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대자연의 아름다움, 양떼목장에서의 시간

나란 존재를 자연스레 겸손해지게 만드는 자연의 웅장함


원본 주소: http://blog.naver.com/noshiyeon/220602498880



Prologue...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있다. 대자연 앞에서면 나도 모르게 겸손해지고, 자연의 웅장함 앞에 저절로 고개를 숙인다.

1. 때론 강하게 밀어부쳐야 할 때도 있는 법.


강릉에서 가장 들리고 싶었던 곳은 양떼목장이였다. 남들에게 말은 못했지만 나의 마음 속 한켠에는 드넓은 초원에 집 하나 짓고 양이나 소들과 뛰어 놀며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자리잡았다. 그래서 일까 강릉에 도착해서는 다른 목적지들보다 양떼목장을 가장 먼저 선택했고, 가는데까지 많은 시간이나 비용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나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정동진에서의 멋진 일출을 뒤로 하고 도착한 강릉의 날씨는 그리 좋진 않았다.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은 분위기랄까?.. 그래도 예정대로 계획했었던대로 강릉 터미널에서 횡계 터미널로 이동한 뒤, 다시 택시를 타고 양떼목장에 도착했다. 양떼목장은 아직 문을 열기 전이였다. 손님 하나 없었고, 고요함이 나를 반겨줄 뿐이였다. 입장 시간이 지나고 첫 손님이 되는 영광을 누렸다. 강릉의 흐린 날씨는 결국 비를 보게 만들었다.


양떼목장에서 행복한 시간을 마치고 출구로 걸어나가고 있던 찰나 콧대 위로 물방울이 떨어졌다. 관광객들은 하나둘씩 우비나 우산을 들고 입장하고 있었고 어딘가 모르게 언짢은 표정들이였다. 강하게 밀어부친 나의 의지때문에인지는 몰라도 난 비를 맞으며 관람을 하지 않아도 되었었고, 행복한 기분을 만끽한 채 다음 장소로 이동할 수 있었다.


사람은 무언가 꽂히면 결국엔 사게 된다. 언제 사게 되느냐의 차이일뿐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강릉에서 양떼목장에 꽂혔기 때문에 무대포로 밀어부쳤다. 만약에 일정이나 시간, 거리 등을 고려해서 양떼목장을 조금 늦은 시간에 들렸다면 비오는 초원을 걷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양떼목장을 기어코 보아야 겠다는 나의 의지에 하늘이 감동하신 것인지, 아니면 그냥 우스개 소리로 넘어갈 것인지는 각자 자신들의 판단이겠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나의 의지가 통했다고 믿고 싶다.

2. 지금 이 순간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사과를 몇번이나 보았는가, 빨간색? 둥그렇다? 이러한 대답은 5살 어린아이도 대답할 수 있다. 사물을 본다는 것은 오래오래 바라보면서 이리저리 만져도 보고 뒤집어도 보고 한입 베어 물거나 냄새를 맡기도 하는 등.. 그렇게 보는 것이 정말 사물을 본다는 것이 아닐까?


양떼목장 역시 겉으로 보는 것과는 다르게 곳곳에 숨겨진 즐거움이 가득했다. 잠깐 생각해보자, 주변은 온통 초록빛인데 이 넓은 초원에는 나혼자 덩그러니 놓여있다. 어느 누가 세상의 시선이나 편견을 신경쓰겠는가? 나역시 꼬마아이처럼 주변 시선이나 신경을 무시한채 혼자서 너무나 즐거워 뛰어놀며 대자연을 만끽한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색깔은 모두 다르다. 그 중 초록색은 사람은 안정시키고 차분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한다. 초록색은 어떠한가? 우리가 보는 나뭇잎이나 잔디의 색깔은 초록색이다. 왜 초록색인지 한번이라도 생각해보았는가? 이유는 많은 색 중, 초록색을 반사하기 때문에 우리 눈에 초록색으로 비춰지는 것이라고 한다. 한번 생각해보자. 나뭇잎이 검정색과 같은 어두운 계통의 색깔이였다면 자연을 찾는 이가 얼마나 되겠는가? 물론 가을이 되어 형형색색의 색깔로 변하고 결국엔 어두운 계통으로 시들어 가지만 처음부터 그런다면 자연이 주는 위대함이나 웅장함은 적지 않을까 싶다.


