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영란법은 3만원… 의사 리베이트는 300만원 ⇨ 의사 100배 봐주기?

Fact

▲사상 최대 금액인 56억원 상당의 리베이트 사건이 적발됐다. ▲지방의 한 개원의사는 3억6000만원 규모의 리베이트를 받아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의료계에 미치는 파장 등을 고려해” 300만원 이상을 받은 사람만 형사 입건해 왔다. ▲그런데 이는 ‘3만원 이상’ 접대를 받으면 처벌하도록 규정한 ‘김영란법’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기준이 낮다. ▲우리나라는 리베이트 근절책으로 ‘쌍벌제’와 ‘투아웃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사람에게 가액의 10배~50배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한 공직선거법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 ▲리베이트는 제약사 영업사원과 의사들과의 ‘갑을 관계’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영업사원의 병·의원 출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만약 병·의원 밖에서 ‘업무 목적’으로 영업사원과 의사가 만난 사실이 드러나면,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세무공무원 감찰 규정이 그렇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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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의사들의 고질적인 불법 리베이트가 끊이지 않고 있다. 리베이트는 제약사가 자사 의약품을 환자들에게 처방하도록 요구하고, 대신 의사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불법 리베이트가 발생사는 이유는 전문의약품의 처방권을 의사들이 독점적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매매가의 40%가 리베이트… 국민건강 담보로 ‘뒷거래’

국내 제약사는 통상 의약품 매매가의 40%에 달하는 금액을 리베이트로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법 리베이트로 약값이 오르게 되면, 보험료도 따라서 인상된다. 이는 다시 환자부담으로 돌아온다.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그런데 리베이트의 부작용은 약값 상승에만 그치지 않는다. 의사와 병원들은 환자에게 맞는 약을 처방하기 보다, 리베이트가 높은 의약품을 처방할 가능성이 커진다. 국민건강을 담보로 잡고, 자기들끼리의 ‘뒷거래’가 성립되는 이유다.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부장검사 변철형)가 12일 발표한 리베이트 사건은 충격적이다. 전국 병의원 의사 등에게 56억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제약회사 파마킹 대표이사 김모(70)씨가 구속 기소됐다. 3억6000만원 규모의 리베이트를 받은 지방의 개원의도 함께 구속 기소됐다. 56억원이라는 리베이트 액수는 지금까지 검찰에 적발된 최대 규모다. 3억원이 넘는 지방 개업의사의 수뢰액도도 개인 수수액으로는 가장 많다.

수법 교묘해지고 액수 더 커져

우리나라는 리베이트 근절책으로 ‘쌍벌제’와 ‘투아웃제’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수법은 더 교묘해지고 있고, 주고받는 금품 액수는 점점 커지고 있다. 쌍벌제는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업체와 받은 의사, 양측 모두를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투아웃제는 제약사가 1회 적발될 경우 최대 1년간 보험적용에서 배제하고, 2회 적발될 경우엔 해당 의약품을 보험급여 대상에서 퇴출시키는 제도다.

‘3만원 이상 처벌’ 김영란법보다 너무 약해

이런 근절책에도 불구하고 불법 리베이트는 왜 없어지지 않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법적 규제가 약하기 때문이다. 리베이트 합동수사반은 그동안 의료계에 미치는 파장 등을 고려해 300만원 이상을 받은 사람만 형사 입건해 왔다. 그런데 이는 ‘3만원 이상’ 접대를 받으면 처벌하도록 규정한 ‘김영란법’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기준이 낮다.

현행 의료법은 300만원 이상을 받은 사람에게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 사람이 취득한 경제적 이득을 몰수하고 1년 이내의 자격정지 처분을 함께 내리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받은 돈 이상을 토해 내게 하는, 강력한 법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공직선거법 제261조(과태료의 부과·징수) 제9항과 같은 처벌 규정이 있어야, 리베이트를 규제할 수 있다. 이 조항은 선거와 관련해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사람에겐 가액의 10배 이상~50배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최대 50배’ 공직선거법 같은 강력한 법을 만들자

지난 4·13 총선을 앞둔 3월 28일, 충남 선거관리위원회는 예비후보자의 측근으로부터 2만3690원의 음식물을 제공받은 선거구민 24명에게, 그 액수의 30배인 71만원(1인당) 씩을 과태료로 부과하게 했다.

이 같은 법조항이 리베이트 범죄에도 적용돼야 한다. 파마킹 사건에 연루돼 3억6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는 그 10배인 36억원~최대 50배인 180억원을 토해내게 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 건강’을 담보로 하는 추악한 뒷거래를 줄일 수 있다.

리베이트는 제약사 영업사원과 의사들과의 ‘갑을 관계’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을이 갑을 찾아가는 일을 막으면, 리베이트 관행을 줄일 수 있다. 영업사원의 병·의원 출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만약 병·의원 밖에서 ‘업무 목적’으로 영업사원과 의사가 만난 사실이 드러나게 되면,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세무공무원 감찰 규정이 그렇게 돼 있다.

세무공무원 감찰 규정을 참고로

환자에게 약을 선택할 권리가 없다는 사실은 리베이트를 부추긴다. 물론 약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환자가 특정 약을 선택하는 데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감기약 같은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라면 환자들에게 약을 선택할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

리베이트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제약사와 의료계는 ‘앵무새’처럼 자정 선언을 되풀이해 왔다. 하지만 항상 말 뿐이었다. 투아웃제로는 부족하다. 한번 걸리면 제약영업을 못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의사의 경우에는, 김영란법이나 공직선거법에 준하는 같은 강력한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사회엔 리베이트와 상관없이 환자들로부터 존경받는 의사들도 많이 있다. 일부 의사들이 관행이라며 저지르는 리베이트가, 이들 의사들의 명예를 더 이상 훼손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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