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반대 때문에 헤어져야겠다는 남자

상담을 하다 보면 난감한 상황이 참 많은데 K양의 상황이 딱 그렇다. 원래 말 돌려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넌 인마 이래서 안되는 거야~!"하는 스타일인 나지만... K양의 경우처럼 오래는 사귀었지만 따지고 봤을 때 그 모든 게 껍데기뿐인 연예인 경우... 어떻게 "K양아 미안하지만... 2년 동안 K양이 한 건 연애가 아니라 그 X의 외로움을 달래 줬었던 것뿐야..."라고 쉽게 말을 하겠는가? K양아 많이 쓰리겠지만 아직 K양에겐 창창한 미래가 있으니 몸에 좋은 약이다... 생각하고 한 번 내 얘길 들어보자.

신뢰의 기본은 지인을 소개해주는 것에서 시작한다.

2년을 만나온 남자친구와 저는 서로 결혼까지 생각하고 만나고 있었어요. 근데 오빠는 가족이나 친구 하다못해 직장동료들에게도 저를 소개하여주지 않았어요. 커플링도 하자고 했는데 자기는 불편해서 하고 싶지 않다고 하고... 센스 없고 여자의 맘을 몰라주는 남자이긴 하지만 그래도 둘이 있을 땐 너무 잘해주고 미래 얘기도 하고 해서 별말 안 하고 지냈었는데...

분명 K양도 이런 것에 대해 이상함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둘이 있을 때 살가운 모습을 보여주는 남자친구의 태도에"뭐 그럴 수 있지...?"라고 대충 넘긴 것 같은데...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2년이란 시간 동안에 아무에게도 소개를 해주지 않는다는 건... 누가 봐도 K양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밖에...

일단 K양에게 먼저 따끔한 질문 하나를 던지자면 어디서 남자친구를 처음 만났는지 묻고 싶다. 소개팅이라면 당연히 지인을 알게 되었을 거고... 선을 봤다면 가족은 한번 봤을 텐데... 2년을 만나며 한 번도 남자의 지인을 만나지 못했다니... 보편적인 연애를 기준으로 봤을 때 절대로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더욱이 커플링은 불편해서 하고 싶지 않다니... 갈수록 불길한 예감이 드는 건 나뿐만일까?

여자친구를 지인에게 소개해주지 못하는 이유는 딱 두 가지다. 자신의 가족과 지인이 창피하거나... 여자친구가 창피하거나... K양은 물을 것이다. "창피하면서 왜 저에게 잘해줘요?" 답은 간단하다. "마땅한 대안이 없거나 아직 연애를 진지하게 할 마음이 없는 거다." K양은 예외라고 할지 몰라도... 만약 예외라면 비겁하게 엄마 핑계를 대면서 헤어지자고는 안 했겠지...

자신의 지인을 소개해준다고 100% 좋은 남자는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지인을 소개해주지 않는 남자는 100% 나쁜 남자 or 당신이 만날 필요가 없는 남자다.

연애 따위에 진로를 결정하지 마라.

몇 달 전 남자친구가 그러더라고요... 어머니께서 저를 반대하신다고... 아니 얼굴도 안 보고 왜 반대하시냐니까 제 직업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셨데요... 남자친구는 초등학교 선생님이라 어머니께서 선생님 부부를 원하신다더라고요... 자존심이 상하긴 했지만 오빠가 공무원을 준비해보는 건 어떠냐길래 그렇게 하기로 하고 일을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결혼한다는 확신 없이 일을 그만두고 공부를 시작해버리니 불안한 마음에 남자친구를 괴롭히게 되더라고요...

분명 K양의 인생에서 연애는 아주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연애 따위 때문에 진로를 결정하는 멍청한 짓을 해서는 안된다. 연애가 무엇인가? 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무엇임과 동시에 이 세상에서 가장 변하기 쉬운 무엇이기도 하다. 그런데... 연애 때문에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다니...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인가!?

언제 변할지도 모르는 남자친구를 때문에 회사를 때려치우는 것도 문제지만 단순히 이직이 아니라 생전 준비하지도 않았던 무엇에 도전한다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쉽게 생각하면 K양이 열심히 공부를 하고 남자친구가 잘 기다려만 주면 될 것 같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가뜩이나 직업적으로 남자친구에게 뒤쳐지는 상황에서 말이 수험생이지... 완벽한 백조가 돼버리면 대체 뭐하자는 건가;;;

이뿐인가? K양은 수험생이라며 남자친구에게 "오빠와 결혼하기 위해 이렇게 고생한다"며 이런저런 투정을 늘어놓겠지만... 과연 그게 남자친구에게 씨알이나 먹힐까? 오히려 이런저런 이유로 투정 부리는 K양을 보며 "아... 아무래도 너와 난 안 맞는 것 같다..."라며 이별통보를 할 것이 뻔하다.

