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계 문제에도 돌 던진 이세돌 9단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펼치며 바둑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바둑기사 이세돌 9단(33)이 돌연 한국프로기사회 탈퇴를 선언했다.

바둑계에 따르면 이 9단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열린 KB국민은행 바둑리그 개막식에서 양 건 한국프로기사회장에 탈퇴서를 전달했다. 이세돌 9단의 형인 이상훈 9단도 함께했다.

이 9단이 프로기사회 탈퇴를 결정한 이유는 먼저 고소득 기사에게 불리한 기사회의 상금 공제 방식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회 회원들은 상금 중 3~15%를 기사회에 적립해야 하는데, 상금을 많이 받아 많은 돈을 낸 기사도 퇴직 후 위로금으로 최고 4,000만원밖에 못 받는다는 것이다. 상금이 많은 기사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구조다.

이 9단은 기사회의 지나친 권력도 또 다른 문제로 지적했다. 1967년 정식 발족해 한국기원의 모태가 된 기사회는 사실상 국내 프로바둑의 발전과 보급을 이끌어온 단체이긴 하다. 하지만 친목단체임에도 한국기원 운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비회원에게 한국기원 주최 일정 참가를 막는 등 힘이 너무 강하다는 비판이 있다.

이 9단은 기사회 탈퇴와 관련 없이 앞으로도 프로기사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사회의 힘이 상당한 만큼 이 9단의 행보에는 상당한 제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9단 측은 “이미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받았으며 만약 문제가 발생하면 법적 조치를 할 생각도 있다”고 전했다.

이 9단이 탈퇴 선언을 하자 기사회는 일단 이 9단의 탈퇴를 수리하지 않고 먼저 대화를 하겠다고 나섰다. 19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4시간에 걸친 대의원회의를 가진 기사회는 이 9단의 탈퇴 사유가 명확하지 않다며 이 9단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결정했다.

양 건 기사회장은 회의가 끝난 후 “이미 공제 기준에 대한 논의 중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이 9단의 지적 사항에 대해 대의원 대회나 총회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양 회장은 “약속을 잡지는 않았지만 20일 맥심배 시상식이 끝나고 이 9단과 대화를 나눠볼 예정”이라며 “이 9단이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알파고 이후 바둑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고 기사회 내부에서도 수습을 바라는 여론이 많다”며 “탈퇴를 최대한 막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 회장은 적립금에 대해서 “적립금은 기사회 자치규약과 정관에 반영돼 있고 조훈현, 이창호 국수 등도 잘 지켜왔던 것이다”며 “기사회 적립금은 퇴직위로금 등 기사들의 복지와 바둑 보급에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9단이 바둑계와 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9단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던 2000년대 초반 프로 기사를 혹사하는 한국기원의 승단 시스템에 반발해 대회와 시상식 등에 불참했었다. 프로 기사들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경기를 치르는데 좋은 성적을 거두는 선수에게도 굳이 승단 심사를 보게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기원은 2003년 세계대회 우승을 승단에 반영하도록 제도를 바꿨다.

2009년 7월 휴직계를 냈다가 2010년 1월에 복귀했던 것은 이 9단이 한국기원의 요구를 수용한 경우다. 당시 기보 저작권 위임을 거부하는 등 한국기원과 마찰을 빚던 이 9단은 결국 한국기원에 ‘휴직계’를 제출했다. 표면적으로는 당시 한국기원의 징계 준비에 반발해서다. 하지만 이 9단은 6개월 만에 한국기원이 요구한 내규 준수, 기보저작권의 기사회 위임 등에 자필 서명 후 복귀했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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