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세움을 돌아보고 향한 곳은 로마의 일곱 언덕 중 하나로 로물루스와 레무스 형제가 로마를 세웠다고 알려져 있는 팔라티노 언덕. 포로 로마노에서 티투스 개선문 방향으로 가면 팔라티노 언덕으로 올라가는 입구가 나온다. 언덕이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낮았던 카피톨리노 언덕에 비해 꽤 높아서 언덕다운 모습이었고, 카피톨리노와 팔라티노 사이에 위치한 낮은 지대가 바로 포로 로마노다. 원래 포로 로마노와 팔라티노 언덕은 하나의 입장권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어서 전날 로마패스를 포로 로마노에서 사용하고 팔라티노 언덕은 보지 않고 나와버려서 들어가려면 입장권을 다시 사야 했는데 역시나, 입구에서 패스를 찍었더니 삐빅 하고 안된다는 소리가 울렸는데 두번 연속으로 대서 그런 것 같다고 검표원에게 둘러댔더니 그냥 들여보내 주었다. 안에 들어와서 둘러본 느낌은, 포로 로마노와 마찬가지로 고대 건축물들의 폐허만 남은 곳인데, 포로 로마노와는 달리 나무와 풀들이 많이 자라 있어 유적지라기보다는 공원같은 느낌. 저녁의 지는 해를 배경으로 키 큰 나무들과 유적들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은 꽤 많은 생각이 들게 해 주었다. 카피톨리노 언덕과 포로 로마노가 로마의 정치, 사회의 중심지였다면 팔라티노 언덕은 로마의 황제들을 비롯한 귀족들의 대저택이 위치했던 곳. 아우구스투스의 궁전과 도미티아누스의 플라비 궁전이 특히 유명한데, 지금은 거의 터만 남아 있는 플라비 궁전은 언뜻 보기에도 규모가 굉장했고, 한쪽으로는 과거 전차 경기장인 치르코 마시모와 면해 있다. 치르코 마시모(키르쿠스 막시무스) 는 대경기장이라는 뜻으로, 벤허로 유명한 로마의 전차 경기가 열리던 경기장이다. 지금은 건물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고 터만 남아 있는데,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전차 경기라는 특성 상 길다란 모양으로 생겼는데 콜로세움이 세 개 정도는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규모. 지금은 풀이 자라는 공터 같아 보이지만 과거에 그 곳에 경기장이 있었을 때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잠기게 하는 곳이었다. 사진 1. 팔라티노 언덕 입구. 2. 3. 4. 내부의 모습. 유적들과 나무가 어우러진, 한산한 공원같은 느낌이다. 5. 팔라티노 언덕에서 바라본 콜로세움. 콜로세움이 내려다 보일 정도의 높이. 6. 7. 8. 도미티아누스 황제의 플라비 궁전과 치르코 마시모. 아래쪽에 다른 곳보다 아래로 쑥 꺼져 있는 곳이 대경기장 터. 9. 중세 시대 이후 포도 농원으로 사용되었는데 그 시기의 흔적들. 10. 포로 로마노 방향. 포로 로마노와 마찬가지로 해질녘에 온 것은 잘한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