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전자책 가격담합 소송 패소

연방법원이 애플에 대해 출판사들과 전자책(e-book) 가격을 담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음악, 서적, 영화에 이르는 다양한 전자 미디어 업체들이 앞으로 관련 계약 체결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폭넓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콘스탄틴 캐논 법무법인의 반독점 소송 변호사인 안쿠르 카풀은 “IT 기업이 애플과 같이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할 때 콘텐츠 공급업체 들과의 거래에 있어 극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않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소송 결과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미국 법무부가 애플을 제소했기 때문에 애플의 전자책 관련 일거수 일투족이 집중적인 조사를 받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수요일에 프랑스 반독점 법원은 모바일 기기 애플리케이션 판매와 관련하여 애플과 여타 IT 기업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수요일에 판결을 내리면서 데니스 코트 연방법원 판사는 전자책 매출과 관련한 애플의 담합 의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애플이 2010년 시장 출시에 앞서 5 곳의 미국 주요 출판사들과 담합을 통해 전자책 가격을 올렸다고 꼬집었다. 애플은 가격 조작을 하지 않았다면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애플 대변인은 “애플은 전자책 가격을 높이기 위한 담합을 하지 않았으며 우리는 우리의 무고를 증명하기 위해 계속 법정에서 싸울 것이다”라고 발언했다. “2010년에 아이북스토어(iBookstore)를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주고 필요한 혁신과 경쟁을 시장에 도입하면서 우리는 출판업계에서 아마존이 향유하고 있는 독점적 행태를 깼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판결은 미 법무부가 애플의 여타 사업 분야를 더 정밀하게 조사할 수 있는 물꼬를 터줬다고 법률 전문가들이 언급했다. 법무부는 향후에 애플의 유사한 행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도입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 행위에는 최혜국(most favored nation) 조항도 포함되어 있으며 이에 따르면 출판사들이 애플의 전자책 상점에서 책을 팔려면 다른 전자책 판매점에서보다 무조건 가장 싼 가격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방거래위원회의 전임 정책국장인 데이빗 발토는 “반독점법에 따라 불법 행위를 근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여타 행위도 근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공격적인 협상 스타일을 보여준다는 평판을 가진 애플은 손해볼 정도는 아니지만 타업체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없거나 경쟁 업체와 동시간대에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는 한 신규 시장에 진출하지 않는 전략을 자사의 장점으로 여기고 있다. 아이튠 스토어(iTunes store)에서 거둬들이는 분기별 수익이 2010년 4월 전자책 출시 이후로 두배 이상 껑충 뛰었다. 그러나 이는 애플의 전체 수익의 고작 10%에도 미치지는 못하는 수치이며 대부분의 수익은 전자 매체를 보기 위해 사용되는 아이폰, 아이패드와 여타 제품 판매에서 나오고 있다. 이 소송에서 애플은 2010년 4월에 출판사들과 담합하여 베스트셀러와 신간의 판매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는 아마존닷컴에서 이 서적들이 9.99달러에 판매되는 “아마존 문제”에 대한 출판사들의 대응 방식 이었다고 법무부는 주장했다. 그 결과 베스트셀러 전자책 가격이 12.99달러 에서 14.99달러 사이로 올라갔다고 법무부는 덧붙였다. 그 이후 출판사들은 법무부와 배상금에 합의했으며 주 법무장관들이 제기한 별도의 소송에서도 배상금에 합의했다. 코트 판사는 애플이 각각의 출판사와 개별적으로 공격적인 협상을 했다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공모의 핵심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판결했다. 160 페이지에 달하는 판결문은 통해 코트 판사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어떤 출판사도 홀로 아마존에 맞서 가격 결정권을 행사하려는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애플은 출판사들이 담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전자책 부문에서의 경쟁을 제거했다”. 또한 “애플이 그 담합의 불법적 목적을 인지하고 그 목적이 성공할 수 있도록 담합에 가담했다는 무수한 정황이 있다” 고 지적했다. 2010년에 전자책 시장에 진출하면서 애플은 소위 에이전시 사업모델을 채택했다. 