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I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아?

“아이오아이(I.O.I)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아?”라는 질문이 점점 자주 나온다. 다른 걸그룹과 뭐가 다르기에 이렇게 시작부터 떠들썩 한 걸까? ‘프로듀스101’의 열혈 시청자가 아니었던 경우는 대부분 그렇게 생각할 거다.

아마 최종 엔트리를 위해 문자투표까지 했던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받으면 자신이 이 예쁜 소녀들에게 빠지게 된 과정과 이들의 사랑스러움에 대해 열변을 토할 지도 모르겠다.

#1. 드라마를 입은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과 서바이벌 쇼의 결합으로 이뤄진 ‘프로듀스101’은 사실상 리얼리티를 표방한 드라마와도 같다.

마치 짬짜면이 나왔을 때의 혁명처럼 각기 다른 소속사의 연습생들이 하나의 그룹으로 모여 활동을 한다는 것이 기존에 없는, 발명과도 같은 시스템이긴 하다. 이들이 관심을 받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그 시스템인 ‘프로듀스101’이라는 연출된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덕이 99%였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11편의 방송 분량에서 101명(곧 98명이 됐지만)의 연습생들은 편집자의 주관에 따라 노래하고 춤추고 웃고 우는 모습들이 선택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다. 합숙기간 내내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와 함께했던 이들은 본격적으로 연기만 안했을 뿐이지 사실상 편집을 통해 어떤 캐릭터든 연출이 가능한 상태였다.

그러니 ‘프로듀스101’으로 선발된 최종 11인 아이오아이가 이렇듯 뜨거운 관심을 받는 건 마치 ‘태양의 후예’가 끝나고 송중기가 대세가 된 것과 그리 다르지 않은 과정이다. 실제 모습 중 극히 일부의 모습을 본 것이니 가상의 인물만 아닐 뿐, 본의 아니게 편집의 힘으로 만들어진 캐릭터가 됐을 테니까 말이다.

여기에 걸그룹의 꿈을 위해 인생을 내던진 개개인의 기구한 사연들이 더해지면서 지어내기도 어려운 드라마틱한 스토리들이 101개나 탄생한다. 매력적인 외모와 끼로 포장되고 나면 그 중 누구라도 시청자 한 명 쯤은 사로잡았을 게 분명했다.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으로의 변화는 현 세대가 교과서에서 지겹게 배우던 현대인들의 취향 진화 과정이다. 걸그룹 시장도 마찬가지다. ‘프로듀스101’ 첫 회에서 가수의 꿈을 꾸는 소녀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시각적 충격을 받은 시청자들은 곧 재미로라도 내 취향의 소녀를 찾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바로 개미지옥의 시작이었다.

취향에 맞는 몇몇 연습생들을 눈에 담고 나면 웃고 울고 노래하고 춤추며 재기발랄한 순도 100%의 매력을 보여주는 소녀들의 모습에 감정적인 동요를 느끼게 된다. 적나라하게 공개된 연습기간, 빚, 실력, 사연을 알고 나면 “얘가 이번에 데뷔 못하면 어떡하지”는 걱정을 시청자가 대신 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국민 프로듀서를 자처하게 되고, 곧 나의 소녀를 살리기 위해 열정적으로 투표를 시작하는 거다.

처음에 비난받던 투표 시스템을 대하는 국민 프로듀서들의 반응은 놀라웠다. 축구 대표팀 감독이라도 된 듯이 자신이 생각하는 베스트11 멤버를 조합하고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어필했다. 나중에는 투표 현황에 따라 좋아하는 몇몇 중 일부가 탈락 위기라면 안정권인 멤버 대신 표를 몰아주기도 하는 전략까지 구사했다.

그러니 다른 걸그룹은 소속사 사장이 키운 거지만 아이오아이는 국민 프로듀서인 나와 내 주변 친구들, 가족들이 같이 고르고 공들여 뽑아 키운 아이들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국민 프로듀서라는 타이틀의 마법이 이 아이들을 향한 강한 책임감을 만들어준 거다.

게다가 심사대에 놓인 연습생들의 실력은 노골적으로 평가받았고,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최종 엔트리에 드는 데 성공한 아이오아이 멤버들은 실력으로 그 자리에 올랐다는 데뷔의 당위성까지 거머쥐게 됐다. 그래서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검증된 실력의 멤버들이라는 자부심을 국민 프로듀서들에게 안겨줬다.

#2. 미움 받을 자격을 갖다

그런데 이 투표 제도는 태생적으로 기성 시스템을 통해 데뷔하는 아이돌에 비해 팬 층의 내구성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극도로 갈린 개인 팬의 존재 탓인데, 모든 국민 프로듀서들이 최종 선발된 11명의 멤버를 베스트라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팬들 사이에서도 맘에 들지 않는 멤버에 대한 불만이 극심한 편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게 바로 김소혜라는 캐릭터다. 같은 아이오아이를 응원하는 팬들 사이에서도 이 멤버에 대한 호불호는 큰 편이다. ‘프로듀스101’에서 그쳤다면 김소혜의 성장기는 끝까지 응원 받았으련만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데뷔 엔트리까지 들게 되면서 반응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걸그룹이 될 실력을 보여주고 불특정 다수에게 투표를 받아 데뷔의 정당성을 얻은 아이들 사이에서 김소혜는 스포트라이트를 몰아 받았다는 점에서 불공평한 베네핏을 받았다고 여겨졌다.