싱그럽고 건강한 초록색의 기운을 받아서 인지 양떼목장에서의 시간은 1분 1초가 즐거웠다. 이러한 행복에 익숙해져가고 있을 때쯤일까? 머릿속을 스치는 한 생각. '아, 다음엔 같이 오고 싶다.' 사람들은 누구나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좋은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그 사람이다. 그 사람이야 말로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며 지겨나가야 할 존재라고 생각한다.

3. 기대란 실망의 또다른 이름.


어린왕자는 이렇게 말한다. '네가 오후 네시에 온다면 나는 세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기대를 나타내고 있는 글귀가 아닌가 생각한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약속 시간이나 맛있는 저녁을 먹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 사람들은 누구나 기대를 하고 그 기대는 기대를 충족 혹은 실망으로 다가온다.


나는 평소에도 기대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였다. 여행을 준비하는 즐거움에 여행을 떠나듯 여행에 앞서 큰 기대를 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나의 기대는 충족되지 않았고 기대 이상인 적은 손에 꼽을만 하다. 이렇듯 사람은 누구나 기대를 하게 되고 기대는 실망이라는 또다른 이름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불현듯 이에 대한 해법을 찾게 되었다. 영화를 볼 때도 어느정도의 줄거리나 예고편을 보고 영화를 선택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중 정말 할 것이 없어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가 시간에 맞는 영화를 관람하였다. 그런데 전혀 기대를 하지 않고 정보도 없던 영화에서 기대 이상의 감동과 재미를 느끼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한 순간 깨닫게 되었다. '아, 이거다!' 기대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적정 수준의 기대를 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너무 높은 기대나 관심은 때로 부담을 느끼게 하며 이는 좋지 않은 결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서론이 이렇게 긴 이유는 바로 양을 보고 실망한 나의 모습을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동화 속 양은 순백의 이미지에 귀여운 눈웃음과 앙증맞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양을 처음 본 나에게 동화 속 양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털은 덥수룩하고 몇일 굶었듯이 건초를 먹는 양을 보고 있노라니 아, 동화 속 양은 어디에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또한 너무 큰 기대를 한 나의 실수일지도 모르겠다. 양떼목장 안에는 많은 양들이 존재했고 모든 양을 손질해준다는 것은 사실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양떼목장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생각해 어느정도 손질된 양의 모습을 원하지 않을까?

4. 반가워, 나의 맨 얼굴.


당신은 여행을 왜 하는가? 여행을 하는 목적은 사람마다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나의 맨 얼굴을 보기 위해서라고, 여행은 낯선 장소, 낯선 사건 등을 경험하게 되면서 보지 못했던 나의 모습과 태도, 생각 등을 마주하는 시간이다. 이를 깨닫는데 너무나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흔히들 말한다. 어릴 때 여행을 많이 다녀오라는 둥, 여행은 좋은거야 라는 둥.. 다들 추상적으로 이야기만 할 뿐 왜 여행을 해야하는지, 왜 여행이 좋은 것인지를 명확하게 가르쳐주는 이는 없었다. 그래서일까 이를 깨닫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고 내가 몸소 체험해서 인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내일로를 통해 그동안 보지 못했던 나의 모습 중 하나는 바로 사진을 찍을 때이다. 혼자서 떠난 여행은 처음이기에 사진찍을 때 걱정을 많이 했다. 평소에도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고 거금을 들여 좋은 카메라를 구입하기 까지 했었는데 혼자서 떠난다면 과연 누가 나를 찍어주리? 그래서 셀카봉도 준비했고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철판깔고 사진 한장을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신기할 따름이였다.



항상 누군가를 찍어주거나 풍경 사진만을 찍던 내가 나의 모습을 남기기 위해 하는 행동들이나 말을 보면서 또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여행을 한다면 적어도 다음과 같은 말에 어색해 하지 말자. "저기요, 사진 한장만 찍어주실래요?"


신바람 에세이 블로그: http://blog.naver.com/noshi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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