K양은 "남자친구와 결혼하기 위해서인데..."라고 할지 몰라도 만약 남자친구가 정말로 K양과의 결혼을 간절히 원했다면 어머니를 설득하려고 노력하거나 K양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을 것이다. 하지만 어땠나? K양의 투정을 조금 참았을 뿐... 결국에는 헤어지자고 하지 않았던가?

연애는 연애고 진로는 진로다. 상대가 당신이 선택한 진로에 대해 부족함을 느낀다면 설득을 할 것이지 상대가 하라는 대로 쉽게 당신의 진로를 바꿔선 안된다. 그래도 만약 진로를 바꾸게 되었다면 상대에게 짜증을 내거나 상대가 무엇을 해주길 바래서는 안된다. 그건 온전히 당신의 선택이고 그것에 대한 책임도 당신이 져야 하는 것이니 말이다.

남자의 입에서 부모님이 반대한다는 얘기가 나오면 끝

저는 노력한다고 노력했지만 첫 시험에서 떨어졌고 저는 두 번째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와중에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하더라고요... 어머니께 결혼 허락을 받기 위해 말을 꺼냈다가 어머니와 크게 싸웠다고... 자기처럼 복잡한 집안의 남자 만나지 말고 좋은 남자 만나라고... 저는 어이가 없어서 제가 무슨 애 딸린 유부녀도 아니고 뭐가 그렇게 걸림돌이냐고 하니까 오빠는 자긴 좋은 사람 아니라고 좋은 사람 만나라고 하더니 연락을 끊더라고요...

사실 남자 입에서 부모님이 반대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순간 그 관계는 끝났다고 보면 된다. 만약 남자가 정말로 K양을 좋아했다면 "우리 엄마가 반대해서 안 되겠다..."라고 말하기보다 "엄마가 반대하지만 우리 같이 노력해보자!"라고 했을 것이고 K양이 보낸 거라며 자기가 직접 한우 세트라도 사서 어머니께 안겨드렸을 거다.

물론 정말 사랑하지만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헤어지자고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이런 경우도 만나서는 안된다. 가뜩이나 고부간의 갈등을 조율해야 할 남자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어머니의 의견에 휘둘린다면 그건 억지로 결혼을 해봐야 고생길 아니 지옥길이 훤히 보이기 때문이다. "처음에야 사랑하니까!"하며 버티지만 고부갈등에 있어서 모든 것을 아내가 희생해주길 원하는 남편을 감당할 수 있는 여자는 흔치 않다.

그나마 후자의 상황이라면 가슴이야 덜 아프지... 2년을 만나며 가족과 지인을 소개해주지도 않고, 2년이 지나고 나서 심지어 자기의 말만 듣고 회사도 때려치운 여자가 시험에 떨어지기까지 했는데도 비겁하게 부모님의 핑계를 대며 헤어지자고 하는 남자는... 뭐... 최악 중에 최악이라고 볼 수 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난 사연에 나와있지는 않지만 K양과 남자친구의 첫 만남부터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후 남자친구가 자신의 지인을 소개하지 않고 커플링을 하지 않는 등 연애에 있어 소극적이었던 부분을 캐치하지 못한 것이 두 번째 잘못이고 마지막으로 소개도 안해준 어머니 핑계를 대며 직업을 바꾸라고 말하는 남자친구에게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고 앞으로도 이일을 할 것이라 말 못 하고 자신의 일을 버리고 생전 생각하지도 않았던 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한 게 세 번째 잘못이라 본다.

K양의 남자친구는 K양을 진심으로 좋아했을까? 나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좋아했다기보다 그 당시 외로고 일단 다른 대안이 없으니 K양과 연애를 시작했고 어쩌다 보니 2년이 흐른 것이다.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직장이 있고 나이도 아직 어리니 결혼을 서두를 필요도 없었으니 2년 동안 연애하는 게 큰 부담은 아니었으리라.

K양아, 쓰리겠지만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K양의 인생을 살아야 할 때이다. 다음 연애만큼은 이와 같은 연애를 반복하지 않길 진심으로 기원할 테니 용기를 내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자!

술에 취하면 다른 사람들이 어떤 시그널을 주고 받는지 관찰하는 괴짜. <사랑을 공부하다.>, <이게연애다>저자 입니다. 블로그 '평범남, 사랑을 공부하다.'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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