아이오아이가 데뷔를 위해 리얼리티의 탈을 쓴 드라마 스토리를 입는 사이 김소혜는 본의 아니게 다큐멘터리 속 주인공처럼 프로그램의 화자가 됐다. 모두가 고생을 했지만 ‘PICK’된 누군가의 미소가 방송에 더 자주 비춰질수록 시청자가 호감을 느낄 확률이 높아지기 마련이니, 부정할 수 없는 특혜이긴 했다.

데뷔 권에 있던 누구라도 김소혜 만큼의 방송 분량이 있었다면 엔트리에 쉽게 들었을 텐데 싶은 아쉬움이 김소혜에 대한 원망의 화살로 바뀌어 날아간 것이다. 그리고 배우 소속사 출신인 것과 터무니없는 F등급의 실력이었던 점이 그 못마땅함을 지우지 못하게 했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실력 논란은 김소혜, 그리고 아이오아이에게 시끌시끌한 관심으로 돌아왔다. 화제가 필요한 이들에게 더 없이 좋은 장작이 됐다. 논란 없이 아름답고 깔끔하게 데뷔했다면 오히려 대중의 관심이 덜했을지 모를 일이었다.

#3. 너의 데뷔는 나의 기쁨이다

최종회 즈음이 되자 12등이 진정한 위너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역시 데뷔의 힘은 강력했다. 지금은 11명 엔트리에 유력했던 여러 12위권 후보생들 보다는 가까스로라도 팀에 속한 11명이 확실히 이득을 보고 있는 분위기다. 물론 훗날의 운명은 달라질 수 있다지만 말이다.

이렇게 금이야 옥이야 키운 소녀들을 어찌 응원하지 않을 수 있을까. 국민 프로듀서들은 역대급 걸그룹으로 성장하길 기원하며 아이오아이를 특급 비호 중이다. 장난스럽게 촬영 중인 아이오아이의 모습을 팬서비스 컷으로 뮤직비디오처럼 공개하자 “내가 키운 아이오아이의 첫 뮤직비디오 퀄리티가 엉망이라 슬프단 말이야”식의 분노가 터져 나왔다. 제작진이 당황할 정도의 엄청난 관심이다.

MBC ‘나는 가수다’ 당시의 가수들은 순위에 대한 부담감이나 논란보다는 그 순위를 정하면서 청중평가단화 된 대중이 누군가의 음악에 집중하고 음악성에 대해 토론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자체로 멋지고 가치 있다고 표현했다. 이건 아이오아이에게도 그럴 것이다. 논란일지언정 아이오아이를 애지중지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서로 사공이 되길 자처하는 팬들의 열렬한 관심이 태어나서 가장 갖고 싶었던 것이었을 테니까 말이다.

#4. 모종의 걸그룹(?)

어쨌든 이런 지대한 관심 속에 아이오아이는 순조롭게 잘나가고 있다. 다만 역대급 인지도로 출발하는 이 어벤져스급 걸그룹의 시작이 ‘같은 곳에서’처럼 프로그램 안에서 발표된 곡들만큼의 기대에 못 미쳤던 탓인지, 타이틀곡이 국민 프로듀서의 맘에 쏙 드는 분위기는 아닌데도 음원차트 최상위권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금 아이오아이의 존재감은 데뷔 날짜가 1년 안쪽으로 차이나는 비슷한 걸그룹들에겐 엄청난 타격이 될 정도로 위협적이다. 간절히 염원하는 지상파 음악 방송 출연은 쉽지만은 않은 분위기지만 전방위적인 활동을 예고하고 있으니 곧 아이오아이로 모든 채널이 뒤덮이는 건 시간 문제다.

유일한 위기는 그룹의 정체성에 있다. 출발부터가 소속사가 다른 연습생들이 모인 시한부 걸그룹이다보니 곧 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말은 1년의 활동이라지만 첫 앨범 활동 후에는 아이오아이로서의 활동은 아직 기약이 없다.

여러 소속사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불꽃처럼 화려하게 흥행하고 흩어질 확률이 크지만, 아이오아이라는 프로젝트 그룹이 앞으로의 가요계에 미칠 나비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식 활동을 마친 뒤 각 소속사로 흩어질 멤버들은 한 순간에 인기 걸그룹에서 다시 연습생 신분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렇지만 이들은 곧 새로운 팀을 꾸려서 나오게 될 거고, 아이오아이에서 쑥쑥 싹을 틔운 모종으로서 각 소속사로 옮겨 심어진 뒤 이번 세대를 대표할 크고 작은 걸그룹들의 핵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될 거다. 그리고 한참 뒤에는 걸그룹 000의 리더 000의 아이오아이 시절이 회자될 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아이오아이의 대박 이후에는 제2의 아이오아이 모종을 만들기 위한 씨앗이 더 적극적으로 심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어쨌든 아이오아이는 이 변화무쌍한 가요계에서 상식 수준으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아이오아이를 에이오에이와 구분하지 못하는 누군가라도 이들에게 주목해야 할 가치가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사진 = '프로듀스101' 공식 홈페이지, YMC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래픽 = 안경실

강효진기자 bestest@news-ade.com

완전히 새로운 엔터미디어 통통 튀고 톡 쏘는 뉴스! 뉴스에이드
Follow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