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에 대한 실질적인 기대치는?

노경은에 대한 설명 잠깐 하고 본격적인 이야기를 풀어보자. 성남고 시절부터 강속구로 전국에 이름을 날린 노경은은 2003년 두산의 1차지명으로 프로에 입문했지만 2004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이후 군복무로 재활을 마치기까지 4년간의 시간을 허비했다. 재활이 끝난 후 2007년에서야 본격적으로 1군에 얼굴을 비추기 시작은 했지만 당초의 기대와는 다르게 들쑥날쑥한 제구력으로 구위의 강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2011년에 들어서야 개인 최다인 62.2이닝을 던지면서 팀의 주축 불펜요원으로 인정을 받으며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직전 시즌인 2010년 9.1이닝을 던졌던 것에 비교하면 무려 53.1이닝을 더 던진 것이 화가 되었는지 2011년 시즌에 다시금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면서 선수생활의 위기에 봉착하는 듯 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수술대신 재활을 선택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서 2012년에는 2011년보다 두배가 넘는 146이닝(+83.1이닝)을 던지면서 선발과 불펜을 오고가면서 커리어 하이를 찍는 동안에도 (개인최다승 12승, 개인 최저 평균자책점 2.53) 건강을 계속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2년 42경기(18선발) 146이닝 12승 6패 7홀드 2.53(FIP 3.38)

자신감이 붙은 노경은은 2013년에 붙박이 선발로 기용되면서 30경기에 모두 선발등판을 하면서 풀타임 경험치까지 습득했다. 평균자책점이 상승하긴 했지만(2.53->3.84) 이닝은 전년대비 또다시 증가하면서 180.1이닝(+34.1이닝)을 던졌다. (10승 10패 FIP 4.15) 이쯤되니 2003년 두산의 1차 지명은 대성공 시나리오가 되는 듯 했다.

그러나 2014년 시즌의 노경은은 이전 2년과는 전혀 다른 선수가 되었다. 총 29경기에 나와서 선발로는 19경기에 등판했는데 89.2이닝을 던지는 동안 3승 13패 9.13을 불펜으로도 10경기 20이닝을 던지면서 2패 9.45로 처참한 성적을 냈다. 이 때의 부진은 건강상의 문제라기 보다는 김진욱감독, 정명원 투수코치의 해임에 충격을 받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2014년 29경기 109.2이닝 3승 15패 9.03-FIP 6.08)

피폐해졌던 멘탈을 다잡고 2015년 시즌을 맞이했지만 스프링캠프에서 턱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으면서 시즌 출발이 꼬이고 말았다. 그래도 47경기에 나와서 58.1이닝 1승 4패 4세이브 4.47의 평균자책점으로 불펜에서 큰 힘을 보탰다. 그리고 2016년 시즌은 야구팬들이라면 다 아는 일이 벌어졌고 결국 롯데로 트레이드 되기에 이르렀다. (2016년 3경기 9.2이닝 2패 11.17-FIP 4.88)

어떤 이유에서든 이제 노경은은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되었으니 지난 두산에서의 일은 잊고 롯데의 승리를 위해서 혹은 본인을 위해서라도 잘 던져주길 기대하게 되는데 그의 최근 3~4년간의 성적을 찬찬히 분석해보고 그에 대한 실질적인 기대치를 예상해보자.

1. 레퍼토리

기본적으로 노경은은 파워피쳐다. 32살의 나이임에도 여전히 맘먹고 던지면 150km는 쉽게 던질 수 있으며 슬라이더, 포크볼을 곁들이는 레퍼토리를 가지고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인데 구위의 강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여타의 파이어볼러에서 찾아볼 수 있는 흔한 단점인 제구력에서의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이후 BB/9

4.25->3.74->5.66->5.71

2012년 이후 K/9

8.20->7.64->6.07->6.33

2. 잠실효과?

노경은은 한국에서 가장 큰 전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크기를 가진 잠실을 홈으로 사용한 투수로 이른바 잠실 효과를 누린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경은이 잠실이 아닌 곳을 홈으로 쓰면 성적이 나빠질 것이다라는 말인데 이는 어느정도 사실이긴 해도 노경은이 특히 그럴 것이라는 것은 억측이다. (잠실과 비잠실에서의 성적의 편차가 그 증거인데 가장 잘던졌던 2012년과 2013년에도 잠실과 비잠실 간의 평균자책점 차이는 1을 넘어섰고 피홈런도 비잠실에서 더 많이 맞았다.) 그런데 하필이면 노경은이 홈으로 써야 할 사직이 리그에서 대표적인 홈런 구장이라는 것은 함정이다.

3. 선발 OR 불펜

2012년 이후 노경은의 성적을 선발과 불펜으로 나눠서 보면 답은 너무나 명확하다. 선발로 나왔을 경우 391이닝을 던지면서 4.56의 평균자책점을, 불펜으로 나올 때는 103.1이닝에 7.5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선발이 체질에 맞는 선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롯데가 현재 선발난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고 선수 스스로가 선발을 원하고 선발에서의 성적도 좋기에 선발 기용이 예상되는데 이를 위해선 반드시 노경은은 피안타율의 개선이 필요하다.

본격적인 타고투저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2014년부터 시작된 노경은의 피안타율 고공행진의 원흉은 표에서 보듯이 좌타자들이다. 그가 던지는 레퍼토리에 좌타자를 이겨낼 구종이 없다는 것(커터 혹은 체인지업)이 문제인데 우타자를 상대로한 피안타율은 2014년을 제외하고는 정상으로 돌아온 상황이니 좌타자 상대만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한다.

4. 성적 예상치는?

몸상태만 정상이라면 당장이라도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며 린드블럼, 레일리에 이은 3선발 역할이 그의 몫이 될 것이다. 롯데의 타선이 두산만큼은 아니더라도 리그 정상급의 득점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골든글러버 강민호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것은 그에게 긍정적인 조건이 될 수 있다. 반면 타자 친화적인 사직구장, 두산과는 천지차이인 롯데 야수들의 수비력 등은 그가 이겨내야 할 변수로 남은 시즌을 선발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선발로 80이닝에서 100이닝 정도의 이닝소화, 4점 중후반의 평균자책점을 기대해본다.

*눈에 보이지 않는 멘탈이라는 부분을 계산에 넣지 않았다. 팀과 환경이 바뀌면서 멘탈이 잡히는 경우도 있지만 더 무너지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멘탈을 성적예상의 상수로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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