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en Camino #27. 따듯한 동네 Burgos

08 / 06 / 2014 (Day 12) Burgos

미국인 신부와 함께 공식 알베르게로 향하며 "작은 곳에서 머물고 싶었는데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나도 너 이해해, 하지만 여기 알베르게 시설이 정말 좋으니 만족할거야" 란다.

아니 나는 시설이 좋고 나쁨을 떠나 규모를 이야기 한 것인데 전혀 듣지 않는 것인가란 생각을 했다. 그러던 그 신부는 사실 우리를 데려다 주기위함이 아니라 잠깐 공식 알베르게에 용무가 있어 온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잔뜩 기분이 나빠져 있었지만 그래도 공식 알베르게 안에는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늘 프리허그를 실천하시는 유쾌한 이탈리안 아저씨들이 있었다. 늘 만나면 다리는 괜찮냐, 밥은 먹었냐 물어보는 아저씨들. 여행을 다녀보면 이탈리아 사람들의 정이라는 건 은근히 한국인의 정과 많이 닮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함께 방 배정을 받는데 듣던대로 시설은 정말 좋다.

짐을 풀고 밖을 나서는데 기봉이가 간만에 맥주를 좀 마셔보자고 제안한다. 슬슬 시에스타 시간이지만 나름 큰 동네라 음식점들이 계속 장사를 하고 있다.

"햄요. 여기 오는 도중에 안그래도 아까 기네스 파는 곳을 발견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간만에 기네스를 마시고 싶어지는 나는 "오케이~ 콜!" 을 외쳤다.

기봉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걸을 때 가끔 기네스를 마시고 싶단 얘기를 했었다. 그런데 기네스 파는 곳이 없어 큰 도시에 가면 무조건 마시자! 라고 암묵적인 약속을 했었는데, 마침 그 기회가 온 것이다. 내가 가장 맛있게 마셨던 기네스는 역시 아일랜드의 기네스 공장에서 갓 뽑아낸 기네스.

스페인에서 먹는 기네스의 맛은 어떨까 잔뜩 기대가 된다.

배가 살짝 고파져 핫도그와 깔라마리(스페인식 오징어튀김)을 시켜서 먹는다. 기네스는 진짜 역대급으로 맛있었다.

"우와! 장난 아닌데?"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왠만하면 맥주맛에 감탄하지 않는데 이곳의 맥주는 정말이지 장난없었다. 관리를 잘 한 것인지 거의 아일랜드에서 먹던 기네스 맛이 났다.

다만 아쉬웠던건 이 삐쩍마른 오징어 튀김이지만.. (그립다 한국에서 먹던 두툼한 오징어 튀김 말이지)

그래도 기네스가 맛있으니 봐주겠다.

큰 도시에 오니 와이파이도 빵빵하다. 간만에 부모님과 영상통화도 하고 그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도 안부인사를 남긴다.

시에스타가 막 시작되어 조용한 거리. 간단하게 부르고스를 한번 돌아본다.

날씨도 정말 좋다. 빨래하고 널어놓으면 정말 뽀송뽀송하게 금방 마를것 같다.

부르고스의 광장 모습.

시에스타가 끝나면 엄청나게 붐비는 곳이다.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보수했던 날을 표시한 것일까?

정말 평화로운 느낌이 좋다.

유유자적 동네를 전세낸 것 처럼 돌아다니다 스페인에서 두 번째로 크다는 부르고스 성당으로 간다. 성당 입장료는 순례자라면 3.5유로에 입장할 수 있단다.

성당에 들르기 전 작은 구멍가게에서 내일 먹을 초코바와 먹거리를 좀 사는데 반가운 얼굴이 있다. 벨기에에서 온 달리아다. 3일차에 보고 그 동안 볼 수 없었는데 너무 반가웠다. 영국인 앨리스는 어디로 갔냐고 물으니 이미 부르고스를 지났다고.

마침 달리아는 성당에 들어갈 생각이었다며 기봉과 나 그리고 달리아 이렇게 함께 성당으로 들어선다.

11세기부터 계속 증축되고 있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는 부르고스 성당은 멀리서도 그 위용이 느껴진다. 압도된다고 해야할까. 그 안에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멋진 것들이 숨쉬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

빙글 관광청장입니다. 청정 클린 여행커뮤니티는 계속됩니다~ 스타트업을 돕는 엑셀러레이터사 매니저고요, 취미로 http://monotraveler.com 을 운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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