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곡성', 보고도 헷갈리는 4가지

최근 개봉한 '곡성'을 두고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나홍진 감독의 미끼를 덥석 문 관객들은 온라인에서 스스로 생각한 해석과 의견을 내세우며 열띤 토론을 진행 중이다. '곡성'에 현혹된 이들이 내뱉는 다양한 곡소리를 정리해봤다.

# '독버섯'이 뭐길래

한 마을에 일본인이 등장한 후부터 마을에는 이유 모를 살인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를 두고 언론 매체는 '독버섯의 환각이 벌인 참극'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다. 일본인에 관한 흉흉한 소문이 사실마냥 가득 퍼진 상황에서 '독버섯의 환각'이라는 과학적 원인은 사실로 여겨지지 않는다. 실상을 겪지 못한 창밖의 외부인들이 이면에 있는 근본적인 원인을 놓치고 마는 어리석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는 정반대로 해석될 수도 있다. 마을은 모든 게 의혹 투성이다. 소문만이 가득한 곳에서 '독버섯의 환각'은 유일한 객관적 사실이다. 바로 눈앞에 진실을 두고 비현실적인 미끼, 미신에 낚여 허우적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독버섯은 맥거핀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관객을 낚기 위한 감독의 미끼라는 의견이다.

# 무명은 선인가, 악인가

무명의 정체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부터 종구를 가지고 노는 악마라는 의견까지. 극과 극으로 나뉜다. 먼저 무명이 마을 토착신이라는 의견은 그가 계속 종구를 돕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명이 종구에게 돌을 던지는 걸 '너희 중 죄 없는 자가 돌을 던지라'는 성경 구절로 해석해 죄 없는 자, 즉 선한 신임을 암시한다는 의견도 있다. 무명이 희생자들의 소품을 지니고 있던 것은 이들의 영혼을 헤아리기 위함이었다는 이야기가 SNS 상에 떠돌기도 했다.

그러나 무명을 악마라고 생각하고 위의 것을 해석해도 맞아 떨어진다. 돌을 던지는 행위는 종구를 낚기 위한 첫 번째 장치가 될 수도 있고, 희생자들의 소품은 저주를 위해 지니고 있었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선하다고 생각하면 선이고, 악하다고 생각하면 악이다.

# 황정민 그리고 일본인

반전 키포인트를 쥔 일광에 관한 의견도 분분하다. 그가 처음부터 종구를 노리고 일본인과 내통하던 사이였는지, 어느 시점을 계기로 협력하게 된 사이였는지 말이다. 전자의 경우 그의 훈도시와 사무라이 헤어스타일, 사진 찍는 행위가 대표적인 증거다. 앞서 살인사건이 있었던 한 집에서도 굿판이 벌어졌었다는 무명의 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일광이 극 중반부부터 일본인과 한패가 된다는 해석은 효진의 방 구석에 있는 거미줄, 장독대 속 죽은 까마귀로부터 도출된다. 두 가지를 발견한 일광이 일본인의 저주술이 개입됐다는 걸 알아챘다는 것이다. 같은 종교 의식을 행하는 자의 존재를 눈치챈 일광이 일본인을 도와 종구 일가의 파멸에 도움을 줬다는 해석도 꽤 그럴싸하다.

이 부분의 답은 나홍진 감독이 공개했다. "두 사람은 원래 알던 사이다. 참고로 훈도시는 황정민 선배님의 아이디어인데 나도 마음에 들었다. 시나리오에 없던 설정인데 '관객은 귀한 손님이니까 이런 것 까지 헷갈리게 하면 안된다'라고 했었다."

# 그래서 일본인이 악마라고?

엔딩에서 일본인은 악마의 형상을 띄고 있지만, 예수처럼 스티그마타(성흔)를 지니고 있으며 성경 구절을 외우고 있다. 게다가 다음 재물로 부제를 삼으려는지 카메라로 그를 촬영한다. 이를 두고 예수를 흉내내며 예수의 제자를 조롱하는 진짜 악마인지, 부제의 상상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나홍진 감독은 이 역시 관객의 선택에 맡겼다.

"부제가 악마의 외모를 한 일본인 앞에서 '주여'라고 읊조리는 부분이 있다. 앞에 있는 자에게 '주여'라고 하는건지, 위에 있는 신에게 하는건지에 대한 건 관객의 몫이다."

결국 관객의 관점에 따라 모든 해석은 성립한다. 나홍진 감독의 트릭 속에서 우리의 생각은 다 옳다. 마치 건강원 주인 아저씨의 텅빈 냉장고처럼 '곡성'에는 하나의 확실한 정답도, 해석도 없다. 해석 자체를 관객에게 맡긴 만큼 우리는 이 혼란스러움을 즐기면 되지 않을까.

사진 = '곡성' 스틸

김은지 기자 hhh50@news-a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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