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는 ‘야한 영화’가 아니에요

박찬욱 감독이 3년 만에 내놓은 ‘아가씨’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근데 어째 관심이 노출 수위에만 쏠리는 모양새다.


‘아가씨’는 일주일 전만 해도 프랑스 칸에서 세계적인 감독들의 영화와 경쟁했을 만큼 영상미와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 등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다. 그래서 ‘여배우 노출’ ‘동성 베드신’만 집중되는 분위기가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주연 배우 김민희도 최근 인터뷰를 통해 ‘얼마나 야한가요?’라는 질문이 많은 것 같다며 살짝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야한 영화가 아니다. 굉장한 반전과 긴장감이 있는 탄탄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신인 오디션 단계부터 ‘노출수위 협의 불가’라는 조건을 내걸었고, 한국 영화에서 생소한 동성애를 다뤄서 노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있다. 충분히 이해는 된다. 그러나 ‘아가씨’는 하나의 사건을 여러 명의 시점으로 보여주면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스릴러에 가깝다. 작품의 포인트는 노출이 아닌 여기에 있다.

‘아가씨’는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은 상속녀 아가씨(김민희 분)와 그런 아가씨를 속이기 위해 손을 잡은 하녀(김태리 분)와 백작(하정우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총 상영시간 144분은 1, 2, 3부로 나뉘고, 시점의 주인공도 바뀐다.


1부 시점은 하녀로 시작해 2부에선 아가씨로 변했다가 다시 하녀, 아가씨, 백작 등으로 옮겨간다. 이 같은 시점 쇼트는 비슷한 장면이 반복적으로 나와도 볼 때마다 각각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관객과 사건을 좀 더 밀접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하녀가 아가씨와 백작을 훔쳐보고, 아가씨는 하녀를 훔쳐보는 등 시점 쇼트를 통해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 변화가 전달된다. 그러면서 아가씨와 하녀 사이에 미묘한 감정이 생겨난다. 아가씨는 겉모습만 화려할 뿐 친구 하나 없는 ‘속 빈 강정’ 같은 인생이다. 하녀는 그런 아가씨에게 연민과 사랑을 느끼는데, 이는 여자가 아닌 한 인간에게 느끼는 사랑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델마와 루이스’(1991)와 비교되고 있고, 다중 시점 방식을 취하고 있어 ‘라쇼몽’(1950)이 언급되고 있다.


이어 영화의 배경이 1930년대 일제강점기로 설정됐는데 이유가 있다. 초반 일본인 아가씨와 조선인 하녀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신분 격차가 존재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억압된 환경에서 벗어나 대저택에서 도망치며 신분의 경계는 점점 희미해진다. 결국 끝에는 두 사람 사이의 신분 격차는 사라지고, 사랑과 교감만 남는다.

앞서 ‘아가씨’는 제69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수상은 실패했지만, 류성희 미술 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벌칸상을 받았다. 공식 초청작 중 미술, 음향, 촬영 등이 제일 뛰어난 작품의 아티스트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실제 영화를 보면 동성 베드신은 아름답게 표현됐고, 칸도 인정한 미장센과 영상미를 즐기는 재미가 있다. 또한, 고상해 보이지만 추악하고 천박함이 담긴 낭독회 장면 등이 인상 깊다. 김민희, 김태리를 비롯해 잠깐 등장한 문소리까지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최근 몇 년 간 한국 영화는 어디서 본 것 같은 비슷한 설정과 스토리로 ‘마치 공산품처럼 느껴진다’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연이어 개봉되는 ‘곡성’과 ‘아가씨’는 ‘뭔가 좀 다른 한국 영화’를 원했던 관객들을 흥분시키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사진 = ‘아가씨’ 스틸


하수정기자 ykhsj00@news-ade.com

완전히 새로운 엔터미디어 통통 튀고 톡 쏘는 뉴스! 뉴스에이드
Follow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