이 모델에 따라 판매자들 보다는 출판사들에게 직접 전자책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권한을 주되 책이 한권 팔릴 때마다 판매 이익의 30%를 챙기고 출판사들이 아마존이나 여타 경쟁사가 더 낮은 가격에 서적을 판매하면 그만큼 가격을 낮추도록 했다. 당시에 아마존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면서 모든 전자책 판매의 80%에서 9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주요 출판사들은 아마존이 시장점유율을 독식하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면서 판매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를 했고 아마존에게 자사들의 베스트셀러 서적들을 팔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애플이 미국의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판결이 났으므로 33개 주의 법무장관들이 제기한 소송 관련 배상액에 대한 별도의 심리가 열릴 것이다. 이 법무장관들은 더 비싼 돈을 주고 전자책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대신해서 배상금을 받고자 한다. 코트 판사는 또한 법무부의 판매 금지 요청에 대한 청문회를 명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금지 요청에는 향후 2년 동안 전자책 판매와 관련된 어떠한 에이젼시 계약도 체결하지 않으며 애플의 온라인 스토어에서 이리더 (e-reader)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하는 경쟁업체에 보복을 가하거나 차별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되 있다. 법무부의 반독점 부서를 이끌고 있는 빌 바에르 법무부 차관은 “기업들이 반독점 법을 준수함으로써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면 법 준수를 등한시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법원의 이번 결정은 애플의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를 만회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5월에 코트 판사는 법무부가 주장을 증명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하면서도 모든 증거가 제시될 때까지는 최종 결정을 유보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3주 동안 열렸던 본 소송에 대한 심리는 맨하탄에 소재한 연방 법원에서 6월 20일에 종료됐다. 작년에 애플은 전자책 가격 반독점 소송과 관련하여 EU 집행위원회 (European Commission)와 별도로 합의에 이르렀다. 수요일 판결을 통해 코트 판사는 2011년 작고한 애플의 전임 CEO 이자 공동창립자인 스티브 잡스의 발언을 놓고 애플은 질책하기도 했다. 그녀는 “애플이 공모에 가담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애플의 창립자이며 CEO이고 선지자였던 스티브 잡스의 입에서 흘러나왔다”고 밝혔다. 판사는 또한 “애플은 잡스의 발언으로 인한 불리함을 피하기 위해 발언을 재해석 하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면서 “그런 노력은 무용지물이 됐다”고 덧붙였다. 증거로 채택된 이메일에서 잡스는 애플과의 계약 이후 맥밀란과 아마존이 가격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는 보고서가 2010년 1월에 나온 후 흡족한 듯 보였다. 잡스는 2010년 1월 30일자 이메일에서 “와, 우리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라고 썼다. 그 다음날 그는 그룹 이메일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출판계에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판사는 애플이 가격 담합 공모에 가담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았다고 밝혔다. 법률의 관점에서 보면 그 말은 법무부가 가격 담합이 전자책 시장에 반독점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증명할 필요가 없게 됐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판사는 애플과 출판사들의 계약이 “경쟁을 촉진한 것이 아니라 말살” 시켰기 때문에 법무부의 그에 관한 주장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가격 담합의 직접적인 증거가 있었는지 여부는 항소심에서 다루어질 것이다. 보스턴대 법대 교수인 키스 힐튼은 애플이 항소심에서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칠 것이지만 판사의 상당히 구체적인 견해로 인해 항소 법원이 애플에 유리한 판결을 내려줄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힐튼 교수는 이번 소송 결과가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상대로 법무부가 제기했던 소송과 유사할 것이라고 더붙였다. 그는 당시 콜롬비아주 상소법원이 확고한 사실에 기반을 둔 판사의 견해를 대부분 수용했으며 판사의 추론을 대다수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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