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의원 피살] 콕스 쇼크로 브렉시트 잠정 중단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를 반대하다 지난 16일 피살된 야당 노동당 소속 영국 하원의원 조 콕스에 대한 추모행렬이 계속되고 있습니다.지역구이자 사건현장인 버스톨에선 추모행사가 열리고, 버킹엄 궁전에 조 콕스를 애도하는 조기가 내걸렸습니다.콕스 의원이 런던에서 머물때 묵었던 배는 주인을 잃은 채 꽃으로 뒤덮였는데요. 동료 의원들과 시민들은 의회 광장에 모여 묵념과 헌화를 했습니다.정치권은 일제히 범행을 비난했고, 소셜미디어에는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영국은 물론 전 세계가 콕스 의원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습니다.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너무나도 비극적이고 충격적인 뉴스”라고 애도했고,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소중한 동료를 잃었다”고 말했습니다.버킹엄궁도 애도 성명을 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는 “콕스가 그래왔듯이 편협함을 거부하고 서로를 끌어안는 방법으로 그를 추모하자”고 했습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추모의 뜻을 전했습니다.

콕스에 대한 추모로 오는 23일 브렉시트 투표를 앞두고 극심하게 의견이 나뉘었던 찬반 운동은 즉각 중지됐습니다.EU 잔류를 호소하기 위해 지중해의 영국령 섬 몰타를 방문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캠페인 중지”를 발표했습니다.‘탈퇴에 투표를’ 측도 “콕스의 가족들과 함께한다”고 애도하면서 캠페인을 중단했습니다. 정치권, 언론 등도 브렉시트 논의를 멈췄습니다.BBC는 이날 밤 국민투표를 다룰 예정이었던 프로그램을 취소했습니다. 여론조사기관 BMG는 조사결과 발표를 연기했고, 국제통화기금(IMF)도 브렉시트 영향에 대한 보고서 발표를 미뤘습니다.가디언은 이날 1면 전면에 “콕스는 더 나은 세상을 믿었고 매일 그것을 위해 싸웠다”며 지난해 6월 그의 하원 첫 연설을 소개했는데요.콕스는 “아일랜드 기독교도, 인도 구자라트주의 무슬림들, 카슈미르 지방의 파키스탄 출신 이민자들이 우리 공동체의 가치를 높게 만들었다”며 “우리는 단합돼 있고 우리를 나누는 요소보다 공통점들이 더 많다”고 했습니다.조 콕스(41)의원은 16일 오후 1시쯤 지역구인 웨스트요크셔의 버스톨에서 주민 간담회에 참석 후, 돌아오는 길에 토머스 메이어(52)가 쏜 총에 맞고 칼에 찔려 사망했습니다.목격자들에 따르면 용의자 메이어는 콕스 의원에 다가가 갑자기 가방에서 총을 꺼내더니 두 차례 총을 쏘았고 쓰러진 콕스 의원의 얼굴 부위에 한 차례 더 총을 발사하고 칼로 여러 차례 찔렀습니다.용의자는 콕스를 공격한 뒤 "영국이 우선이다"라고 외쳤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영국에서 현역 의원이 피살된 것은 26년 만입니다. BBC는 “콕스의 죽음은 비극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보도했습니다.영국 정계의 '떠오르는 스타'였던 초선의원 콕스가 열렬한 EU잔류파였다는 점에서, 이번 범행은 정치적인 동기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영국 우선'(Britain first)은 도발적인 반무슬림 시위를 주도하는 극우단체의 명칭입니다. 이 단체는 사건 발생 후 자신들은 이번 공격과 아무 연관도 없다며 이러한 공격을 결코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영국 경찰은 콕스 의원이 사전에 계획된, 표적 범행의 희생양이었다며 용의자와 극우단체의 연계 여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경찰은 극우단체와의 연계를 알아내기 위해 메이어의 집을 수색했습니다.용의자는 콕스의 지역구 사무실과 멀지 않은 곳에서 수십년간 혼자 살고 있었는데요. 이웃들은 그가 20여년전 할머니가 사망하기 전까지 함께 이 집에서 살았고,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또, 메이어가 조용하고 친절한 성품이었다고 했지만, 그가 인종주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몇몇 언론들은 정신질환 병력이 있다고도 보도했습니다. 인디펜던트, 텔레그래프 등은 메이어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흑백분리주의)를 지지하는 극우 단체 '흰색 코뿔소 클럽(White Rhino Club)이 펴내는 온라인 잡지 'S.A. 패트리어트'를 10여년전부터 구독해왔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미국 신나치주의자 단체 ‘민족동맹’(NA)의 열혈 지지자이고, 1999년 총기제작법이 포함된 NA의 설명서를 구입했다는 미 인권단체의 주장도 나왔습니다.경찰은 그가 극우사이트를 방문한 기록도 찾아냈습니다.브렉시트 지지자들은 무슬림 이주자·난민들이 몰려들면서 테러 위협이 커진다고 주장했으나, 정작 폭력범죄를 저지른 것은 내부의 극우파 혹은 인종차별주의자였던 셈입니다. 다양성을 지지하고 이민자를 끌어안은 콕스는 노동당의 떠오르는 스타였습니다. 공장 노동자의 딸로 태어나 명문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정치사회학을 전공한 그는 가족 중 유일한 대졸자였다고 합니다.콕스는 10여년간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에서 일했고, 노동당 전국여성네트워크 의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5월 총선에서 당선된 이후에는 ‘시리아를 위한 초당적 의원모임’을 이끌었습니다.두 아이의 엄마인 콕스는 EU 잔류 운동에 적극 참여했습니다. 그는 “남편 브렌던과 두 아이가 ‘템스강의 전투’에 참여했다”며 16일 트위터에 가족들이 보트를 타고 있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는데요.이날 템스강에서 EU 탈퇴파와 잔류파들이 탄 배들이 충돌한 사건은 온라인에서 ‘템스강의 전투’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이 글은 콕스의 마지막 메시지가 됐습니다.남편 브렌던 콕스는 아동 구호 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일했고 노동당 소속 고든 브라운 전 총리의 자문위원을 지내기도 했습니다.브렌던은 “아내는 자신을 숨지게 한 증오에 맞서 하나가 되어 싸우는 것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증오는 신념이나 인종, 종교와는 상관없는 독(毒)일 뿐”이라는 성명을 냈습니다.한편 브렉시트 반대 운동을 했던 콕스 의원의 죽음이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도박업체들은 일제히 영국의 EU잔류 확률을 상향조정했고, 금융시장에서 파운드화와 유로화 가치가 상승했는데요.콕스의원 피살사건으로 동정여론이 확산되고 지지세가 결집되면서 브렉시트 반대에 힘이 실릴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파장을 가늠하긴 힘듭니다. #브렉시트 #조콕스 #영국하원의원 #콕스쇼크 #유럽연합탈퇴 #버스톨 #브렉시트중단 #인종차별주의 #극우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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