있다.

비야레알을 상대로도 두 번의 태클을 포함해 전방부터 강한 압박과 많은 활동량으로 비야레알 공격의 예봉을 끊었다. 사실상 소리아노의 자책골과 스터리지의 쐐기골을 만들어 내며 리버풀을 결승으로 이끈 주인공이다.

세비야와 유로파리그 우승을 다툴 리버풀.ⓒ리버풀 페이스북

[당신이 알아야 할 기록] - #리버풀 v #비야레알 - [#UEL 4강 2차전]

■리버풀은 21번의 유로파리그 홈경기에서 단 한 번만 득점에 실팻했다-2010년 12월 v 브라가 0-0)

■스터리지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지난 다섯 번의 홈경기에서 네 골을 기록 중이다.

■오직 밀너(14)만이 모든 대회를 통틀어 피르미누(9)보다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리버풀은 유럽클럽대항전 결승에서 스페인 팀을 두 차례 만나 모두 승리를 거뒀다-1981 유러피언 컵 v 레알(1-0 승),2001 알라베스 UEFA컵 연장전 5-4승

■비야레알은 유럽클럽대항전에 오른 네 번의 준결승에서 모두 패배했다.

■비야레알을 유로파리그 준결승에서 이긴 팀은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03/04 발렌시아, 10/11 포르투)

그래픽=이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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