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잔센스칸스 스토리 - 불어라 바람아 돌아라 바람개비야 (048)

육지가 바다보다 낮은 나라. 네덜란드(Netherlands). 개방적인 모습과 자유로움이 가득찬 도시들과는 달리 작은 시골마을에서는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끼게 됩니다. 넓게 펼쳐진 풀밭. 풀 위로 스쳐가는 바람. 그리고 그 바람을 따라 도는 풍차가 아름다운 네덜란드의 작은 마을. 잔센스칸스(Zaanse Schans)로 떠나봅니다.

2008. 08. 24 (일) 여행 14일째

잔센스칸스는 암스테르담에서 약 13km 떨어져있는 작은 마을로 네덜란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풍차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알크마르(Alk-maar)행이나 위트기스트(Uitgeest)행 열차를 타고 4번째 역인 코흐 쟌디크(Koog Zaandijk)에서 하차하면 되는데 매우 작은 마을이니 둘러보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하슈와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하고 헤어진 탓에 씁쓸한 마음으로 잔센스칸스로 향하는 기차에 탑승한 난 바깥 경치를 바라보며 감상에 젖어 있었다. 그런데 어디서 들려오는 한국말... '가만 근데 내 얘기도 하고 있잖아?' 둘도 날 봤는지 나를 힐끔 쳐다보았다. 이어폰을 꽃고 있었지만 음악은 틀어놓지 않은 터. 얼핏 들어보니 내가 어느 나라 사람일까를 서로 얘기하고 있었다. 남자분은 날 한국 사람으로. 여자분은 일본 사람으로... 둘이 서로 자기가 맞다는 것이었다. 14일 동안 수염도 자르지 않았고 더블린에서 생활활 때 부터 길러왔던 머리는 한 번 다듬지 않고 산발을 하고 다녔으니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정말 여행을 하면서 한국인이 먼저 나에게 말을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다. 일본인조차도 일본 말로 말을 걸어왔었으니... 여행을 하는 동안은 정말 내가 일본인 같았나보다. 아무튼 둘이 얘기를 하고 있는걸 보자니 난 재미있을 수 밖에 없었고 그냥 내가 먼저 가서 말을 하는게 나을 거 같아 그들앞으로 다가가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어머! 한국 분이세요?" 나를 일본인이라 주장했던 여자분은 깜짝 놀랐다는 듯이 날 쳐다보았고 남자분은 자신의 말이 맞았다는 것에 반색하며 기뻐하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잔센스칸스에 도착하기까지 우리는 얘기를 나누게 되었고, 같이 잔센스칸스를 둘러보기로 하였다. '피익' 하는 소리와 함께 기차는 잔센스칸스에 도착하였고, 날씨는 매우 흐렸지만 풍차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은 설레고 있었다.

잔센스칸스에 도착해 풍차를 보기 위해서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하는데 가격은 무료이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아름다운 집들이 우릴 반긴다.

보랏빛 지붕이 흐린 날씨와 잘 어울린다. 날씨가 좀 더 맑았다면 좋았겠지만 덕분에 바람이 더욱 세차게 불어오는 듯 했다.

'이런 곳에서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 집 한 켠에 꾸며놓은 아기자기한 마당이 눈에 들어왔다. 아빠와 딸이 나란히 앉아 소꿉놀이를 하는 행복한 모습을 상상하며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 다리를 건너면 동화의 세계로...

풀잎이 바람을 타고 춤을 추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코 끝을 간질이는 향기도 달콤하다. 여행자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물가에 옹기종기 자리한 예쁜 전통가옥들이 마치 성냥갑으로 만든 장난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화는 책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있었다.

드디어 내가 기대하던 풍차를 만났다. 겉으로 보면 놀이동산에 있는 풍차나 별반 다를것이 없는데, 그래도 이런 자연속에 있으니 뭔가 느낌이 다르다. 피라미드가 사막에 있어야 어울리는 것과 비슷한 느낌. 저건 모형이 아니라 진짜 풍차다. 원래는 700기 이상의 풍차가 있었다 하는데. 지금은 염료, 식용유, 겨자가루, 제분용 풍차 이렇게 4기만이 관광용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700기 이상이었다면 정말 장관이었을텐데...' 아쉬운 맘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날씨도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분 탓에 풍차가 돌아가는 광경을 선명히 볼 수 있었다. 정말 동화 속으로 들어간 기분. 어릴 적 갖고 놀던 바람개비가 쑥 커져서 눈 앞에서 돌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풍차는 바람을 타고~~~

한가로이 풀을 뜯는 한 무리의 염소들을 만났다. 날씨가 맑지 않아도 그림같은 풍경은 변하지 않는다.

가까이 다가가도 풀 뜯기에 열중인 녀석들. 조금 긴 풀을 집어들고 입에 넣어주려 했더니 무심하게 눈길을 한 번주고 이내 무시한다.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였다. 좁은 길이지만 서로 인사를 나누며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유로웠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아저씨들이 우리를 보며 손을 흔들었다. 이런 곳에서 자전거를 타면 절로 건강해질 것만 같았다.

네덜란드의 상징인 오렌지색 지붕과 풍차가 어우러진 모습. 흔히 네덜란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한 프레임에 담겼다. 잔센스칸스(Zaanse schans)에 가면 풍차 이외에도 전통 치즈를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공장인 Kaasmarkerij Catharina Hoeve와 나막신 공장 Klompenmakerij을 둘러볼 수 있다. 네덜란드에서 오랜 시간동안 머무른다면 둘러볼 도시들이 많긴 하지만 모든 여행자에게 넉넉한 시간이 주어지지는 않을 터. 네덜란드에서 암스테르담만을 방문하는 일정이라면 근교의 잔센스칸스는 꼭 방문해야 할 곳이다. 그리 오랜 시간을 둘러보지 않아도 지도 하나 갖고 있지 않아도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이 곳. 지금도 바람이 불 때면 힘차게 돌아가는 풍차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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