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인반수 배아 만든 연구팀, 이번엔 사람 췌장 만든다” ⇨ 미국 공영방송 ‘프랑켄슈타인’ 우려

Fact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축산과학(Animal Science) 연구팀이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가 혼합된 ‘반인반수(半人半獸)’ 배아를 만들어내, 이를 돼지의 자궁에 착상시키는 실험에 성공한 것은 지난 1월이었다. ▲“이 연구팀이 현재 착상된 배아를 이용해 돼지 자궁에서 인간의 췌장을 만들어내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미국 공영 방송국 NPR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구팀은 “환자에게 이식이 가능한 췌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러나 ‘사람의 뇌를 가진 돼지’가 태어나거나, 돼지의 몸에서 인간이 태어날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View

미국 공영 방송국 NPR이 16일(현지시각) 보도

연구에 참여한 생식생물학자(reproductive biologist) 파블로 로스(Pablo Ross) 박사는 “당뇨병 환자 등 췌장 이식이 필요한 말기 환자들을 위해서 ‘생체 의학(biomedical)’ 기술을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팀은 지난 1월, 돼지의 자궁에 인간 줄기 세포를 착상시키는 실험에 성공해 커다란 관심을 끌었다.

일본 도쿄대학 연구진은 2010년 쥐를 대상으로, 유전적으로 성질이 다른 마우스(실험용 쥐)의 췌장을 만드는 데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돼지처럼 큰 포유동물을 대상으로 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장기 이식 필요한 환자를 위한 시도”

돼지의 자궁에 인간 줄기세포를 착상시키기 위해 연구팀은 인간과 돼지, 두 종(種)의 유전자가 뒤섞인 ‘키메라 배아(chimera Embryos)’를 만들었다. ‘키메라’는 서로 다른 종끼리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종을 만들어 내는 유전학적 기술로, 두 종 이상의 유전자로 만들어진 하나의 개체를 의미한다.

키메라 배아를 만드는 첫 단계는 가축의 배아에서 췌장, 간, 심장 등 특정 장기로 성장하는 부분을 제거하는 것. 연구팀은 레이저 장치로 돼지의 배아 세포 외벽에 구멍을 낸 후, 인공적으로 합성된 분자를 배아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세포막 안에 또 다른 구멍을 내 인간의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IPS cell)를 주입해 키메라 배아를 만들었다.

‘IPS 세포’란 생성 초기 단계로 되돌아간 세포를 말한다. 이 세포는 인간 배아 줄기세포처럼 모든 종류의 조직이나 배아 체세포, 생식 세포로 변화할 수 있다.

‘인간의 뇌를 가진 돼지’ 태어날 수도 있어

연구팀은 인간의 유전자가 담긴 IPS 세포를 가축에 주입했다. 그러나 IPS 세포를 활용한 기술이 만능은 아니다. ‘키메라 배아’를 통해 반드시 인간의 췌장을 얻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유전자를 갖고 있는 IPS 세포라 해도, 이것이 돼지의 어느 기관으로 가게 될 지는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 “당뇨 환자들을 위해 인공췌장을 만들겠다”는 의도와 다르게, IPS 세포가 돼지의 뇌나 다른 조직으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세포가 돼지의 뇌로 가게 될 경우엔 ‘인간의 두뇌를 가진 돼지’가 태어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NPR은 보도

“인간성 손상 우려” ↔ “신에 도전하는 행위 아니다”

이에 대해 뉴욕대 의과대학 세포생물학 및 해부학 교수인 스튜어트 뉴먼(Stuart Newman)은 “인간성이 손상될 수 있다(damaging to our sense of humanity)”면서 우려를 표했다. 그는 “IPS 세포가 돼지의 뇌로 가게 될 경우엔, 부분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의식체계를 가진 돼지가 태어날 수 있다”면서 “종(種)의 경계가 무너진 ‘반인반수(半人半獸)’가 탄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생명윤리학자 제이슨 로버트(Jason Robert) 교수 역시 이 연구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다른 동물에게 사람의 DNA를 주입해, 인간 능력의 일부를 주는 것은 신의 역할을 인간이 대신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각 종(種)이 가진 고유한 DNA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연구팀의 파블로 로스 박사는 “신에게 도전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단지 사람의 삶을 더 낫게 만들려는 시도”라며 “만일 IPS 세포가 엉뚱한 곳으로 가고 있다면, 즉시 중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키메라 배아로 탄생한 생명체들 사이의 짝짓기는 철저하게 막을 것”이라 말했다.

국립보건원 연구비 중단… 학계 일부 반발

이같은 연구팀의 해명에도 이 연구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은 지난해 9월 “인간의 IPS 세포를 가축의 낭배형성(내배엽·중배엽·외배엽이 형성되는 단계) 이전 단계의 배아에 주입하는 연구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겠다”며 연구비 지급을 중단했다.

그러자 학계 일부에서는 “국립보건원의 연구비 지급 중단은 생명공학과 의학계의 중요한 연구를 막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소크 생물학 연구소의 이즈피수아 벨몬트(Izpisua Belmonte) 교수는 “장기 이식을 받지 못해 죽는 환자가 30초에 1명씩 늘어나고 있다”면서 “키메라 배아를 활용한 연구가 커다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와이슈 ・ 의료
기자들과 후원자들이 만든 비영리 언론입니다. 최대한 객관적이며 가치 중립적인 보도를 지향하기 위해 이름을 ‘팩트올’로 정했습니다. 팩트체크와 탐사보도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Follow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