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en Camino #23. I love my life

06/06/2014 Day 10 (St domingo - Belorado)

밥을 먹은 후 토마스는 라면스프 파스타에 맛있다고 극찬을 해줬다. 독일에서는 구급요원이자 간호사인 토마스는 약 1개월 휴가를 내고 독일 서부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걷고 있다고 했다. 마침 생장에서 토니와 존 부부를 만났고 마음이 맞아 지금까지 같이 다니게 되었다고 했다.

와인을 마셔 살짝 알딸딸한 상태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비올레타와 론, 그리고 에밀리가 알베르게로 직접 찾아왔다.

"준영! 밥 만들어먹자며!!~~~" 라고 보채는 친구들.

"아! 그럼 저녁에 한번 만들어먹으면 되지! 비올레타가 이번 당번인거지?"

"그...그래"(머뭇거리며)

마침 저녁이 되기 전 미사가 집행된다고 했다. 나는 미사는 가지 않고 일기를 마저 마무리하기로 한다. 기봉이와 나는 전날에 음식을 만들었기 때문에 이번 요리는 열외. 이번엔 비올레타와 에밀리가 함께 파스타를 하기로 한다.

(미사가 진행되는 성당)

이렇게 돌아가면서 밥을 하면 사람이 많을수록 저렴해지고 풍족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지금까지도 많은 음식들을 먹었는데.. 와인 한 병 값까지 합쳐서 인당 2유로밖에 내지 않았으니 참 경제적이다.

미사를 마치자마자 음식 준비를 하는데 오며가며 살짝 인사를 나눴던 미국인 사만다까지 함께 식사를 준비한다. 사실 기봉과 나 프란체스카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른 알베르게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라 사실 요리하는데 눈치가 보였다. 그래서 숙박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호스피탈로에게 잠시만 부엌을 쓰겠다고 허락을 받았다.

그래도 다들 괜찮다고 배려를 해줘서 정말 즐겁게 식사할 수 있었다.

와인을 하도 많이 마시다보니 마지막 한 병이 남아 이번엔 동네 뒷동산에 올라가서 마시기로 했다. 이탈리아 아저씨들이 적극 추천해줬던 곳이라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마침 와인병을 대롱대롱 들고 밖을 나가려고 하니 호스피탈로 3명이 웃으면서 "여러분들 저녁 10시 전까지 들어오지 않으면 밖에서 자야해요~"라고 귀여운 충고를 해준다.

"설마요!" 와인을 들고 나가는 폼이 한 두번 마신 것 같지 않나보다.

언덕에 올라가는건 어렵지 않다. 슬리퍼로도 간단하게 오를 수 있는 정도.

생각보다 많은 순례객들이 방문해서 멋진 풍광을 눈에 담는다.

눈 앞에 펼쳐지는 평지가 정말 좋다.

"음 비올레타, 우리가 저 멀리서 걸어왔다는거지?" 라고 말하니 비올레타가 말하길

"아 이제 나도 마르타에 이어 돌아갈때가 되었나봐.. 아쉽다" 란다.

이제 곧 부르고스가 나오니, 이제 비올레타도 본업으로 돌아가야 한다.

언덕에서 보는 석양은 정말 멋있었다. 게다가 넷이서 나눠먹는 레드와인도 정말 꿀맛이었다.

와인토크는 꽤나 의미가 깊었다. 먼저 운을 뗀건 비올레타였다.

"내가 멕시코에서 파리로 간다고 했을 때 다들 무모하다고 했었는데, 나는 솔직히 지금이 정말 행복해 내가 원하는 패션일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지 못했는데 이제는 많은 연예인들의 옷을 디자인 해주고 있지. 까미노를 걷는 이유는 일상을 회피하려는게 아니라 나에게 주는 보상 같은거였어. 지금까지 난 쉬지 않고 불완전함을 맞서왔으니까"

기봉과 나. 늘 까미노를 걸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물어본다. 여긴 왜 이렇게 한국 사람들이 많을까요?

"음.. 경쟁사회다보니 그 바쁨에서 가끔 자신을 찾고 싶은 사람이 오거나.. 제주도 올레길의 시초라서 유명해졌거나 정말 신앙을 목적으로 오는 사람이 있어요" 라고 늘 말하긴 한다. 기봉이는 친구와 여러모로 맞지않아 예정에도 없던 까미노에 왔고, 나는 나름 치열했던 20대를 마무리짓는 보상차원에서 오게 된 것이다.

프란체스카도 한국에서 3년을 살았고, 독일에 잠시 간호사로 있다가 서울에서 만난 한 미국인이 까미노를 가자고 약속을 해서 오게 된 것이라고 했다.

우리 어쨌든 뭔가 풀리지 않는 매듭을 풀거나, 삶을 다시 생각해보거나 삶의 보상차원으로 오게 된 것이구나.

석양을 바라보며 내가 주문했다.

"오늘 너희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고 싶어. 우리에게 하는 응원으로 I Love my life ! 라고 한 번 외쳐보는게 어때? 마침 사람도 없구 말이야. 자, 하나 둘 셋!"

"I Love my life!"

특히 비올레타는 더 크게 외쳤다.

언젠간 다시 이곳에 와서 I love my life 를 외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알베르게에 돌아오니 3명의 호스피탈로가 모여 와인을 한 잔씩 하고 있었다. 뭔가 정겨운 모습이다. 나는 조용히 알베르게의 방명록을 작성했다. 그러다가 앞쪽으로 넘겨보니 한국 사람들이 남긴 메세지들이 있었다.

"오늘은 발이 아파서 이틀을 쉬고 있어요. 끝까지 걸을 수 있을까요"

"여기까지 오느라 참 지쳤는데 이 알베르게를 만나서 까미노를 계속 걸을 수 있었어요" 라는 여러가지 메시지가 써있었다.

나도 이 알베르게가 정말 진하게 생각날 것 같다.

이 길을 걸었던 사람들의 글에 짠함을 느끼고, 와인과 함께 석양을 보면서 에너지를 얻고 다시 걷는다.

우리 모두 Buen Camino!

빙글 관광청장입니다. 청정 클린 여행커뮤니티는 계속됩니다~ 스타트업을 돕는 엑셀러레이터사 매니저고요, 취미로 http://monotraveler.com 을 운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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