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스포츠 3기 오도현] 테베즈와 아구에로, 이과인부터 신성 디발라, 이카르디 그리고 말이 필요 없는 메시까지. 최근 유럽 축구 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하거나 팀 득점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선수들이다. 이들은 모두 아르헨티나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리그를 막론하고 맹활약하면서 믿고 쓰는 아르헨티나산 공격수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최근 아르헨티나 출신 공격수들이 연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에 못지않게 팀을 훌륭하게 지휘하는 아르헨티나 출신 감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치광이, 마르셀로 비엘사
미치광이로 소개된 비엘사는 사이코, 전술가 등 수식해주는 단어가 많은 감독이다. 확고하고 독보적인 자신만의 축구 철학을 고집하기에 선수들과 마찰을 빚을 때도 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로 보답을 하며 걱정을 잠재워준다. 토탈 사커의 신봉자이기도 한 그는 압박이나 점유율 중심의 전술을 주로 사용하며 전술 이해력이 낮은 선수들은 과감히 선발에서 배제한다. 훈련 시간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무한 반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5살의 젊은 나이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 비엘사는 자신이 프로 데뷔를 했던 뉴웰스 올드 보이스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본격적인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감독으로서 뚜렷한 성과를 낸 건 2004년 코파아메리카 준우승과 올림픽 축구 금메달이었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올림픽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는데 테베즈의 맹활약과 함께 조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이후 칠레 국가대표팀과 아틀레틱 빌바오에서 준수한 내용으로 커리어를 이어 갔고, 최근에는 마르세유 감독직에서 사퇴 후 에버턴과 연결되고 있다.
상남자, 디에고 시메오네
프리메라리가는 유독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우승컵을 양분하는 인식이 강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02년과 2004년 발렌시아가 우승을 차지한 이후 1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그 어떤 팀도 저 둘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틈을 비집고 들어온 팀이 시메오네가 이끄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다. 2011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지휘봉을 잡은 시메오네는 자신만의 색을 팀에 입히기 시작했다. 천천히 하지만 앞을 향해 나아갔고, 5위와 3위에 이어 우승까지 이루어냈다. 이번 시즌에도 막바지까지 치열하게 우승 경쟁을 이어가며 라리가의 2강 체제를 무너뜨리고 확실한 3강 체제로 굳혀갔다.
시메오네를 상남자로 부르는 이유는 경기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경기 시간 동안 선수를 향해, 감독을 향해 격렬하게 손짓하고 소리친다. 무관에 그칠 수 있는 이번 시즌, 더비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를 앞두고도 축구에 복수란 없다고 외치면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만의 경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모두가 복수에 초점을 맞췄지만 기회라고 말하는 시메오네다. 판정에 대해서도 인정할 부분은 시원하게 인정하고 넘어가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외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내적인 모습에서도 남자다움이 물씬 풍겨진다. 팀을 세계 최고의 방패로 만드는 수비 전략과 선수를 보는 탁월한 안목까지 갖춘 그가 진정한 축구계의 상남자가 아닐까.
전술가, 마우로 포체티노
특히 우리에게는 더욱 익숙한 팀의 감독일 것이다. 2015-16시즌을 앞두고 대한민국의 슈퍼스타인 손흥민을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팀 셔우드의 뒤를 이어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은 포체티노 감독은 과감한 선수 영입과 방출을 통해 팀을 재정비했다. 적응에 실패한 선수들은 과감하게 내쳤고, 잉글랜드 출신의 재능 있는 유망주들을 적극 활용하며 젊은 팀으로 도약했다. 그 결과 이번 시즌 우승 경쟁이 가능한 전력을 갖추었고, 케인과 알리, 다이어 등의 스타를 배출해냈다.
포체티노는 스승인 비엘사 감독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았다고 할 수 있다. 탄탄한 수비는 기본이고, 수비 지역에서부터의 빌드업을 통해 점유율을 유지하는 한편 강도 높은 압박을 통해 상대팀을 꾸준히 괴롭히는 플레이를 펼치기 때문이다. 또한 선수기용에 있어서도 뛰어난 안목을 보여주었는데 수비수였던 다이어를 미드필더에 배치하면서 전술의 유연성을 한 단계 높였다. 이미 가능성을 넘어 충분한 성과를 보여준 포체티노 감독이지만 1972년생으로 상당히 젊은 축에 속해 앞으로의 커리어가 더욱 기대된다.
이 밖에도 칠레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2015년 코파아메리카 우승을 차지한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 2014년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알레한드로 사베야와 바르셀로나를 거쳐 현재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헤라르도 마르티노 감독 등이 명장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공격수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아르헨티나, 이제는 감독까지 범위를 넓혀 자리매김에 성공했다.
사진 = 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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