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보험금 지급 "하긴 해야하는데..."

자살한 사람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한 가장 핵심적인 쟁점은 약관의 해석이다. 2001년부터 2010년 표준약관 제정 전까지 판매된 생명보험의 재해사망특약에는 가입한지 2년 후 자살한 경우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명시돼있다.

처음 이 약관을 쓴 곳은 동아생명(현 KDB생명)이였다. 다른 생보사들이 이를 사용하면서 업계 전체로 퍼진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까지 ING생명(653억원), 삼성생명(563억원), 교보생명(223억원), 알리안츠생명(150억원) 등 9개 생보사가 총 2,000여억원의 소송을 벌이고 있다.

생보사들은 이 약관이 잘못 작성된 것이라며 무효를 주장한다. 자살이 재해가 아닌만큼 자살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생보사들은 ‘모럴해저드’가 우려된다며 자살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하면 안된다고 설명한다. 자살자에게 보험금 지급이 허용되면 보험이 오히려 자살을 유도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약관이 잘못 작성됐어도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 의무가 있다. 우리나라 상법에서는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을 적용한다. 해석에 있어 이견이 있다면 작성자에게 불이익을 줘야한다는 것이다. ‘보험자불리해석’이라고도 불린다.

금융당국은 이런 원칙에 따라 생보사들이 자살자에게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2014년에는 금융감독원이 ING생명에 일반사망보험금과 자살보험금까지 지급하라며 과징금을 부과한 적도 있다.

소송마다 다른 의견을 내놓던 사법 당국도 최근에는 이를 따라가는 모습이다. 지난 12일 대법원 3부는 자살한 A씨의 부모가 낸 보험금 청구 소송의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고등법원에서는 재해특약 약관을 잘못된 표시로 간주, 생보사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었다.

최근에는 자살을 병적인 현상으로 보는 여론이 늘어나면서 자살이 재해라는 주장에 힘이 더욱 실어지고 있다. 17일에는 나경세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이 최근 50여년 간 전 세계 자살자 중 80.8%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다만 자살자에 보험금을 지급하기 시작하면 문제점도 적지 않다.

만약 자살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이 현실화되면 생보사들은 1조원에 달하는 부담이 불가피하다. 아직 소송액은 2,000여억원 정도지만 자살보험금 지급이 현실화되면 줄소송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살자에게도 보험금을 지급하면 자살하는 사람이 늘 것이라는 우려도 업계와 금융당국의 걱정거리 중 하나다.

이에 대해 업계와 금융당국은 각각 다양한 대책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100℃ 감동 100% 공감' 독자와 썸타는 신문 한국스포츠경제
Follow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