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바람난, 못 말리는 엄마와 함께 떠난 이탈리아 토스카나 여행

하마터면 남편에게 ‘집을 나갈 거야’라고 말할 뻔했다.

마음이 그랬다.

그래서 “여행을 다녀올 거야.”라고 말하는 내 표정은 뾰로통했다. 이탈리아의 여름 더위에 지쳐 있었던 까닭도 있었다. 40도에 가까운 한낮 더위는 얼음판에 철퍼덕 누워 있었으면 하는 상상만 불러일으켰다.

밤에도 더웠다. 나는 방보다 시원한 거실에서 아이와 함께 자고 남편은 방에서 잤다. 남편이 자정에 들어와 새벽 5시에 나가기 일쑤니까 어차피 나나 아이에게 남편은 잠든 시간에 들어와 나가는 유령이었다.

남편과 보내는 시간이 부족할수록 나는 아이에게 더 집착하는 엄마가 되어가는 것 같았다. 다섯 해 동안 단 하루도 떨어져 본 적 없고 조건 없이 사랑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 아이였다. 이건 잘못된 구조다. 아내가 아이보다 남편에게 더 조건없는 헌신과 사랑을 주고, 그래서 남편으로부터 사랑받은 에너지로 아이를 사랑해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사랑을 주고받는 아내들이 얼마나 될까? 남편을 조건 없이 사랑한다는 아내들이 있는가? 아내들의 마음을 충만한 사랑으로 채워주는 남편들이 있는가? 결혼하고 십 년쯤 지난 부부에게 묻고 싶다.

토스카나를 여행지로 삼은 이유는 그저 내 일상에서 벗어나 가장 가보고 싶은 곳 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한국의 어떤 엄마들은 ‘그래, 당신은 이탈리아에 사니까 토스카나를 경상도나 전라도 놀러 가듯이 할 수 있지’라고 살짝 부러움이 생길지 모르지만 그런 엄마들에게 나는 솔직히 말하고 싶은 게 있다. 당신들은 내가 제일 돌아가고 싶은 나라에서 살고 있잖아요…….

한 권의 책, 만 번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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