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이 아니라 현실을 담은 전쟁 영화 <김큰별의 영화 수다 : 허트 로커>

작렬하고 쿵쾅거리며 심장터지는 액션을 기대한다면 번지수가 틀렸다.

허트 로커는 꽤나 오래된 영화다. 2008년 작으로 아바타로 인해 영화계가 뒤집히던 시기에 조용히 등장한 진중한 전쟁영화. 현재를 배경으로 한 전쟁영화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블랙 호크 다운>도 있을 것이고, 최근에는 <론 서바이버>도 있을 것이다. 그런 짜릿한 전쟁 영화들 속에서 허트 로커가 지금도 몇몇 사람들에게 엄지척을 하게 하는 이유는 전쟁영화는 짜릿하게 시작해서 끝까지 빵야 빵야 해야 한다는 통설을 제외 시키고 그 이면을 냉렬하게 파헤친데 있을 것이다.

영화의 주된 이야기는 EOD 팀의 폭탄 해체기 같다. 기존의 상관이 폭파에 의해서 사망하고 새로 맞이한 상관 제임스와 샌본, 그리고 엘드리지. 이들이 각종 작전에 투입되면서 겪게되는 정말 현실적인 전쟁이야기. 총격이 난자하고 사방에서 폭탄이 터지고 누구의 몸이 찢어지고 피가 흐르고 비명을 지르고 이런 장면은 극히 제한하고 이 세명이 겪는 전쟁의 참상을 절제된 감정으로 바라보며 나긋히 조명하고 있다.

전쟁은 벌어졌고 던져진 우리에게는 이유가 필요하다.

크게는 국가와 국가, 작게는 어느 조직과 조직이 맞붙은 이 전쟁이라는 것이 발발했다. 그리고 정부는 우리에게 전쟁에 뛰어들라고 했고 우리는 몸을 바친다. 그러나 무엇을 위해서 우리는 우리의 생명과 청춘을 바치는가? 이유가 없는 전쟁에는 영혼이 없는 병사들만 있는 것이다.

<블랙호크다운>의 마지막 장면에 이런 나레이션이 흘러 나온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전우를 위해 싸운다고. 배경인 미군들이 하고 있는 중동과의 전쟁은 그들 스스로의 이념을 지키기 위한 것도, 혹은 그들의 가족들을 지키기 위한 것도, 나라를 지키기 위한 것도 아니였다. 이제는 모호해져버린채 너무나 먼 거리를 질주해 버린 전쟁의 철마에서 그 각각의 부속들인 병사들은 더이상 전쟁의 이유를 잃은채 전우의 목숨을 등지고 싸우고 있는 것이다.

샌본이 차를 타고 돌아가며 이제껏 보여준 단호하고 강렬한 모습 대신 울먹이면서 제임스에게 이유를 찾는다. 우리가 목숨을 던져서 이곳에서 싸워야 하는 이유. 제임스 역시 대답하지 못한다. 그들이 목숨을 걸고 폭탄을 해체하는 이유를. 전우들이 죽어야만 하는 이유를.

영화는 지독히도 정직하다.

그들이 사막에서 전투하는 법

그들이 사막에서 살아가는 법

그들이 폭탄을 해체하며 동료들과 겪어야 하는 갈등

그들의 자아 분열과 공포, 불안, 두려움

그들의 심장이 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 자신의 몸이 산산조각 날지 모른다는 정신적 압박

전쟁 기계가 아니라 하나의 사람이기 때문에 느끼는 전쟁 속에서 그 일원으로서의 모습들을 영화는 그대로 보여준다.

이 영화가 미국 내에서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이쯤 되니 궁금해진다. 그들의 전쟁이고 그들 자녀들의 모습이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의 반응은 과연 어땠을까.

긴장감과 함께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좋은 영화

그렇다고 마냥 진중하지만은 않다. 아무래도 EOD의 전투수행은 일반적인 영화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지 않은가?

날이 갈 수록 많아지는 폭탄 양에 비례해서 혼란해지는 EOD팀의 팀워크는 볼만한 요소중에 하나다. 물론 그들의 혼란함은 지극히 이해가 간다.

폭탄을 해체하는 중에 벌어지는 각종 상황들에서 적절하게 버무려진 사운드와 함께 긴장감을 배로 증가 시켜준다. 제임스의 손길 하나 하나에 심장도 같이 반응하는 듯 하다. 카메라 앵글도 기가 막히게 잡았다. 여 감독답게 섬세함이 느껴지는 연출이다.

처음에 영화를 보기 전에는 도대체 포스터의 저게 뭔지 난해 했었던 기억이 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저게 얼마나 위험한 것들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군대 다녀온 남자들이라면 MOPP방호복을 기억해 보기 바란다. 제임스가 입고 있는 옷은 그보다 더 답답하고 무거울 것이다. 심지어 사막인데 말이다. 그걸 기억한다면 저걸 입고 폭탄까지 해체하는 그가 대단해 보일 것이다.

마지막에 영화는 전쟁의 희열만이 남아버린 제임스가 사랑하는 가족과 아들을 두고 다시 전쟁 속으로 복귀하는 모습으로 엔딩을 맺는다. 그가 샌본의 WHY 라는 물음에 대답하지 못한 것도, 870여개의 폭탄을 해체하면서 겪은 그에게 남은 극단적인 아드레날린과 희열의 기억들이 더이상 인간으로서 제임스로 돌아오지 못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자의에 의한 변화가 아니라 타의에 의한, 환경에 의한 변화가 아닐까. 그 모든 것을 만든 이 전쟁이 원흉이 아닐까.

판단은 여러분에게 맡기고 싶다.

당신에게 올바른 감동을

김큰별의 은하 수다

blog.naver.com/kimds1991

*김반장에서 김큰별로 네임을 바꿨습니다.

기존 운영되던 김큰별 및 김반장 계정은 폐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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